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아일랜드 고령 워홀러 4

일은 어떻게 구하나요?? 여기서도 거 참... 애매하다


30대 중반 나이는 참 어딜 가도 애매한 것 같다. 

나이에 따른 경력이랄까? 이런 물경력이라도 경력이라고 해야 하기에 애매하다. 게다가 윗 직급과 비교하기에는 어린 나이에 화려한 경력은 어딘가 대표하기에는 또 애매하다. 

참 애매하고 또 애매하다. 


한국에서는 내 브랜드를 대표해서 사업을 했었는데 여기서 다시 어느 회사를 들어가 보려고 이력서를 쓰다 보니 내 경력이.. 직급이 너무 쓸데없이 화려한 것 같아... 이력서도 2가지 버전으로 다시 썼다. 높은 직군으로 쓸 때와 그냥 일반 매장직원으로 쓸 때에 따라 다른 버전으로 말이다. 


이제 더블린, 아이랜드에 온 지 근 한 달이 다 되어 간다. 이력서는 링크드인을 통해서 온라인으로 엄청 뿌렸다.  센터에 돌아다니며 매장 앞에 구인구직 붙어져 있는 매장에 직접 들어가서 매니저와 얘기하고 싶다 하고, 매니저를 통해 이력서를 직접 제출했다. 몇몇 매장은 그냥 들어가서 매니저와 얘기를 했고 몇몇 매장은 요즘은 오프라인으로 이력서를 받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서 온라인으로 지원하라고 했다. 계속 계속 지원했다. 내 개인정보가 다 털릴 것 같은 느낌의 정도로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락이 오지 않았다. 계속 초조해하고 있다. 진짜 핸드폰이 고장 났나.. 심각하게 고민할 정도이다. 물론 이메일로 거절메일 또한 많이 받고 있다. 아니 생각보다 거절 메일을 많이 받고 있어 상처를 많이 받고 있다. 왜 뿌린 만큼 거둔다고 하지 않는가? 많이 뿌렸더니 많이 거두고 있다. ㅎㅎㅎ 


도대체 왜 일을 못 구하는지 너무 궁금할 뿐이다. 뭐가 문제인지 정말 정말 너무 궁금할 뿐이다. 다들 집이 구하기 힘들고 일은 금방금방 구하는데 나는 그 반대가 될 줄은 몰랐다. 그리고 이렇게 일이 구하기 힘들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왜냐면.. 난 영어를 그나마 유창하게 하고 영국회사에서도 최근까지 프리랜서로 일을 했어서 나름 외국회사에서 일하는데 자신 있단 말이다. 진짜 막말로 유럽애들보다 일 더 열심히 빠릿빠릿 잘할 자신 있는데 왜 일을 안 시켜 줄까 하는 생각에 되게 화도 나고 억울하기도 했다. 집주인아저씨랑 친해져서 이런 부분에 말해보니 역시나 여기도 마찬가지 거 같더라... 네가 경력이 많아서 그런 거라고... 경력이 많아서 돈 주기 힘들고 애매하다고 돈 적게 주고 21- 22살짜리 어린애들 뽑는 게 편하니깐 그런 거다 하더라 ㅎㅎ 그 얘기 듣는데 한국인 줄 알았다. 역시 만국 공통인 거 같다.ㅎㅎ 


일을 안 구해지면 더 불안해질 것 같은데.. 어떠한 직업군이든 가리지 않는데... 

직업군들이 나를 가리는 거 같아서.. 내가 상처받고 있다.. 

제 일 잘해요.. 저 좀 뽑아주세요!! 


다음 주에는 제발 일을 시작했으면 좋겠다. 제발


#오늘일기

#아일랜드고령워홀러

이전 06화 아일랜드 고령 워홀러 5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