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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리를 찾지 말고 조빵을 찾아라.

빨강과 흰색 스트라이트 무늬 옷이 그림책 '월리를 찾아라' 같다.

by 글쓰엄

빨강과 흰색 스트라이트 상의를 입고 출근한 아따씨. 순간 '월리를 찾아라'의 그림책이 생각났다. 번뜩 스친 생각으로 아따씨를 향한 장난기가 내 입가를 들썩이게 했다.

"아따씨야! 오늘 그대 의상이 추억의 캐릭터를 생각나게 하는군요."

"왜요. 또!"

"아따를 찾아라인데요."

"예?"


컴퓨터로 월리를 찾아라를 검색하고 화면을 보여주며 말했다.

"당신 의상이 이 그림책 월리 아저씨의 옷과 같습니다. 오늘 하루종일 그대를 찾을 것 같아요."

"무슨 소립니까. 그리고 이 옷 메이커예요. 특별히 비싸게 주고 샀는데 월리를 찾아라니요."

"나는 메이커를 잘 모릅니다. 관심도 없지만 그대의 비주얼이 오늘 우리를 즐겁게 할 모양입니다.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아따! 마! 이 옷 때문에 피곤하게 생겼네."


빨강과 흰색 줄무늬가 하루종일 눈앞에 아른거리는 게 내 입도 근질거렸다.

"아따씨야! 사진 찍어도 돼요?"

"사진은 왜요?"

"오늘 그대 의상을 기념하여 글감이 떠올랐습니다. 그 내용을 브런치에 적고 싶은데 어떻습니까?"

"아. 그러면 슬림하게 찍어보세요. 아~ 예전에 내 별명이 조빵이었는데."

"예? 조빵이라고요. 왜요?"

"성이 조씨다 보니까 애들이 그렇게 부르더라고요."

"그래요? 어? 조빵을 찾아라. 어때요. 입에 착착 붙으면서 훨씬 발음이 재미있는데요."

"아휴. 내가 괜한 말을 했네요. 이 주둥아리가 문제라니까."

'조빵을 찾아라'


매장 이야기로 자신의 이야기가 도움이 된다면 적극적으로 사용하라는 아따씨. 그대는 내 감사한 구독자다. 이것도 사회생활 중 일부라고 글에 대한 피드백까지 남겨 주시니 든든한 사람이기도 하다. 함께 일한다는 이유만으로 우리의 투닥거림이 글로 남겨지는 게 억울할 법도 하지만 늘 적극적이다. 오히려 잊어버렸던 일을 다시 보게 돼 자기반성이 된다고 다.


"아따씨야. 아무리 생각해도 이번 에피소드는 백 개의 글자보다 한 장의 이미지가 낫겠어요. 아무래도 조빵을 찾아라는 그림을 그려야겠어요."

"그림까지요? 과장님! 쓸데없는 에너지 쓰지 마시고 일에 집중하세요."

"아니요. 오늘 그대 의상이 너무 기억에 남아 일에 집중할 수가 없습니다. 어떻게 하면 그대를 위한 이벤트가 될 수 있을까요. 이번 건은 그림으로 남겨야겠습니다."

"아이고. 과장님! 제발 진정하세요."

"아닙니다. 제가 꼭 실현시켜 보겠습니다."


그림을 그리려 컴퓨터로 드로잉을 해보니 내 손목과 눈만 아파왔다. 퀄리티도 떨어지고 그려야 할 게 많다 보니 몇 번을 그리다 포기하게 됐다. 쉽게 가려고 초창기 AI에게 밑그림을 그려 부탁했더니 바퀴벌레를 그려준다. 막막하다. 아무래도 시간이 걸릴 것 같지만 약속한 게 있어 꼭 완성하고 싶었다. 최종적으로 쳇 GPT의 도움을 받아야겠지만 역시 실제 사진만 한 게 없는 건가 싶다.


나는 왜 그대만 보면 이벤트를 생각하게 되는지 모르겠다. 나와 다른 에너지로 내가 아닌 나를 발견하게 해 주어 그런 걸까? '월리를 찾아라'가 '조빵을 찾아라'가 됐지만 매장에서 그대를 찾아대는 나를 기억하기 위해 이미지를 남긴다.

'조빵을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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