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요 나는 단지 익숙하지 않은 모습을 보았을 뿐이에요. 당신은 어제와 다른 사람이고, 그래서 어제와 다른 얼굴을 하고 있겠죠.
당신이 변하는 건 당연해요. 어쩌면 예전보다는 수척해보일 수도 있고, 또 어쩌면 살이 좀, 아니면 많이 쪘을 수도 있죠. 얼굴빛이 좀더 창백해졌을 수도 있고 불그레해졌거나 예전에 비해 여드름같은 게 많이 올라왔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그런 변화만을 읽고 걱정하는 건 너무나 어리석은 생각이겠지요.
흘린 눈을 떠올리고 있어요. 놓친 말을 톺아보고 있어요. 여전히 잘 살아가고 있음을, 잘 살아내고 있음을 알리는 확실한 징후는 현재에만 길들여진 나의 오감만으로는 파악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을, 난 이제 깨달으려 해요. 그만큼 살아온, 그만큼 다를 당신의 시간들을 느끼며-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구나. 당신은 또 새로운 날을 살고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