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 발음부호 배우고 익히기
자, 그럼 중국어 발음에 대한 기초 상식을 알아보도록 하자.
지금 당장 중국어를 배우지 않더라도, 중국어 발음에 대한 기초 상식은 이제 누구나 알아야 할 온 국민의 필수 교양 상식이 되었다. 영어는 못해도 알파벳은 누구나 다 읽을 줄 알듯이. 마찬가지다. 이제 중국어는 못해도 중국어 발음의 특성과 표기법은 읽을 줄 알아야 하는 서해안 시대, 태평양 시대다. 각설! 아무튼 그리하여 지금부터 누구나 알고 있으면 좋을 중국어 발음상의 특징 몇 가지를 소개해드린다.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
오늘 말씀드리는 것들도 굳이 외우려고 하지 마시라. 글을 읽으면서 이해만 하시면 된다.
듣고 나서 그 즉시 잊어버리셔도 아무 상관없다. 아니, 잊어버리는 게 정상이다. 그런 걸로 스트레스받지 마시라. 나중에 자주 대하면서 다시 기억을 되살리면 된다. 그때 또 잊어먹고 나중에 또 하다 보면 또 기억하고... 그러면서 친해지는 거다. 한꺼번에 절대 안 잊겠다고 외우면 머리에 쥐 나기 십상이다. 그런 좌뇌 위주의 공부 방법을 버리고 우뇌 활용 방식으로 즐겁게 공부하자!
첫 번째 상식. 여러분도 다 아는 얘기겠지만 다시 한번 상기한다는 의미로 설명해 드리지. 한국어에는 자음과 모음이 있다. 근데 중국어에서는 자음과 모음이라고 하지 않고 성모(聲母, 声母)와 운모(韻母, 韵母)라고 한다. 어떤 차이가 있느냐? 예를 들어 드리지.
세종대왕이 한글을 처음 만드실 때 사용했다는 초성(初聲, 初声), 중성(中聲, 中声), 종성(終聲, 终声)이라는 말, 무슨 뜻인지 다 아시지? 거기서 초성이 성모에 해당하는 거고, 중성과 종성은 운모에 해당하는 거다. 아, 아, 하나도 어려운 게 아니다. 아래 그림을 보면 한 방에 이해가 될 거다.
어때, 단칼에 이해가 되시지? 그런데 한국어 발음은 반다시 <자음 + 모음> 해야만 하나의 독립된 발음이 되지만, 중국어 발음은 꼭 그러란 법이 없다. 운모가 성모와 결합하지 않아도 하나의 독립된 발음으로 성립할 수 있다. 이게 무슨 소리냐? 초성이 ‘ㅇ’ 일 경우 우리말은 자음으로 취급하지만, 중국어에서는 성모가 아니라 독립된 '하나의 운모'로 취급한다는 뜻!
[예] 인, 웅, 위 : 중국어에서는 <자음 + 모음>의 결합 상태가 아니다. 그냥 '하나의 운모'이다.
두 번째 상식. 그럼 성모에는 어떤 게 있나 알아볼까? 중국어 성모에는 쌍순음, 순치음, 설첨음, 설근음, 설면음과, 한국사람들이 배우기에 제일 어려움을 느낀다는 권설음, 설치음 등이 있다. 그 두 성모는 특별히 따로 그 비결을 익히도록 하고, 나머지 것부터 먼저 설명해 드리지. 자, 도표를 보실까?
<성모 발음 따라 하기>
대충 이상과 같다. 어휴, 중국어가 쉽다더니 외울 게 은근히 많네요? 외울 생각을 하니 겁나네요. 하하, 겁내지 마시라. 이런 건 외울 필요가 전혀 없는 거다. 그냥 소리 내는 방법만 알면 된다. 그 방법은 나랑 같이 읽다 보면 금방 저절로 알게 되는 거다. 아셨지? 좌우간에 여기서 아무런 표시도 하지 않은 성모들, 즉 [ b, p, d, t ]는 우리말로 발음하는 데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 그러나 짙게 표시한 성모들은 약간의 설명이 필요하다.
( 1 ) 조금 옅게 표시한 설면음 [ j, q, x ]부터. 이건 아주 쉽다. [ 지, 치, 씨 ] 우리말 발음 그대로니까.
어떤 학생들은 이걸 더 폼 나게 발음한답시고 오히려 이상한 소릴 낸다. 그럴 필요 없다. 그냥 마음 편하게 우리말 그대로 발음하면 된다. 그런데도 특별히 설명하는 건 다른 이유가 있다. 자, 한석 나그네가 우선 이걸 한번 읽어보렴.
[ QING ]
에이, 쉽네요, 뭐. [ 킹 ] 아녜요? 하하, 내 그럴 줄 알았다. [ 킹 ]이 아니라 [ 칭 ]이다. 중국 산동(山東, 山东)에 가면 [ QingDao ]라는 도시가 있다. [ 킹따오 ]가 아니라 [ 칭/다오(靑島, 青岛) ]다. 설면음의 한어병음 표기법은 영어와 헷갈리기 쉽다. 특히 [ Q, q ]를 조심하자. [ 키 ]가 아니라 [ 치 ]다. 절대 혼동하지 말도록!
예전 일이다. 우리나라에 중국 여자 탁구팀이 왔다. 당시 세계 최강은 덩야핑(鄧亞萍, 邓亚萍)이라는 키 작은 선수였다. 그때 매스컴에서는 ‘캬오훙’이라는 선수도 함께 소개했다. 캬오, 훙? 중국말에 이런 발음이 다 있었나? 잠시 고개를 갸웃거렸으나, 한석이 같은 나그네들을 많이 가르쳐본 나는, ‘아, Qiao Hong!’ 기자들이 한어병음을 잘못 읽었음을 금방 깨달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일반 독자들은 어땠을까? 캬오훙? 쭝국 사람들은 이름도 참 희한하네? 지금 사자가 울부짖나? 그렇게 생각했을 것 아닌가? 캬오훙이 아니라 챠오/훙(喬紅, 乔红)이다. 덩야핑과 함께 세계 랭킹 1, 2위를 다투던 유명한 선수인데, 엉뚱하게 이름을 둔갑시켜 놓았으니 당사자가 알면 얼마나 기가 막혔겠는가? 대한민국 기자 여러분, 이 글을 읽고 다시는 이런 실수를 하지 말아 주시와요?
( 2 ) 혀뿌리소리, 설근음 [ g, k, h ] :
중국어는 원래 어디서 소리가 난다고? 그렇다. 배에서 소리가 시작되어 끌어올려지는 것이다. 근데 특히 이 발음들은 혀뿌리에서 발성이 되므로, [ 끄-어 ]하고 약간 끌어주는 기분으로 소리가 난다. 그래서 [ g ] ⇒ [ 꺼, 끄어 ], 요렇게 표기해 드린 거다. 이해가 되시죠?
( 3 ) [ m, n ]는 비음, 즉 콧소리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냥 [ 모-, 너- ]로 표기하지 않고, [ (음)모-, (은)너- ]와 같이 표기했다. 여기서 [ (음), (은) ]은 미리 코로 그 받침소리를 머금고 있으라는 소오생 버전의 표기. 그러므로 중국말을 제대로 연습하려면 먼저 킁! 코를 잘 풀어야 한다. 잘못하면 마음에 담아둔 그 님 앞에서 낭패를 당하기 십상이다. ㅋㅋㅋ
( 4 ) 순치음 [ f ]는 우리말에는 없는 발음. 표기하기도 영 애매하다. 하지만 우리에게 익숙한 영어에 있는 발음이므로 조금 마음이 놓인다… 싶었는데? 에구구, 제대로 발음을 못 하시는 분들이 의외로 쌍~당히 많군요? 이 [ f ] 발음에는 한 맺힌 사연이 있다. 그 사연을 이해하면 정확한 발음을 낼 수 있다.
[ f ] 발음은 쌍순음이 아니라 순치음이다. 그게 무신 소리? 쌍순음雙脣音이란 입술 두 개가 부딪쳐서 나는 소리라는 뜻. 다시 말해서 윗입술, 아랫입술이 뽀뽀! 하면서 나는 정다운 소리다.
그런데 [ f ] 발음은 순치음脣齒音이다. 그건 또 무신 소리? 입술 하나와 이빨이 만나면서 나는 소리라는 뜻. 즉 뽀뽀할 입술이 하나밖에 없다는 이야기. 왜냐하면 비겁하게도 남편인 윗입술은 아랫입술을 상대도 안 해준다. 상대를 안 해줄 뿐만이 아니다. 아예 입술을 위로 추켜올려서 아랫입술이 뽀뽀할 기회를 원천 봉쇄해 버린다. 님을 봐야 뽕을 따지.
상대가 없어서 외롭고 슬픈 아랫입술은 에라, 모르겠다! 남몰래 스리슬쩍 뒤쪽 부분에서 윗니와 만나며 사련(邪戀, 邪恋)을 불사른다. 그러나 그들의 사랑은 나팔꽃보다도 더 짧은 사랑, 한순간에 스쳐 지나가버리는 슬픈 소리였던 것이다.
키포인트! 여기서 아쉽다고 꽉! 깨물지 말 것! 다음 인연을 기다리며 ‘스치며 보낼’ 것! [ fo―! ] 어때, 이젠 정확하게 발음이 되시죠?
( 5 ) [ l ] 발음. 이게 아주 재미있다. 중국적 특성을 지닌 대표적인 발음이다. [ lǎoshī ]의 [ lǎo ]로 설명해 드리지. 이 발음은 ‘라오’가 아니라 ‘(을)라오’에 가깝다. ‘(을)’은 순전히 소오생 버전의 표기법. 혀로 입천장의 앞부분을 경쾌하게 한 번 튕기며 발음하라는 뜻이다.
우리말 ‘ㄹ’은 혀가 입천장에 그냥 스리슬쩍 부딪혔다가 나는 소리다. 튕기면서 나는 소리가 아니다.
하지만 중국말과 영어의 [ l ]은 모두 혀끝으로 입천장을 튕기며 나는 소리다.
그러나 우리말에서도 ‘ㄹ’이 연달아 나올 경우에는 중국말이나 영어의 [ l ]과 마찬가지로 혀로 입천장을 튕겨준다. 요새 한참 잘 나가는 의류 전문 백화점 ‘밀리오레’! ‘밀리’처럼 ‘ㄹ’이 연달아 나올 때의 두 번째 ‘ㄹ’과, 맨 마지막 ‘레’의 ‘ㄹ’은 발음하는 방법이 확실히 다르다.
우리나라에 사는 화교들은 그래서 ‘ㄹ’이 하나밖에 없는 우리말 발음을 할 때도 ‘ㄹ’이 연달아 나오는 것처럼 발음한다. 울리 쌀람 뭐든지 다 좋아한다 해! 어떤가? 왜 중국 사람들이 ‘우리 사람’이라는 발음을 제대로 못하고 자꾸만 ‘울리 쌀람’ 하는지 이젠 이해가 되셨겠지? 우리 → 울리, 사람 → 살람, 라오 → (을)라오! 오케이?
그러므로 앞으로 이 글에서 중국말을 한국말로 표기할 때도 이 방법을 역으로 응용하도록 하겠다.
hǎo + le → 하올(↓)러,
má + là → 말(↗)라(↘)!
이것도 오케이? 통과!
이번에는 운모에 관한 상식.
대부분의 운모는 아주 쉽다. 그냥 소리 나는 대로 읽으면 된다. 그러나 자칫 실수해서 잘못 읽을 수 있는 것도 있고, 알고 있어야 할 특성도 있고, 알아두면 신기하고 재미있는 스토리들도 있다. 성모도 다섯 가지를 소개했으니, 여기도 그중 영양가 있는 걸로 다섯 가지만 골라서 이야기해 드리지. 오케이?
( 1 ) [ -ong ]은 어떻게 읽을까요?
옛날이야기지만 어떤 학원에서는 그렇게 가르친다고 들은 적이 있다. 어? 니네들 [ Zhōng guó (中國, 中国) ]를 [ (ㄹ)쫑/구어 ]라고 발음하네? 니네 교수님들 보나 마나 대만에서 공부했지? [ (ㄹ)쫑 ]은 대만 발음이라구! 북경에선 [ (ㄹ)쭝 ]이라고 발음한단 말이야, 알겠어?
설마 지금도 그렇게 가르치는 학원이야 없겠죠? 어디, 중국 학자님 말씀을 들어볼까요? 네? 무슨 차이가 있죠? 똑같은 발음 아닌가요? 네, 그렇습니다. 중국어는 ‘옹’과 ‘웅’을 구별하지 않는답니다.
[ -iong ]도 마찬가지. ‘용’과 ‘융’도 구별하지 않지요. 그 학원 선생님도 이젠 아시겠죠?
( 2 ) [ -ian ]은 어떻게 읽을까요?
[ 이안 ]이 아니라, [ 이엔 ]으로 읽는다. 언어와 문자는 자꾸만 간편함을 추구한다. 뜻이 통하기만 한다면, 될 수 있으면 간편하게 소리를 내고 싶어 하고, 될 수 있으면 간편하게 표기하고 싶어 한다. 그게 언어와 문자의 생리다. 그게 무슨 소리냐?
이게 또 의외로 재밌는 스토리다. 먼저 그림에서처럼 턱 바로 밑에 손바닥을 대고, ‘아’, ‘에’, ‘이’를 소리 내어 보시라. ‘아’는 턱이 많이 움직이는데, ‘이’는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 그건 무슨 말이냐?
턱을 많이 움직인다는 건 그만큼 힘을 많이 사용한다는 이야기. 그래서 사람들은 될 수 있으면 힘이 많이 들어가는 모음을 사용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 그래서 힘을 많이 들이는 모음일수록 주요 모음 취급을 받는다는 이야기다.
영어의 예를 들어드릴까? [ man ]의 발음이 그 좋은 실례. 처음에는 그 발음이 [ 만- ]이었다는군요? 근데 ‘아’라는 모음은 발음하기가 힘들다고 그랬죠? 그래서 은근슬쩍 기회만 있으면 조금이라도 더 편하게 살고 싶어 했다나? 가장 편한 건 뭐라고? 턱주가리가 거의 움직이지 않는 ‘이’나 ‘우’! 아유, 힘들어. 어떻게 [ 민- ]이나 [ 문- ]으로 살 수는 없을까? 떽! 허황된 욕심을 부리면 못쓰지! 듣는 사람들이 [ mean ]이나 [ moon ] 하고 헷갈리잖아! 그래서 할 수 없이 타협책으로 그 사이 발음인 [ 맨 ]이 되었다는 이야기. 음, 이러니까 딴 거랑 헷갈리지 않으면서도 쪼금 편하게 발음되는군. 자, 이해가 가시죠?
중국어의 [ -ian ]도 마찬가지. ‘국수’는 중국말로 [ miàn ]! 옛날에는 이 발음이 [ 미안(↘) ]이었다나? 근데 점차 발음의 간편함을 추구하다 보니 오늘날엔 [ 미엔(↘) ]이 되었다는 이야기. 그나저나 [ zhá jiàng miàn ]은 오리지널 중국 음식이 아니라는 건 다 아시죠? (ㄹ)자(↗)찌앙(↘)미엔(↘)!
( 3 ) 도깨비 움라우트 이야기
중국어에도 움라우트 운모가 있다. 요렇게 [ ü ] 표기한다. 입을 똥그랗게 만들면서 발음해 주시와요? 왜, 엄마들이 애기 오줌 누일 때, 그러죠? 쉬―! 바로 그 입모습이다.
문제는 이 점 두 개의 땡땡이 표시가 도깨비처럼 어떤 때는(nü, lü) 나타났다가, 어떤 때는(ju, qu, xu, yu) 사라진다는 사실! 나타날 땐 보이니까 보이는 대로 발음해 주면 되는데, 사라져서 안 보일 때도 [ 쥐, 취, 쉬, 위 ]로 읽어줘야만 한다는 사실! 그래서 그 때문에 초학자들은 불평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사실!
아니, 골치 아프게 왜 그런다지? 일사불란하게 똑같이 땡땡이 두 개 쳐주면 헷갈릴 일이 없을 텐데 말이야…. 하하, 흥분하지 마시어요. 언어와 문자는 어떤 생리를 가졌다고? 구별만 할 수 있다면 자꾸만 더 간편해지고 싶어 한다고 그랬죠? 바로 그 이유 때문이다. 아쉽게도 중국어에는 이미 [ nu(누), lu(을루) ]라는 발음이 따로 존재하고 있으므로 귀찮지만 [ nü, lü ]일 때에는 구별해 주기 위해 땡땡이를 칠 수밖에 없는 거다.
하지만 다른 움라우트 발음들은? 하하, 그때는 걱정 없다. 따로 구별해 줄 발음들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땡땡이를 표기하지 않고 움라우트로 발음한다.
근데 이런 건 심심풀이 땅콩 삼아 옛날 얘기 듣듯이 듣고 나서 금방 잊어버려도 그걸로 땡! 아무 상관도 없답니다. 왜냐하면 자꾸만 읽으면서 저절로 금방 익혀질 테니깐. 그런 걸 중국어 시험 문제로 내는 교수는 교수 자격이 없다. 그런 의미에서 연습문제 한번 풀어보실까? 크크크
① [ q ]는 어떻게 읽는다고? 치, 그것도 모를 줄 알고? QingDao도 아는데!
② [ x ]는 어떻게 읽는다고 그랬더라? 에이. 씨-, 잊어버렸네….
③ [ qù ]를 ‘쿠(↘)’로 잘못 읽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그러나 [ xué ]를 [ 수에(↗) ]로 읽는 멍멍이들은 너무나 많다. 설마 여러분은 [ 쉬에(↗) ], 움라우트 발음, 잘하셨겠죠?
④ 그나저나... [ Wǒ qù xuéxiào ] 이 말이 무슨 뜻일까요?
통/쉬에(↗)! 쉬에(↗)성! 무슨 말인지 기억나시죠? 네? 생각이 안 나신다구요? 걱정 마셔요~ 아무 상관없습니다. 앞으로 제가 자꾸자꾸 말씀드릴 테니까 그때마다 "아, 그랬던 것 같아..." 잠시 기억했다가 또 까먹으시면 된답니다. 그다음에 또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테니깐 걱정 붙들어 매시길. 오케이? ^^
‘쉬에(↗)’는 현대중국어 발음. 옛날 우리나라에 들어왔을 때의 고대 중국어 발음은 무엇일까요? 그게 바로 현대 한국어의 한자 발음이다. 중국에서는 발음이 변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변하지 않았던 것이다. 자, 발음을 들으면서 우리말 독음이 무엇인지 유추해 보시길. 오케이?
쉬에(↗)성 ― 학생
쉬에(↗)원(↘) ― 학문
쉬에(↗)샤오(↘) ― 학교
쉬에(↗)치(→) ― 학기 semester)
쉬에(↗)쑤(↘) ― 학술
쉬에(↗)시(↗) ― 학습, 학습하다, 배우다, 공부하다
쉬에(↗)페(f)이 ― 학비, 등록금
저, 어디 가냐고요? 아유, 쉬에(↗)성이 어디 가겠어요? 당연히 쉬에(↗)쌰오(↘)에 가서 공부해야죠!
[ 저, 학교에 가요! ]
( 4 ) 이번엔 위의 두 가지가 짬뽕된 [ -uan ]의 스토리
여기서는 [ u ]도 움라우트로 읽어준다. [ 위안 ] 또는 [ 위엔 ]이라고 읽는다. 주로 [ 위엔 ]으로 읽는다.
움라우트로 발음해 주는 경우는 모두 6가지.
① [ n, l ]과 움라우트가 결합할 때는 점 두 개의 땡땡이 표시를 해준다. (예) nü, lü
② [ j, q, x, y ]와 움라우트가 결합할 때는 발음은 움라우트로, 표기할 때는 점 두 개의 땡땡이를 하지 않는다.
왜 그런다고 했죠?
① 중국어에는 이미 [ nu(누), lu(을루) ]라는 발음이 따로 존재하고 있으므로, 그것들과 구별해 주기 위해 귀찮지만 [ nü, lü ] 일 때에는 땡땡이(움라우트)를 칠 수밖에 없는 거다.
② 그러나 [ j, q, x, y ]와 운모가 결합할 때는 언제나 움라우트로 발음해 준다. 그 외의 다른 발음은 없다. 그러므로 다른 것들과 구별할 필요도 없기 때문에, 표기할 때도 땡땡이(움라우트)를 치지 않는다.
그러니까 [ ju, qu, xu, yu ]를 어떻게 읽어줄까요?
그럼 [ juan, quan, xuan, yuan ]은 어떻게 읽어줄까요?
그런데 [ -uan ]도 [ -ian ]과 마찬가지. 말하기 편하도록 자꾸만 발음이 변하고 있는 도중이다. 다만 [ -ian ]은 세대교체에 완전 성공! 모든 중국 사람들이 전부 다 [ 이엔 ]으로 발음하지만, [ -uan ]은 아직 세대교체에 완전 성공한 단계는 아니라나? 예를 들어 아래의 발음을 읽어보자.
지금 말한 대로 발음하면 [ 위엔(↗) 스(↘) 카이(√) ]다. 어디서 들어본 것 같지 않은가? 그렇다. 우리 한자 발음으로는 원세개袁世凱다. 우리나라 동학혁명 때 청나라 공사로 와 있다가 나중에 서태후한테 알랑방귀 뀌어서 요직을 장악한 후, 1911년 10월 10일 쑨원孫文이 신해혁명辛亥革命을 일으켜 중화민국을 수립했을 때 임시 총통을 맡았던 자의 이름이다.
근데 그 사람 이름을 우리나라 교과서는 [ 위안/스/카이 ]로 표기하고 있다. 그 사실은 무엇을 말해주는 것일까? 100년 전만 해도 [ yuan ]의 발음은 [ 위안 ]이었다는 이야기. 근데 오늘날의 표준 발음은 [ 위엔 ]이라는 이야기. 근데 아직도 연세 지긋하신 할아버지들이 발음하실 때는 “위안~”이라고도 한다는 이야기. 오케이?
( 5 ) 마지막으로 청개구리 [ e ] 이야기.
이건 [ 어 ]라고 읽는다.
어? [ 어 ]라구요? 이상하다? 북경을 ‘베이(↓)징(→)’이라고 읽잖아요? 그런데 한어병음으로는 [ Běijīng ]이라고 쓰잖아요? 그때 [ e ]는 왜 [ 에 ]로 읽죠?
그렇다. 문제는 바로 그거다. 바로 그 때문에 수많은 언론사에서 중국어 발음을 무수히 잘못 쓰고 있다. 기자 여러분, 이 기회에 분명히 알아두시와요?
한어병음의 [ e ]는 말썽꾸러기다. 말 안 듣는 청개구리 같다.
기본적으로는 [ 어 ]라고 읽지만, 가끔은 [ 에 ]라고도 읽는다. 그 차이를 분명히 알아두자.
① 원래는 [ 어 ]라고 읽는다.
② 그러나 ‘모음’과 결합되어 복모음이 된 경우에는 [ 에 ]로 읽는다. [ ei ]는 [ 에이 ], [ ie ]는 [ 이에 ]로.
③ 다른 것과 결합되지 않고 단독으로 표기될 때는 [ (으)어 ]라고 읽는다. 배 속에 모인 기운을 끌어올려 내뱉으면서 나는 소리다. 예를 들어드릴까?
아이구, 배고파! or 배고파 죽겠어! [ (으)어(↘) 슬(↓)러(↑) : 餓死了! ]
하지만 이런 경우는 자주 나오지도 않고, 신문에 [ (으)어 ]로 표기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그냥 [ 어 ]라고 표기해도 봐주기로 하자. 오케이?
④ 자, 그럼 이것도 연습문제를 풀어볼까요?
정답은? 맨 아래에. 흐흐, 채점결과는 공개하지 않을 테니, 스스로 확인해 보시와요? 어때요? 다 맞았겠죠? 설마 하니, [ pen ]을 [ 펜 ]이라고 읽지는 않으셨겠지?(뜨끔! 어떻게 알았지?) 영어가 아니니까 절대 혼동하지 마시길! 자, 그람, 여기서 다음 글 올릴 때까지, 잠깐 휴식! 씨우(→)시! (무슨 말일까?)
정답: [ (을)러, (ㄹ)처, (ㄹ)세이, 펀, (ㄹ)청, 니에, 원 ]
< 계 속 >
[ 대문 사진 ]
◎ 현대 중국의 작가 라오서(老舍; 1899~1966)의 대표적인 희곡 <차관 茶館>의 한 장면. 그의 탄신 120주년을 기념한 공연. 1930년대~1940년대의 전통적인 중국인 복장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