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브런치북은 분명 강박증에 관한 수필인데, 왜 시집이 되어 가는가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분들이 계실 것이다. 나 역시 글을 올리기까지 그러한 고민과 갈등을 겪으며 시를 써서 발행했다. 강박증의 문제는 드러낼수록 증상이 심해진다는 것. 즉 의식할수록 더 힘들어진다는 것이다. 글을 써서 올리기까지 각오는 했었지만, 저항이 꽤나 심했다. 그래서 병을 겪으면서 느꼈던 감정을 시를 통해 은유적으로 표현했다.
아직 현재 진행형인 병이 나보다 힘이 더 세다는 것을 간과했다. 글을 쓰면서 절망하고, 좌절하며 다시 한번 너의 힘을 느꼈다. 인정한다. 너는 나보다 강하고, 크다. 그러나 이렇게 한 걸음 한 걸음 너에게서 멀어지고자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너에게 쓰는 편지는 다음에, 다음이 힘들다면 그다음에, 계속해서 시도할 것이다. 인간은 지구가 둥글다는 것도 몰랐었지만 결국 우주까지 나갔다. 내 세상은 둥글지만, 언젠간 극복해 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