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 유치해지는 소년·소녀 모드
오늘은 괜히 네 옆에 오래 머물러 있었다
말 한마디 하지 않고
그냥 같은 걸 보고 웃고 있는 것뿐인데
왜인지 마음이 자꾸 흔들렸다
네가 장난처럼 팔을 휘두를 때
나는 일부러 고개를 돌리며 웃음을 참았다
하지만 시선이 자꾸 너에게로 돌아가는 걸 막을 수 없었다
손끝이 스치는 순간
심장이 살짝 뛰는 걸 느꼈다
장난을 치는 순간마다
내 마음은 조금씩 기울어지고 있었다
이걸 숨기고 싶은데
오히려 티가 나서 스스로도 웃음이 나왔다
너는 나를 모른 척하지만
가끔은 웃음 뒤에 나를 슬쩍 바라보는 것 같았다
그 시선 하나에 마음이 다시 간질거리고
작은 유치함 속에 숨겨진 진심이
조금씩 드러나는 느낌이었다
나는 걸음을 조금 늦추며 속으로 생각했다
이 마음을 내가 먼저 알아차린 걸까
아니면 너도 이미 느끼고 있을까
웃음이 끝난 뒤
말 한마디 없이 그대로 걷는 동안
내 마음은 자꾸만 흔들렸다
숨겨둔 마음이 이렇게까지 날 괴롭힐 줄은 몰랐다
오늘 이 순간
나는 확실히 느꼈다
작은 장난과 유치함 속에서
진심이 이렇게 조용히
그러나 분명히 스며든다는 것을
그리고 나는 살짝 속으로 웃었다
이 마음 앞으로 어떻게 될까
아직 아무 말도 할 수 없지만
그 여운만으로도 충분히 설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