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

잡담

by Zero

저녁 7시에 잠들었다. 그다음 날 낮 12시에 일어났다. 그것도 겨우 밥을 먹기 위해서 떠지지 않는 눈을 겨우뜨고 밥을 삼켰다. 밥 먹는 시간은 대략 10여분이었다. 그리고 밥숟가락을 놓고 바로 또 소파에 누워 눈을 감았다. 그렇게 눈을 감고 있다 오후 5시에 일어나 샤워를 하고 6시에 저녁을 먹고 7시에 잠들었다. 매일을 이랬다. 의식은 몸을 움직여야 된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몸이 이런 내 의지와는 달리 말을 듣지 않았다. 당시 내 나이 서른 다섯 정도였다. 취직도 안되고 삶에 의욕이 없어 매일 이런 일상의 반복이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그 많은 연세에 폐지 공장에서 하루 종일 서서 일하고 저녁에 돌아오는데 나는 그렇게 지냈다. 그 미안함을 알면서도 몸은 말을 듣지 않았다. 대략 일 년이 넘는 시간을 그랬던 것 같다. 나는 나의 무기력을 내 의지로 통재 할 수 없었다. 그 후 어떤 계기였는지눈 이제 생각나지 않지만 아무튼 어찌어찌해서 그 어둠을 벗어난 지금 아직도 그때만 생각하면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뿐이다. 아마 그런 행동도 분명 정신의학적으로 분석해 보면 자기 방어 기제의 행동이었을지 모르지만 나는 그때 그랬고 그 시간이 탈없이 순조롭게 지나고 이렇게 정상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어 그저 다행이다. 그때의 그러함도 하나의 인생 경험이었다고 치면 이것도 내가 인생을 깨닫는데 하나의 중요한 경험이었음은 분명하고 그때의 그 고비를 무사히 넘기게 해 준 나의 가족들에게 그저 고맙다는 마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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