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625
시장에 열무, 호박, 오이, 가지들이 나왔다. 열무김치, 얼갈이 김치를 만들어 먹었다. 나이를 먹어 가면서 친정에서 먹던 음식이 생각난다. 기름기가 들어 가지 않은 음식, 팬에 볶고 튀긴 음식은 없다.
거창한 양념은 들어가지 않는다. 소금이 주 양념일 뿐. 참기름, 마늘은 많이 넣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모든 음식은 삼삼하다.
“양념을 많이 넣는다고 맛있는 것 아니다. 적당히 넣어라” 고 항상 말씀한다.
생선은 찌고, 나물은 재료의 색 그대로이다. 80을 훌쩍 넘은 엄마의 솜씨는 변함이 없다. 어려서 먹었던 맛과 모양이다.
눈으로 보기에 보장된 맛이다. 시원하고 담백한 맛
고사리. 콩나물. 숙주나물은 자박자박하다.
국물이 있는 개운한 무생채는 어디에서도 맛을 볼 수가 없다.
손주들이 좋아한다고 생채를 만들어 놓으신다.
여름이면 상추 겉절이를 조물조물해서 먹었다.
텃밭에 오이를 따서 묻혀 주었는데 그 맛은 낼 수가 없다.
껍질을 벗기고 어슷하게 썰어 양념해 놓은 오이 반찬은 부드럽고 향긋하다. 쌀밥 위에 쪄낸 가지는 조선간장 참기름 마늘을 넣어 밥상에 올렸다. 조물조물하면 겉절이가 뚝딱 만들어졌다.
설탕이 달달하게 들어가고 맵고 짠 음식과는 거리가 있다.
나이를 먹긴 했나 보다. 시골 음식이 그립다. 음식을 따로 배워 본적이 없다. 맛을 기억한다. 시골은 엄마 음식이다.
시골 음식 맛은 도시에서는 나질 않는다.
엄마가 해 주질 않아서인지....
오이반찬를 먹는 것도 그렇다. 같은 양념을 해도 향긋한 맛이 아니다.
유튜브를 보고 오이 소박이를 했다. 오이는 먹기 좋게 십자로 칼집을 내고 소금에 절인다. 팔팔 끓는 물을 넣고 절여 주면 좋다.
무르지 않고 끝까지 먹을 수가 있다. 배, 양파, 마늘, 생강, 새우젓,멸치 액젖을 넣고 밥과 통고추를 갈아 준다.
부추와 당근을 잘게 썰어 갖은양념과 잘 버무려 놓는다.
소금물에 담궈 놓은 오이를 씻어 물기를 빼 놓는다.
십자를 낸 오이 안에 양념을 꼼꼼하게 넣는다.
올 여름 들어 세 번째 오이 소박이를 했다. 가게에서 점심을 먹으니 음식 만드는 일이 힘들다. 여름이 깊어지면 오이씨가 커져 맛이 없다. 제철에 먹는 음식이 건강에도 좋다고 한다. 올 여름 여한 없이 담워 먹은 기분이다.
한가지 요리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시간이 4시간이 걸렸다.
씻고 다듬고 썰고, 김치통 정리하고. 설거지 하고 ...
싱크대 앞 일이 끝이 없다. 반복되는 집안일이 기다리고 있다.
한통 담궈놓았으니 한동안은 든든하다.
엄마는 늘 그랬다.
“힘 안들이고 먹을 수 없다”고
한 끼 잘 먹으면 그걸로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