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일 잘하는 사람’이 ‘리더’가 되면 망하는 이유

왜 팀원이 떠날까? 리더의 착각에 대하여

by David Han

모든 조직은 결국 리더의 수준을 넘지 못한다.”

— 로렌스 J. 피터, 『피터의 법칙』

— “일만 잘하면 되지”의 시대는 끝났다


“이사님, 요즘 직원들 왜 이렇게 예민한가요?”

“별 것도 아닌데 감정 상하고, 조용히 나가버려요.”

얼마 전, 어느 기업 워크숍에서 한 임원이 고민을 털어놨습니다. 듣고 있던 저는 조용히 되물었습니다.


“그 직원들이 감정적인 걸까요? 아니면, 우리가 인간적인

리더가 되길 바라는 걸까요?”


일을 잘하는 능력과 사람을 이끄는 능력은 다릅니다.

그걸 간과한 채 리더가 되는 순간, 좋던 팀도 무너지고, 성과도 멈추며, 결국 좋은 인재들이 빠져나갑니다.


피터의 법칙이 말하는 씁쓸한 진실


1969년, 컬럼비아대 로렌스 피터 교수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람은 자신의 무능이 드러날 때까지 승진한다.”

놀랍게도, 이 법칙은 현재를 살고 있는 2025년 지금에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제가 지난 25년간 봐온 수많은 조직들이 그 증거였습니다.


2022년, A 대기업에서 전략기획팀장으로 승진한 B 차장.

기획서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 만들던 그였지만, 회의 시간엔 직원들 의견을 듣기보다 자기 생각만 밀어붙였습니다.


1년 후, 팀원 3명이 퇴사했고, 조직 문화 설문에서 최하점.

그는 결국 지방 자회사로 발령 났습니다.


그가 무능한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단지, 리더로 준비되지 않은 사람이었을 뿐이죠.

리더가 된다는 것, 왕관이 아니라 거울을 쓰는 일


“나는 동물의 왕이 아니라 사자의 왕이다. 그리고 너는 토끼의 왕이다. 사자를 대하듯 토끼를 다룬다면, 그건 너의 실수다.” 책 『처음 리더가 된 당신에게』에 나오는 구절이었습니다

팀원은 리더의 그릇 안에서 움직입니다.

팀장이 무겁게 굴면, 팀원도 무거워지고

팀장이 투명하면, 팀원도 솔직해집니다.


리더십은 권한을 행사하는 기술이 아니라,

마음을 여는 태도입니다.


리더십은 ‘지식’이 아닌 ‘사람’에 대한 관심 2024년, 한 스타트업의 마케팅 팀장으로 입사한 C 씨는 리더십 관련 서적 100권을 읽은 ‘이론형’ 팀장이었습니다.


하지만 팀원들은 “사람 같지 않다”는 이유로 그를 피했습니다. 회의는 데이터만 있고, 눈빛은 없었고, 대화는 논리만 있고, 공감은 없었죠.


결국 대표가 개입해 팀을 재조직하게 되었고, 그는 “나는 이론으론 완벽했는데 왜 실패했는지 모르겠다”며 퇴사했습니다.

그때 깨달았죠. 리더십은 읽는 것이 아니라,

살아내는 것이다.


HR 전문가로서 내가 목격한 2025년대의 리더


코로나19 이후, 조직의 ‘좋은 리더’는 완전히 다른 기준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 팀원들의 심리 방역까지 챙기는 팀장

- Z세대와도 말이 통하는, 수평적 소통이 가능한 리더

- 재택근무 중에도 팀워크를 지키는 감성적 연결자


2025년, ‘퇴사를 막은 말 한마디’

어느 제조기업의 E 팀장은 재택근무 중 단 한 가지를 실천했습니다. “매주 수요일, 각 팀원에게 1:1로 안부를 묻는 5분 전화.” 이 작은 루틴은 큰 변화를 만들었습니다.


원래 이직을 고민하던 한 주임이, 마지막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팀장님, 진짜 떠나려고 했는데요…

이 회사에서 저를 ‘사람’으로 대해주는 건 팀장님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한번 더 남아 보기로 했습니다.”


당신은 어떤 리더로 기억되고 싶습니까?

저는 리더가 된 후, 매년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집니다.

나는 사람을 남기는 리더인가, 상처를 남기는 리더인가?

나와 함께 일했던 이들이, 나를 어떻게 기억할까?

우리는 모두 완벽한 리더가 아닙니다.

하지만, ‘좋은 사람’이 되려는 리더가 될 수는 있습니다.


“성공한 리더보다, 좋은 리더로 기억되고 싶다.”

— 유시민


브런치 한 줄 요약

“리더는 자리가 아니라, 사람의 마음

위에 세워지는 것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평범함을 슈퍼루키로 바꾸는 7단 스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