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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위안부는 과연 위안부를 비하했나?

by 제이슨

박유하 교수는 <제국의 위안부>라는 책을 썼을 때 수많은 공격을 당했다. 정대협(현 정의기억연대) 같은 위안부 단체로부터도 고소를 당했으며 재판에서 일부를 삭제하고 다시 출판하라는 판결이 내려졌다. 형사 재판에서도 항소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으며 지금까지도 아직 법적 절차가 끝나지 않은 것으로 안다


그렇다면 도대체 뭔 내용이기에 <제국의 위안부>는 이렇게 법적인 문제까지 겪었던 것일까? <반일 종족주의>의 경우 직접적으로 매춘부가 맞다고 하였고 류석춘 교수는 여기에 확인 사살까지 박았으니 충분히 문제가 되고도 남지만 <제국의 위안부>는 의외일지 모르겠으나 매춘부라고 한 적이 없다.


정확히 말하자면 매춘부라는 표현을 쓰긴 썼는데 어디까지나 일본 우익 측 주장을 인용하면서 비판하기 위해 썼던 것이다. 박유하 교수는 이 책을 통해 식민지 지배를 통해 그러한 상황을 만들어낸 제국 일본의 근원적인 책임을 날카롭게 지적하였고 위안부 문제로부터 등을 돌리고자 하는 일본의 우익 논조 역시 반일 담론과 마찬가지로 비판했다.


책 내용을 잠시만 설명해보자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위안부가 일본군에서 강제로 끌고 간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는 반만 맞다. 위안부의 수요를 책정한 것은 일본군이었지만 실제로 위안부의 모집을 담당한 건 군으로부터 위탁받은 민간 업자들이었다. 따라서 영화 <귀향>에 나온 것처럼 어느 동네에 잘 살고 있는 처녀를 갑자기 일본군이 들이닥쳐 데려간 것은 허상이라는 것이다.


동시에 소녀 위안부라는 이미지 또한 허상이다. 1944년 8월 미얀마 미트키나 함락 이후 소탕작전에서 미군에게 포로가 되어 전쟁정보국의 심문을 받은 조선인 위안부의 평균 연령은 25세 였으며 어떤 위안부는 증언한 본인을 제외한 나머지는 스무 살이 다 넘었다는 식으로 증언한 바가 있다고 하는데 그러면서 소녀 위안부가 평균적인 모습은 아니라는 것을 보는 일이 중요하다고 나온다.


그러니 위안부가 소녀라는 것은 만들어진 이미지이며 실제는 이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또한 정신대와 위안부의 혼동도 반일 선동의 주 근거다. 정신대는 공장 노동을 위해 일제가 끌고 가기 위해 만든 것으로 비교적 학생층이었고 반대로 위안부는 저학력층이었다. 또 정신대는 단체로 트럭에 태워 데려갔지만 위안부는 개별적으로 업자들이 취업 사기, 납치 등으로 데려온 것이었기에 엄연히 다르다.


한마디로 이 책은 만들어진 위안부 이미지를 비판하는거지, <반일 종족주의>마냥 결코 위안부 그 자체가 매춘부였다는 얘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라는 거다. 램지어 교수가 <제국의 위안부>를 논문에서 인용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일본 극우를 따르는 교수가 인용했으니 <제국의 위안부>도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고 반론할 수도 있는데 램지어 논문은 오인용이다.


그런 점에서 나는 <제국의 위안부>를 그럭저럭 잘 쓴 책이라고 보며 절대 위안부를 비하하는 책이라고 보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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