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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잡담

by Zero

옛날에 암이라고 하면 말 그대로 불치병이었죠. 한 번 걸리면 곧 죽음을 받아야 하는 손쓸 수 없는 병이요. 저도 아버지를 암으로 보냈고 어머니도 투병 중이시고요. 그래서 저는 암이라는 말만 들어도 지긋지긋해요. 그런데 제가 요즘 생각이 조금 바뀌는 게, 제가 죽을 때는 차라리 암으로 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지금 투병 중이신 분들과 그 가족들에게는 몹쓸 말이지만 저 같은 경우 아내도 자식도 없다 보니 뇌졸중이나 치매 또는 다른 병으로 몸도 가누지 못한 채 병실에 누워 죽지도 못하고 목숨만 유지해야 되는 상황이 오면 어쩌나 그게 더 걱정스럽게 생각되더라고요. 암은 그냥 갈 때는 확실하게 가니 그 누구한테 폐 끼칠 일도 별로 없지만 그렇지 않고 다른 병으로 병원에서 가족도 없이 의식이 있던 없던 그렇게 병원 천정만 보며 호흡기에 의지한 체 죽어가야 한다는 건 제게 너무 가혹한 시련이 아닐까 생각하는 생각이 들어요. 몰라요. 저도 이제는 적지 않은 나이에 몸이 여기저기 아프고 건강검진에서 이러저러한 의사소견이 늘어나니 자꾸 이런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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