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 유치해지는 소년·소녀 모드
네가 먼저 툭 건넨 그 작은 장난이 생각보다 오래 마음에 남았다
그냥 별거 아닌 농담이었는데…
묘하게 설레는 느낌 알아?
마치 손끝으로 살짝 간지럽히고 도망가는 느낌
아무 일도 아닌 것 같은데
괜히 혼자 웃음이 새어 나오는 그런 순간
우리가 서로 장난을 치기 시작한 건 바로 그때였던 것 같다
네가 미소 지으며 건드리면 나도 모르게 장난을 되돌려주고
그러다 둘이 눈 마주치면 동시에 피식
아무도 모르는데 우리만 아는 작은 비밀이 생긴 기분이었다
가벼운 말 한마디가 공기를 바꾸는 건 이런 순간인가 보다
네 말투는 별로 특별하지 않았는데
왜 그날은 그렇게 가슴이 간지러웠을까
나도 모르게 마음이 어? 이거 뭐지 하고 고개를 드는 느낌
설렘이란 게 시작점도 모르게 스며드는 거라더니 딱 그랬다
그날 이후로 너의 모든 장난이 조금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가볍게 건드리는 말 괜히 툭 던지는 시비 같은 농담
너 왜 이렇게 귀여워? 하는 듯한 장난스러운 눈빛까지
말은 장난인데 느낌은 왜 이리 진심 같지?
그런데 말이야
설렘의 시작은 원래 이렇게 온다더라
크게 웃기지도 않은 말에 혼자 심장 뛰고
괜히 며칠 뒤에도 그 장난을 떠올려서 입꼬리 오르고
다시 만나면 그 분위기를 이어가고 싶어지고
사람 마음이란 게 참 단순하고 귀엽다
장난 하나에 흔들리고
웃음 한 번에 하루가 환해지고
그 작은 에너지 하나 때문에 다음 만남이 기다려지고
그날 네가 시작한 그 장난…
사실 지금도 내 마음 어딘가를 간질간질 긁고 있다
그리고 인정할게
그게 꽤 괜찮은 기분이라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