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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할 수 없는 사람
너에게 사랑이 있다면
그건 아마 태초의 사과처럼 동그랄거야
너를 얼마든지 밀어내도
결국 너에게로 가게 되는 게
너로부터 한참을 도망가도
결국 네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게
나에게 사랑이 있다면
그건 아마 낡은 상자처럼 초라할거야
두 팔 벌린 모든것들에게 상처가 될 거라고
그 크기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아서
너를 품에 안을 수도 없고
결국 나 자신을 끌어안을 수도 없을거야
그렇다면,
우리의 사랑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여느 연인들의 붉은 심장을 닮아있을까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처럼 이제는 진부해져 놀림받을까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분명히
달콤한 향기는 상자 가득히 넘쳐흐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