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편안하게 하는 루틴
반복적으로 특정 루틴을 이어가는 것.
내가 일상의 안정을 찾는 방법이다.
아침에 일어나 나의 다락방에서 김씨네 공부방을 점검하고,
하루 일정을 확인하며,
다시 부엌으로 나가 양 씨들의 아침을 챙긴다.
하루를 마무리하고 샤워하고 난 후,
선풍기 앞에서 머리를 말리며 읽는 책과, 자기 전 읽는 책이 다르다. (이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
어제는 사무실에서 종일 앉아있어야 하는 사실에 가슴이 퍽 막혔다.
점심 거르면서 얼른 일하고 더 빨리 퇴근할 수 있는 유연성이 없는 이 한국조직에서, 어떤 효율성을 추구할 수 있을까.
이 모든 것이 팀의 목표가 확실하고, 보상이 명확하다면,
일한 시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떤 일을 어떻게 해내고, 그것이 비즈니스에 충분한 가치를 준다는 것일 텐데.
물론 이건 내 머릿속에서 혼자 재잘거리는 이야기다.
이걸 어떻게 조직에 이해시킬 것인지에 대해서는 고민이 필요하다.
더 무서운 것은,
종일 회사에 앉아서 퇴근 시간을 기다렸던 때가 내 첫 직장에서의 모습이었다는 것
거기에 젖어 들어 그냥 그렇게 살았던 시간들이 싫어서
이직하고, 공부하러 나갔다 오고, 더 치열하게 살았는데,
그 종착점이 다시 여기구나.라는 생각까지 미치자 많이 우울했었다.
이것들이 나에게 너무 편해지기 전에 뭔가는 해야겠다는 조급함이 다시 몰려온다.
하지만 나의 안정을 위해
동시에 이 안에서도 루틴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 이 걱정들 역시 미래다.
현재를 살자.
오늘은 점심시간에 혼자 성수동을 한번 걸어보자.
나에게 주는 선물의 장소, 루틴을 만들어보자
그리고 저녁에는 꼭 요가를 들러야 하니,
점심 끝나고 퇴근 전 먹을 샐러드를 한통 사서 들어가자.
그리고, 이왕 시작한 거. 이것저것 계획하고 일해보자.
난 빈 달력을 보면 숨이 또 막힌다. 꽉 채운 달력이 좋은데. 강박인가.
오늘도 회사를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