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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입니다"
그 단순한 한마디가 갖는 의미

힐링미 암환우 수기

by 힐링미
ⓒunsplash

암 진단을 처음 받았던 날을 떠올리면, 여전히 심장이 먹먹해져요.

병원의 차가운 의자에 앉아 의사 선생님의 말을 듣던 순간이 아직도 떠올라요.

많이들 표현하곤 하는, 네. 세상이 멈춘 듯한 느낌. 꼭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암입니다"라는 그 단순한 두 글자가

저에게는 모든 것을 뒤집고 흔드는 커다란 폭풍처럼 느껴졌어요.


사실 암이라는 병은 어딘가 멀리에만 존재하는 것 같았어요.

철저히 나와는 상관없다고 생각했었습니다.

뉴스나 드라마에서 등장할 법한 이야기로 느껴졌지,

내가 암의 주인공이 될 거라는 상상은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그 상황에 처하게 되니, 말 그대로 땅이 꺼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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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이 여기서 끝날지도 모른다’


그날 밤, 침대에 누우니 이런저런 생각들이 밀려왔어요.

‘내 인생이 여기서 끝날지도 모른다’는 생각,

그전에는 미처 해본 적 없었던 그 생각의 두려움이 가장 컸습니다.


앞으로 남은 시간 동안 어떤 일들을 겪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숨이 막혔습니다.

혼자 있는 시간이 너무나도 무서웠고, 눈을 감기조차 어려웠어요.

하루아침에 모든 것이 바뀐 듯한 기분에,

그동안 당연하게 여겼던 삶을 새삼스럽게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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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내 존재가 다른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큰 의미로 남길 바라는 마음이 컸던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주변 사람들에 대한 생각도 깊어졌어요.

내가 암으로 세상을 떠난다면 내 가족과 친구들은 어떻게 될까?

나는 그들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이런 질문들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내 존재가 다른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큰 의미로 남길 바라는 마음이 컸던 것 같습니다.


평소에는 그냥 쉽게 지나치던 일상적인 모습들이 당연하지 않게 다가왔어요.

그 순간의 깨달음이 생경했지만 강렬했습니다.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를 더더욱 소중히 여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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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몇 주간을 두려움 속에서 시간을 보냈어요.

무서웠고, 또 무서웠습니다.

그러면서 나 자신에게 다짐하게 되었어요.

‘어떻게든 이 상황을 이겨내야 한다.’

두려움에만 휩싸여 있다가는 이대로 무너질 것 같았어요.

내 안의 작은 희망이 나를 붙잡아 주었습니다.


암이라는 병이 내게 찾아온 이유가 무엇인지 아직도 명확히 알 수 없지만,

오히려 암, 암이라는 이 쉽지 않은 경험을 통해 스스로 더 단단해질 기회를 만났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물론 병마와 싸우는 것은 정말이지 쉽지 않은 여정이었고,

앞으로도 예상하지 못한 수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처음 암 진단을 받았을 때의 충격과 두려움만 하겠어요?

암은 어쩌면 저에게 새로운 시작의 계기가 되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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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진단을 받고 처음 느꼈던 그 절망과 두려움은 여전히 마음 한편에 자리하고 있지만,

이제는 그 감정이 나를 지탱해 주는 힘이 되었습니다.


암을 처음 마주했던 그 순간을 기억하며,

매일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끼고 있습니다.

저처럼 암과 싸우는 모든 환우 분들께,

잘하고 있다고, 힘 내시라고 작은 응원을 보내고 싶어요.




매일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끼고 있습니다.










*익명으로 보내주신 힐링미 암 환우 수기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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