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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초반, 암환자가 되다.

힐링미 암환우 수기

by 힐링미
ⓒunsplash

20대 초반에 암 진단을 받았을 때, 인생이 송두리 째 흔들리는 것 같았습니다.

대학 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기였고,

새로운 친구들과 새로운 환경 속에서 새로운 미래를 그리며 꿈을 키워가던 때였어요.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통증과 이상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고,

검사 결과는 "암"이라는 믿기 힘든 진단이었습니다.

그날의 충격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어요.

왜 하필 내가, 왜 하필 이런 어린 나이에 암을 겪어야 하는지, 너무나도 막막하고 두려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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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몇 주 동안은 정말 혼란스러웠습니다.

부정하고 싶었고, 꿈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또래 친구들은 하고 싶은 일도 하고,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데, 갑자기 암이라니요?

저 홀로 암과 싸워야 한다는 현실이 믿기지 않았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조차 쉽게 말할 수 없었어요.

직 너무 어린 나이에 암에 걸렸다는 말을 꺼내는 것조차 너무 무섭고 무겁게 느껴졌으니까요.

가족들에게 암이라는 사실을 알리자마자 엄마는 거의 통곡하셨어요.

아직도 가족들의 그 눈빛들을 떠올릴 때마다 마음이 찢어지는 듯한 기분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더 잘 이겨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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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 치료는 몸과 마음을 동시에 시험하는 과정이었습니다.

매번 항암 치료를 받고 난 뒤 며칠간은 고통스러운 부작용에 시달려야 했어요.

머리카락이 한 움큼씩 빠질 때마다 제 자신이 사라지는 것만 같았고,

거울 속의 내 모습이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외적인 변화보다 더 힘들었던 것은 스스로를 잃어가는 느낌이었던 것 같아요.

내가 과연 이 싸움에서 이겨낼 수 있을까?

내 꿈을 다시 펼칠 날이 올까?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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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토록 힘든 시간을 보내는 동안에도 주변 사람들의 응원은 큰 위로가 되었어요.

친구들은 작은 선물과 편지로 기운 없는 제 모습을 격려해 주었습니다.

가족들은 늘 곁에서 묵묵히 저를 지켜봐 주었어요.

가족과 친구들 덕분에 살아 있다는 감각을 느낄 수 있었어요.

힘들고 지난한 치료 과정을 조금씩 이겨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병원 생활을 하면서 저처럼 암을 앓고 있는 또래 암환자들과도 교류할 기회가 생겼는데, 비슷한 처지의 친구들과 이야기 나누며 저에게도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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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나 자신을 아껴주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사랑을 말하자.


암 투병은 단순히 병과 싸우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저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시간이었고,

제가 정말 소중히 여겨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하는 계기가 되었어요.

이전에는 성적이나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외부의 기준에 맞추어 제 자신을 평가하곤 했어요.

하지만 암을 겪으며 하루아침에 죽음이 다가올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진정한 삶의 의미는 더 이상 외부의 것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저 나 자신을 아껴주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사랑을 말하고,

나에게 주어진 하루하루에 감사하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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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을 겪는 동안 저는 더 강해졌습니다.
정말로 그렇게 자부할 수 있어요.



물론 이 싸움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어요.

암을 겪는 동안 저는 더 강해졌습니다.

정말로 그렇게 자부할 수 있어요.

앞으로 삶을 살아가며 언제든 더 힘든 일이 닥칠 수 있겠지만,

어떤 일이든 이겨낼 힘이 저에게 있다는 것을 믿게 되었어요.

암은 저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지만, 동시에 새로운 삶의 지표를 선물해 주었습니다.

이제는 저에게 주어지는 매일 아침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시작하고,

제 앞에 놓인 시간을 소중히 즐기려 합니다.









*'연'님의 힐링미 암 환우 수기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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