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Zero Oct 10. 2023

적성

잡담

  그냥 저는 똑똑한 게 아니고 적성에 맞는 거라고 생각해요. 다른 사람들보다 법이라는 분야에 조금 더 적성이 맞는 거요. 일부 사람들은 사시에 패스한 판검사와 변호사들을 우리나라에서 제일 똑똑한 사람이라고 말들 하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얼마 전에 영어 통역사의 일화를 하나 들었거든요. 그 통역사는 자신이 영어를 좀 한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외국인을 만나니 영어가 하나도 안 들리더래요. 그래서 좀 충격을 받아서 불과 몇 달 만에 3만 단어를 다 외워 버렸다는 거예요. 자그마치 3만 개의 단어를요. 그렇다면 이 사람이 사법고시 패스한 사람보다 덜 똑똑한 건가요. 사법고시 패스한 사람들에게 이 통역사처럼 몇 달안에 3만 개의 영어 단어를 외우라고 하면 과연 몇 명이 성공할 수 있을까요. 또 의사나 과학자, 물리학자 수학자, 추리 소설가, 막장 아침 드라마작가등등이 사법고시 패스한 사람보다 덜 똑똑한 건가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운동선수나 악기를 잘 다루는 사람들을 보면 재능이 있고 적성이 맞다고 이야기들 하잖아요. 그래서 저는 판검사나 변호사도 법이라는 분야에 적성이 맞는 사람들인 것일 뿐이지 그들이 사법고시를 패스했다고 해서 나라에서 제일 똑똑한 사람들이라는 인식에는 동의할 수 없어요. 아까 말한 영어 통역사가 몇 달안에 3만 개의 단어를 외울 수 있는 언어에 대한 재능을 가지고 영어에 적성이 맞는 사람이듯이요. 그냥 판검사나 변호사는 법에 대해 우리보다 조금 더 관심이 많고 우리보다 조금 더 적성에 맞는 것일 뿐이에요. 법을 안다고 우리보다 더 똑똑한 건 아니라는 거예요. 사회가 법을 가르치지 않고 그렇다 보니 우리가 법을 다루는 사람을 좀 특별하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사회구조의 악영향 때문일뿐이지요. 우리나라는 옛날 어른들이 자식 세대의 법에 대한 접근성을 너무 무겁게 인식시켜 놓았어요. 사법고시 시험은 아무나 볼 수 없는 특별한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거라는 걸로요. 그래서 저희가 그들을 나라에서 제일 똑똑한 사람들이라고 착각하는 잘못된 생각의 인식에 빠져버리게 된거지요. 따져보면 별 것 아닌건데요. 저 같은 사람도 대학 선택과목으로 민법을 수강한 적이 있는데 A학점을 받았거든요. 학업과 일을 병행하며 법에 대해 문외한이었던 제가 받은 학점치고늨 나쁜 학점은 아니었잖아요. 수업을 듣기 전에는 저도 법이라는 관념에 걱정이 많았는데 막상부딪혀보이 별거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그렇게 생각하는 거예요.

작가의 이전글 훈아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