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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그라미 Jul 22. 2024

실내화를 챙겨갔다.

나는 프로다.

채용지원을 했던 학교에서 면접을 보러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오전에 운동을 다녀오고 평소처럼 점심을 먹었다.


면접에서는 첫인상이 중요하다. 나는 사람의 외모도 무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비싼 것으로 치장하지 않더라도 자리에 맞는 격식을 갖추고 깔끔한 이미지를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당당한 태도와 말투. 무채색의 바지 저장을 고르고 초록색 백으로 포인트를 주었다.


면접대기실에 들어가서는 여유 있는 모습으로 깍뜻하게 인사를 했다. 면접관의 질문에 소신 있게 답변하고 주눅 들거나 얼버무리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나는 내가 합격할 것을 확신했다. 경험과 실력을 두루 갖춘 교사다. 아직 작가로서는 서툴지만 나의 세계에서는 프로다.


면접을 보러 갈 때 나는 실내화를 챙겨서 갔다.  다시 올 것을 확신하면서. 오후 5시 30분 채용합격 문자를 받았다. 내 노력의 선물은 늘 달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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