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나에게 24시간이란?

5월에

by 박 수 연

거리의 이팝나무가 눈에 들어온다.

바람에 흔들리는 이팝나무가 예쁘다. 이맘때가 되면 초록 잎 사이로 피어나는 하얀 꽃 이팝 나무에게 눈길이 간다. 거리의 나무, 꽃, 바람이 살아가는데 많은 에너지를 준다.

5월이다.

계절의 여왕답게 손색이 없다. 푸르고 살아 움직인다. 달력을 보니 가정의 달이다.

아들이 어버이날 선물로 스마트폰을 사 준다고 한다. 생각지도 않은 선물 부모 된 것이 실감 난다.

힘든 사회생활을 할 아들 생각에 마음이 짠하다. 아들이 어려울 때 도와주더라도 감사한 마음으로 받으려 한다.

부모로서 잘 해 주었던 기억도 없는데... 아주 어렸을 적 어린이날에 장난감 선물을 했던 게 전부이다. 오늘 둘째 아들에게

“어렸을 적 어린이날에 부모에게 받은 선물 기억나니?”

말수가 없는 아들이 조용한 대답을 했다.

“없어요.~”

신혼 때부터 시어른들을 따르며 앞만 보며 살았다. 그 여파가 우리 애들에게까지 왔다. 지금 예전으로 돌아간다면 현명하게 하고 싶다.

후회 한들 소용이 없다.

아들에게 어린이날 추억 하나 만들어 주지 못했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겁다. 살아보니 추억은 영원하다. 사람은 추억으로 살아간다. 지금 해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지.. 자식농사도 시와 때가 있다. 올 5월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 가는 해이다.



일요일 신설동을 가게 되었다. 50 중반에 시작한 공부의 기회는 뜻하지 않은 기회까지 안겨다 주고 있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자연스럽게 사람을 만나게 해 주고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장애인의 날’에 봉사자들이 행사장을 꾸미기로 했다. 종이로 꽃을 만들어 큰 공간을 채워야 한다. 일요일 플라워 공방에 모였다.

신설동역 근처에 공방이 있다. 전철역 주변에 온갖 만물상이 눈에 들어 왔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모든 것이 있어 보였다. 아주 오래된 물건들 구경거리가 많았다.


공방은 넓었다.

봉사자는 10명 남짓 왔다. 색색 종이를 이용해 재단하고 하나하나 오리기부터 했다. 처음 만들어 본 종이꽃이 나로 인해 잘못 될까 봐 신경이 쓰였다. 나는 제일 쉬워 보이는 가위질을 했다. 노안 때문에 가위질 또한 쉽지 않다. 돋보기를 쓰고 해야 했다.

얼마 만에 해 보는 가위질인지 조심조심 정성을 다해 오렸다. 가위질이 이리 어려웠나 싶다. 몇 개를 해 보니 적응이 되어 갔다.

꽃을 오리고 꽃송이 모양을 만들고 글루건을 이용해 한 잎씩 붙였다. 아주 큰꽃, 꽃송이 안에 들어갈 꽃술. 어느새 분야별로 척척 해 내고 있었다. 심오하게 정성을 다 하는 모습들이다.

난감하게만 느껴졌던 일이 예상했던 시간 안에 끝났다. 3~4시간 손으로 작업을 하면서 두런두런 사는 이야기들을 했다. 어렸을 적 동심으로 마음은 돌아가 있었다. 말이 봉사이지 기운을 듬뿍 담아 오게 된다.

살아가면서 언뜻 언뜻 또 어떤 사람들을 만날지 상상 해 본다. 사람에 대한 두려움보다 설렘으로 변해 가는 만남이 되고 있다. 동심으로 돌아가는 타임머신을 타고 순간이동을 하고 온 날이다. 이날 함께 한 분들은 디튜봉사 크루라는 커뮤니티에서 활동한다.

하루를 바쁘게 산다. 새벽 5시 기상하고 독서를 열심히 한다. 트렌드에 맞게 해야 할 공부가 있으면 토론하고 배운다. 본업이 있는 분들이 대다수다. 공방, 커피숍, 음식점...

미용, 사진 재능들도 갖고 계신다. 단 하루도 시간을 헛트로 쓰지 않는다.




나의 24시간은 어떨까?

새벽기상을 한동안 해 보았다. 새벽형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지금은 새벽기상을 정해 놓고 하지는 않는다. 컨디션에 따라 기상을 한다. 눈이 떠지면 엑셀, 워드, 한글 동영상을 짧게라도 본다.

머릿속으로 오늘 할 일을 떠올려 본다. 매일 볼일이 있다. 해야 할 공부도 매일 생긴다. 아침 주방 일을 마친 후 집안에 해야 할 일을 둘러본다.

낮 시간은 가게에서 보낸다. 틈틈이 책을 읽고 넷플릭스를 본다. 요즘은 닥터 최정숙을 보고 있다. 퇴근길 장을 본다. 매일 끼니 걱정에 머리가 무겁다.

자잘한 일이 끝나면 해야 할 일은 끊임없이 생긴다.

저녁이면 집안일을 하고 공부한다.

대충 하루가 이렇다.

생각해 보았다.

‘요즘 왜 이리 바삐 살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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