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 <봄날 밤의 연회> 감상
【 원문 】夫天地者, 萬物之逆旅①; 光陰者, 百代之過客②. 而浮生若夢, 爲歡幾何③? 古人秉燭夜遊, 良有以也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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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주 】
① 夫(부): 무릇. 발어사發語詞. 문장의 도입부에서 감정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맡은 어휘.
▶逆旅(역려): 숙소.
② 光陰(광음): 시간. ▶百代(백대): 영원한. ▶過客(과객): 나그네.
③ 而(이): 아무 뜻이 없는 전치사. 여기서는 길게 끌어주며 읽는 것이 낭송의 요령.
▶浮生(부생): 뜬구름 같은 삶. ▶若(약): ~과 같다. as like as.
▶爲歡(위환): 즐거움을 누리다. ▶幾何(기하): 얼마. 얼마인가. 얼마나 되는가.
④ 秉燭(병촉): 촛불을 들다, 촛불을 밝히다. ▶秉(병)은 쥐다, 잡다, 들다. ▶燭(촉)은 촛불.
▶良(량): 진실로, 참으로. ▶以(이): 여기서는 이유, 까닭.
▶A也(야): A의 사실에 대해 단정을 내리는 뉘앙스의 어조사.
【 원문 】 況陽春召我以烟景①, 大塊假我以文章②. 會桃李之芳園③, 序天倫之樂事④. 群季俊秀, 皆爲惠連⑤. 吾人詠歌, 獨慚康樂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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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주 】
① 況(황): 하물며. 여기서는 역접/반전의 뉘앙스. 그러나, 하지만. '하물며'의 뜻은 그 뒷부분에 붙여 번역하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以(이): 여기서는 '~으로'. ▶烟景(연경):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풍광. 烟(연)은 원래 '연기'이지만 중국고전문학에서는 안개, 아지랑이 등등 기체로 이루어진 모든 것을 지칭한다.
② 大塊(대괴): 대지. 대자연. ▶假(가): 여기서는 '빌려주다'의 뜻. ▶文章: 문장력, 내력.
③ 會/桃李之芳園(회/도리지방원) : 4.6변문에서 6언일 경우에는 1/5로 끊어서 읽는 경우가 많다. ▶會(회): 만나다. ▶어디서? 桃李之/芳園(도리지/방원), 복숭아꽃 오얏꽃 만발한 정원에서.
④ 序/天倫之樂事(서/천륜지/낙사): 천륜의 즐거움을 펼쳐내다.
▶天倫(천륜): 하늘이 준 생명력. 본능.
⑤ 群季(군계): 여러 아우님들. ▶俊秀(준수): 뛰어나다.
▶惠連(혜련): '형보다 더 뛰어난 아우'의 대명사. 남조南朝 시대의 시인 사령운謝靈雲이 친척 동생 사혜련謝惠連을 칭찬하며, 자기보다 더 훌륭한 동생이라고 칭찬했다는 고사에서 유래함.
⑥ 吾人(오인): 나. 이백 자신을 지칭함.
▶康樂(강락): 사령운. 자신을 동생보다 못하다며 부끄러워한 사령운에 비교한 것임
【 원문 】幽賞未已①, 高談轉淸②. 開瓊筵以坐花③, 飛羽觴而醉月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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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주 】
① 幽賞(유상): 그윽하게 감상하다. ▶未已(미이): 아직 끝나지 않다.
▶幽賞未已(유상미이): 혼자 사색에 잠겨 꽃구경을 하는 모습.
② 高談(고담): 고담준론. 여럿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
▶轉(전): (분위기가) 바뀌다. 여기서 주의! 이 작품은 절반은 산문이지만 절반은 시다. 문법적으로 해석하면 안 된다. 즉, 고담준론을 나누던 분위기가 '맑게(淸)' 바뀌었다는 게 아니다. 그 앞부분, 幽賞未已(유상미이), 즉 혼자서 꽃구경하던 분위기가 여럿이 대화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는 뜻이다.
③ 瓊筵(경연): 연회. 파티.
④ 羽觴(우상): 羽(우)는 날개. ▶觴(상)은 술잔. 술잔에 날개가 달린 듯 여기저기 잔을 권하는 모습.
【 원문 】不有佳作, 何伸雅懷?① 如詩不成, 罰依金谷酒數!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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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주 】
① 伸(신): 펼쳐내다. ▶雅懷(아회): 그윽한 정취. 좋은 느낌.
② 依(의)A: A에 근거하여 ▶金谷酒數(금곡주수): 남조南朝 시대 진晉나라에 후세에 부자富者의 대명사가 된 석숭石崇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에게는 금곡원金谷園이라는 커다란 정원이 있었는데, 여기서 연회를 베풀며 시를 제 때 못 짓는 사람에게 벌주 세 말을 마시게 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