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워있는 개
개와의 일상
우리 개는 집에서 거의 누워있다. 개는 우리가 티비볼 때, 밥 먹을 때, 씻을 때, 청소할 때 항상 누워서 우리를 쳐다본다. 나는 그런 개가 궁금하다. 무슨 생각을 하는거냐, 너.
우리 개는 누워서 눈알을 이리저리 굴린다. 나의 일거수일투를 감시한다. 씨씨티비가 따로 없다. 내가 일어나면 일어나고 앉으면 다시 눞는다. 개는 누워서 자주 입맛을 다신다. 개는 종종 기지개도 켠다. 개는 종종 잠꼬대도 한다. 짧게 짖기도 하고 누워서 달리기도 한다. 그렇게 개가 내는 소리로 내 귀가 심심하지 않다.
우리 개는 장난감을 좋아하지 않는다. 삑삑대는 장난감, 공, 부드러운 장난감, 움직이는 장난감 모든 장난감에 반응하지 않는다. 공을 굴리면 저만치 도망간다. 삑삑이를 눌러도 저만치 도망간다. 우리 개가 집에서 할 수 있는게 많이 없어 유감이다. 아마 집에서 딱히 즐거움을 찾지 못하기 때문에 밖에서 날뛰는게 아닌가 싶다.
개를 즐겁게 해주고자 짧게 훈련을 한다. 손에 간식을 얹어 보여준다. 이내 개가 간식을 먹으려 하지만 손바닥을 오므려 차단한다. 기다려 훈련이다. 개는 헛입질을 하다가 이내 쉽게 주지 않을 것을 안다. 코앞에 들이댄 간식의 유혹을 떨치기 힘들지만 개는 최선을 다해 참아본다. 개는 유혹을 참기 위해 엉뚱한 곳을 응시한다. 개의 시선이 방황하다 내 눈과 마주치는 순간 나는 개에게 보답을 한다. 잘했어. 개는 간식을 씹지도 않고 삼킨다. 그리고 헥헥. 기특하다.
개는 맨 바닥을 선호한다. 카페트나 담요를 마다하고 개는 맨바닥에 털썩 눞는다. 개는 천천히 눞지 않고 한번에 털썩 자신의 몸을 바닥에 떨어뜨린다. 아플거 같다. 하지만 개는 개의치않고 털썩 눞기를 반복한다. 개의 눞는 소리는 집안에 울린다.
개가 집에서 걸을 때 발톱이 바닥에 닫는 경쾌한 소리가 난다. 탁탁탁탁. 개의 발톱이 아무리 짧아도 개의 발톱은 어김없이 바닥에 닿아 소리가 난다. 탁탁탁. 하지만 새벽에 들리는 발소리는 달갑지 않다. 개는 해가 뜨자마자 어김없이 침대 옆으로 와 얼굴을 들이밀며 나를 깨운다. 개가 다가오는 탁탁탁 소리는 알람이나 다름없다. 개는 나를 깨우고 방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들어왔다가 누웠다가 일어났다가 헥헥 댔다가 입맛을 다셨다가 고요한 새벽을 자신의 소리로 채운다. 아침잠이 많은 나는 조금은 괴롭다.
개님 왈, "날 만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