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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친구와 가족에게 주는 사랑

주는 사랑 vs 받는 사랑

by YoonSeul

가족과 친구에게 주는 사랑은

연애와는 다른 결로 어렵다

연인은 때로 떠날 수 있지만

가족과 친구는 쉽게 끊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우리는 종종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가장 무심하다

말하지 않아도 알 거라 믿고

서운함이 쌓여도 굳이 표현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마음은 닿지 않은 채 쌓여만 간다


가까운 사람일수록

내가 이렇게 하는 게 맞을까?라는

보이지 않는 의심이 스며든다

너무 참는 건 아닐까

너무 간섭하는 건 아닐까

너무 기대하는 건 아닐까

그런 의심은 결국

사랑을 주는 나 자신을 불안하게 만든다


하지만 사랑의 기준은

상대의 반응이 아니라 내 마음의 진심이다

내가 한 행동이 진심에서 비롯됐다면

그것으로 이미 충분하다

친구가 바로 답장을 주지 않아도

가족이 고맙다는 말을 하지 않아도

그 마음은 언젠가 닿는다

사랑은 즉각적인 보상이 아니라

시간을 통해 전해지는 파도이기 때문이다


때로는 너무 가까운 관계 속에서는

나 자신을 잃기 쉽다

가족을 위해 친구를 위해

항상 참고 맞춰주는 습관이 생긴다

하지만 그건 결국 사랑을 소진시키는 방식이다

건강한 사랑은 거리에서 시작된다

서로의 영역을 인정하고

내 감정도 존중받아야 한다는 걸 잊지 않는 것

그게 오래가는 관계의 바탕이 된다


친구나 가족에게 주는 사랑은

확신이 필요하다

내가 이 관계에서 진심을 다하고 있다면

그 마음은 반드시 전해질 거라는 믿음

그 믿음이 있을 때

우리는 서운함보다 따뜻함을 더 오래 기억하게 된다


오늘 사랑하는 친구나 가족을 떠올려보자

혹시 표현하지 못한 마음이 있다면

짧은 문자 한 줄이라도 괜찮다

너 덕분에 오늘 웃었어

그 한 문장이 사랑의 온도를 다시 높인다


사랑은 거창한 희생이 아니라

작은 관심과 꾸준한 진심의 다른 이름이다

가장 익숙한 사람에게

가장 따뜻한 마음을 전할 수 있을 때

우리는 비로소 안다

진짜 사랑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늘 곁에서 나를 단단하게 지켜주는 힘이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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