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 유치해지는 소년·소녀 모드
오늘 네가 보낸 그 짧은 메시지 하나
진짜 반칙이야
단 세 줄이었는데 그 안에 뭐가 들었는지…
내 심장은 괜히 혼자 두근두근 울려댔고
머릿속은 갑자기 열두 살짜리 소녀처럼 들떠버렸거든
평소에는 침착한 척
어른인 척 잘만 하던 내가
그 메시지 읽고는 바로 들켰다니까
숨도 못 쉬고 괜히 화면 다시 눌러보고
이미 읽은 건데 또 위로 스크롤했다가 내려보고
진짜 누가 보면 연애 시작한 지 하루 된 초보자 같았을 거야
근데 웃긴 건
메시지 내용은 별거 없었다는 거
오늘 잘 지냈어?
그냥 이건대… 왜 이렇게 설레는데?
네 말투가 자연스럽게 떠올라서일까?
아니면 네가 보내줬다는 사실 자체가 나를 간지럽힌 걸까?
그걸 생각하는 순간 나도 모르게 숨이 새어 나왔다
하… 진짜 유치하다
근데 인정해야 할 것 같다
나
너 앞에서는 어쩔 수 없이 유치해진다
그리고 그게 또 싫지가 않아
메시지 하나에 하루 기분이 바뀌는 사람
그게 바로 나였다
오늘은 이상하게 모든 게 밝아 보였고
지나가는 바람도 조금은 더 따뜻하게 느껴졌어
평범했던 일상에 너의 한 문장이 톡 하고 들어와
내 마음을 말랑하게 뒤집어 놓은 거지
그래서 말인데
앞으로도 이렇게 반칙 같은 메시지…
자주 보내줘도 돼
난 그거 하나에 오늘 같은 말랑한 하루를
몇 번이고 다시 살 수 있을 것 같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