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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장난스러운 설렘의 시작

Part 1. 유치해지는 소년·소녀 모드

by YoonSeul

네가 먼저 툭 건넨 그 작은 장난이 생각보다 오래 마음에 남았다

그냥 별거 아닌 농담이었는데…

묘하게 설레는 느낌 알아?

마치 손끝으로 살짝 간지럽히고 도망가는 느낌

아무 일도 아닌 것 같은데

괜히 혼자 웃음이 새어 나오는 그런 순간


우리가 서로 장난을 치기 시작한 건 바로 그때였던 것 같다

네가 미소 지으며 건드리면 나도 모르게 장난을 되돌려주고

그러다 둘이 눈 마주치면 동시에 피식

아무도 모르는데 우리만 아는 작은 비밀이 생긴 기분이었다


가벼운 말 한마디가 공기를 바꾸는 건 이런 순간인가 보다

네 말투는 별로 특별하지 않았는데

왜 그날은 그렇게 가슴이 간지러웠을까

나도 모르게 마음이 어? 이거 뭐지 하고 고개를 드는 느낌

설렘이란 게 시작점도 모르게 스며드는 거라더니 딱 그랬다


그날 이후로 너의 모든 장난이 조금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가볍게 건드리는 말 괜히 툭 던지는 시비 같은 농담

너 왜 이렇게 귀여워? 하는 듯한 장난스러운 눈빛까지

말은 장난인데 느낌은 왜 이리 진심 같지?


그런데 말이야

설렘의 시작은 원래 이렇게 온다더라

크게 웃기지도 않은 말에 혼자 심장 뛰고

괜히 며칠 뒤에도 그 장난을 떠올려서 입꼬리 오르고

다시 만나면 그 분위기를 이어가고 싶어지고


사람 마음이란 게 참 단순하고 귀엽다

장난 하나에 흔들리고

웃음 한 번에 하루가 환해지고

그 작은 에너지 하나 때문에 다음 만남이 기다려지고


그날 네가 시작한 그 장난…

사실 지금도 내 마음 어딘가를 간질간질 긁고 있다

그리고 인정할게

그게 꽤 괜찮은 기분이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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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