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설렘을 숨기려다 더 티 나는 순간

Part 1. 유치해지는 소년·소녀 모드

by 윤슬살롱

오늘도 너는 장난을 시작했다
나는 일부러 심각한 얼굴로 받아쳤지만
손끝이 살짝 떨리고 눈이 자꾸 너를 쫓는 걸 막을 수 없었다
진지한 척하네
너의 목소리에 나는 순간 웃음을 참으려다 실패했다
코가 간질간질 마음이 들썩였지만
겉으로는 그냥 장난일 뿐이라는 듯 행동했다
네가 장난처럼 팔을 휘두르고
나는 일부러 발을 뒤로 빼며 균형을 잃는 척했다
하지만 내 마음은 이미 장난을 넘어
조금씩 너에게 기울어지고 있었다
웃음이 터질까 봐 일부러 눈을 마주치지 않고
고개를 숙이고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숨기려는 행동이 오히려 더 티가 나서
너는 내 얼굴만 보며 웃음을 터뜨렸다
나는 속으로 울컥 웃음을 삼키며
조금은 유치하지만 이 순간이 너무 즐거웠다
심장이 살짝 빨리 뛰고
손끝이 간질거리는 걸 느끼며
이 설렘 어쩌지 속으로 중얼거렸다
너와 나 사이 말 한마디 없이
작은 장난과 시선 웃음으로 모든 게 전해졌다
그리고 나는 생각했다
아 이 마음 이제 숨길 수만은 없겠구나
숨기려 할수록 티 나는 내 설렘
그리고 그걸 알아차린 너의 웃음
오늘도 나는 조용히 마음이 흔들리며
다음 장난과 다음 순간을 기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