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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슨 Sep 04. 2022

유럽연합의 안일함이 불러온 결과

2018년도였었다. 그때 미국의 대통령이었던 트럼프는 독일이 조만간 러시아의 에너지에 완전히 종속될 것이라고 했었다. 당시 CNBC라는 언론은 "트럼프는 독일의 에너지 의존 상태에 대해 과장된 거짓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며 강하게 트럼프를 비판하고 유럽연합의 러시아 가스 의존 경향을 옹호했었다.


우리나라 언론의 보도도 마찬가지다. 동맹에 배신을 때렸다는 둥, 동맹보다 돈맹이라는 둥, 독일인 대부분은 푸틴이나 김정은보다 트럼프를 싫어한다는 둥 완전 개판이었다. 심지어 미국 언론 중 뉴욕 타임스는 아예 JTBC 보도마냥 자칭 팩트체크랍시고 바이든이 가스관을 열었다는 것은 거짓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오히려 트럼프는 독일이랑 유럽 보고 러시아 석유랑 가스 받지 말라는 취지에서 노르드스트림 막는 걸로 유럽이 하도 반발을 하니 그걸 대체한다는 의미에서 이스라엘, 그리스, 그리고 이탈리아 이렇게 세 국가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이스트메드 파이프라인 준공을 적극 지원해줬었다.


하지만 바이든 정권은 들어서자마자 이스트메드 파이프라인 준공에 있어서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고 미국 정부에서 더 이상 해당 가스관의 준공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리고 트럼프 때 정지됐었던 노드스트림 가스관을 재승인시켜줬다. 오히려 트럼프가 그나마 러시아 가스 의존을 탈피하려 한 사람이었고 바이든이야말로 진짜 친러짓을 했던 사람이었다.


결과적으로 바이든이 승인한 노드스트림 1의 재개통은 러시아의 가즈프롬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시작으로 가스를 걸어잠그는 행동으로 나옴으로써 미국 물가의 상승과 유럽연합 경제의 붕괴를 낳았다. 유럽연합과 미국 민주당은 당장의 이익을 보고 러시아의 가스에 의존하는 상황을 선택할 때 반대로 트럼프만이 의존도에서 벗어나 에너지 무기화를 막으려 한 선구안적 행보를 보였던 것이다.


더욱 웃긴 것은 지금 언론이 러우전 잘못을 오로지 트럼프에게만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집권 기간 내내 친러 외교를 펼쳤다는 것인데 웃긴 게 뭔줄 아나? 폴란드에 F-35를 공급하고 해이해진 나토의 재무장을 촉구했었던 때가 트럼프 시기였다. 그에 반해 바이든은 전쟁을 막으려는 노력도 안한 채 트럼프의 행보를 반대로 걷겠다는 심보로 가다가 지 스스로 다 말아먹고서 트럼프 탓만 하고 있다.


이렇듯 아무런 대비가 안되어있었으니 당연히 전쟁 난다면 질 수 밖에 없는 구조였다. 그런 와중에도 단순히 우크라이나만 나토에 들어오면 모든게 해결될 거라 믿었던 게 아이러니. 결국 서유럽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면서 뒤로는 러시아 가스를 들여온 이중적인 정신 분열 행태 덕분에 지금 스스로 대가를 치르고 있다.


서유럽이 더욱 안일했던 것은 경제적으로도 러시아에 속박당하는 와중에도 군사적인 대비도 안했던 것이었다. 2019년 당시 독일 연방군은 가동 가능한 장비가 거의 없는 수준까지 떨어졌고 프랑스군은 인력난 때문에 징병제 부활하려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기초군사훈련 도입으로 방향을 틀었다. 나머지 나토 국가들은 몸빵 역할인 폴란드군에게만 유럽의 방위를 의존했다.

사람들이 크게 착각하는게 있다면 버락 오바마 8년보다 도널드 트럼프 4년이 더 많은 대러제재에 서명한 시기였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크림반도 합병이 오바마 때 있었던 것에 반해 트럼프 때는 러시아가 매우 조용히 있었다. 트럼프가 했던 제재에는 러시아 경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에너지 산업에 직격타를 때리는 제재가 있었다.


그에 반해 오바마는 아까 언급한 노드스트림 1,2의 개통을 승인한 장본인이다. 바이든 역시 역대 최고 수준으로 러시아산 원유를 들여온 장본인이다. 트럼프 때까지만 해도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의존을 끊기 위해 셰일 가스를 개발했지만 바이든은 신좌파식 환경주의에 사로잡혀 국내 환경 파괴 때문에 친환경 사업으로 에너지를 모으시겠으시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도 사실 의외로 트럼프가 더 잘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 행정부가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대규모 살상 무기 수출을 계속 거부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승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는 오히려 한발 더 나아가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팔았다.


또 돈바스 반군의 자금 지원줄인 러시아 올리가르히 재벌들과 그들이 통제하는 사업, 미국 내 러시아 고위 관료들의 금융자본을 제재한 것도 트럼프였다. 반면 바이든은 대러제재에 예외 조항을 두어 러시아산 가스를 유럽이 계속 공급할 수 있게 하고 있으며 특히 러시아산 원유와 타국의 원유를 섞는 방식으로 제재를 우회하기도 한다.


이렇게 말하면 항상 나에게 러뽕이니 미정갤러니 하며 태클이 들어온다. 한일무역 분쟁 때도 나는 친일 매국노라고 욕을 먹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게 진실이다. 미국 내의 바뀌어가는 평가처럼 트럼프가 바이든보다 나았던 것은 사실이며 최소한 우익이라는 인간들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우크라이나를 응원하는 건 그저 바보짓이다.


나는 따라서 철저하게 위선적이고 이중적인 서유럽의 패망을 기원하며 그렇게 된다는 조건 하에 러시아라도 응원할 것이다. 트럼프가 바이든보다 나은 대통령이었다고 서유럽 애들과 미국 애들이 인정하지 않는 이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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