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2일 _ Loncestone
오늘 아침은 무척이나 바빠야했던 시간이었다. 론서스톤 숙소를 예약하고, 투어와 호바트에서의 숙소를 예약한 후, 론서스톤 행 버스를 예약해야 했었다. 8시를 조금 넘겨 눈을 뜬 후에 서둘러 씻고 떠날 채비를 마치고 Check-out 전 모든 액션을 마치리라 계획했었다. 하지만 공중전화를 찾아서 론서스톤의 숙소를 찾았지만, 전화 연결이 되지 않아서 숙소 예약부터 차질이 생겼다. 결국 숙소는 현지에 가서 결정하리라 생각을 하고, 숙소로 다시금 돌아왔다.
‘난 역시 운이 좋은 녀석인가봐.’
어제 저녁 라면을 끓일 때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던 독일 친구와 잠시 이야기를 나누던 중, 론서스톤으로 간다고 했다. 예약을 마쳤냐고 묻길래 아직 안했다고 했더니, 자기도 오늘 론서스톤으로 향한다고 같이 가도 좋다는 말을 하는 것이었다. 론서스톤까지의 버스비가 자그마치 30불을 넘는 금액인데, 정말 행운의 여신이 나에게 방긋 웃으면서 손을 흔들어주던 순간이었다. 고마움이 밀려왔고, 천금 같은 30불을 세이브하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하여 숙소 재예약 및 투어 예약을 마치고 론서스톤으로 향할 수 있었다. 비록 낡고 작은 도요타 소형차였지만, 그게 어딘가. 버스보다도 훨씬 더 유익하고 즐거운 시간임에는 분명했다. 100km 넘게 달리는 자동차 소음과 차창 밖의 바람 소리에 그들과의 대화에 충분히 참여할 수는 없었지만, 경쾌한 음악과 함께 지나는 경치에 감탄하면서 매우 유익한 시간이 되어주고 있었다. 비록 내려보지는 못했지만, Ross라는 관광지도 지나쳐봤다. 가끔 쉬면서 자연 속에서 태우는 담배 한가치는 호주의 맑은 공기를 한껏 즐길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함께 했던 호주 친구(여자)의 집에 잠시 들러 그의 어머니를 만난 후에 론서스톤에 입성했다. 다음 주 화요일에 만날 것을 약속하면서 그들과의 안녕을 고했다. (고맙다... ^^)
론서스톤에 도착하여 숙소를 먼저 찾았다. 우여곡절 끝에 Arthouse라는 곳에 숙소를 마련했다. 겉보기에 낡은 건물이 보여 다소 실망스러웠다. 하지만 내부는 생각과는 너무도 달랐다. 특히 화장실은 지금까지 다녀본 호스텔 중 최고의 모습이었다. 8명이 묵는 방에 들어섰다. 매우 널찍한 방에서 다행히 1층 침대를 확보할 수 있었다. 방에 묵는 사람이 4명 뿐인 듯 했다. 나름대로 2층 침대의 난간까지 빨래줄로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 흐뭇해졌다. 빨래줄을 걸 수 있다는 것도 감사하다니 백팩커의 여행은 정말 감사할 일이 많은 것 같다.
오후 2시가 다되었지만, 아직 아무 것도 먹지 못한 터라, 밖으로 나가기 전에 뭔가를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가졌다. 라면을 끓일까 하다가 미역국을 발견한 터라 밥을 해서 함께 먹는 게 나을 것 같았다.
(난 정말 또한 운이 좋은가봐)
식당에서 우연히 일본 친구를 만날 수 있었다. 아야꼬라고 한다. 영어를 잘 하지 못하지만, 또박또박한 발음에 왠지 수줍음이 많아 보이는 친구였다. 아직 점심을 안해서 점심을 먹는 다길래 함께 식당에서 식사 준비를 하면서 이야기를 나눌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워킹으로 와서 내일 포도를 따러 간다고 했다. 1시간에 17불을 번다고 했다. 시내에서 8불, 9불 받으면서 일하는 한국 학생들보다 수입 면에서는 훨씬 나아보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말하던 중 함께 밖에 돌아다녀보는게 어떠냐는 제안을 꺼내보았다. 그 순간 아주 흔쾌히 함께 나갈 수 있다는 말을 하길래 ‘좋은 친구를 만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식사를 마치고 함께 2시간여 동안 론서스톤의 시내와 외곽을 돌아다녔다. 함께 이야기하는 시간이 많아서 좋은 경치를 많이 구경하지는 못했지만, 더욱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길을 걸을 수 있었다.
(일본 사람은 다 친절한가?)
호주 남부의 섬이기는 했지만, 유독 뜨거운 날씨였다. 그 친구는 오르막길을 다니며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지만, 절대 힘들다는 말을 하지 않고 계속 웃는 모습만을 보여주고 있었다. 더욱이 이미 이곳에서 몇 달을 있었던지라 스스로 알고 있는 관광지와 볼만한 꺼리들을 계속 안내해주고 있었다. 진짜 고마운 사람이었다.
다시금 숙소에 돌아와서는 식사 준비를 하면서 일본 친구들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이미 만난 아야꼬, XXX(갑자기 이름이 기억이 안난다), 마끼. 그리고 뒤늦게 나타난 또다른 일본사람. 저녁을 함께 먹고 후식도 얻어먹었는데, 마끼가 직접 만들었다는 레몬 샤베트는 한입 먹는 순간 그 신맛에 일본인들에게 즐거운 웃음을 줄 수 있었다. 평소에 레몬을 잘 먹어보지 못했는데, 그 신맛은 정말 Strange한 것일 수 밖에 없었다. 힘들면 안 먹어도 된다고 했지만, 그 새로운 맛에 신이 나서 결국 맛있게 다 먹을 수 있었다.
(일본인들은 매우 부지런하고 절약하는 모습이 강한 듯하다. 내일 농장일을 가야한다고 하면서 점심을 매우 착실하게 준비하는 모습을 보았다. 나 역시 내일 여행을 위해서 소시지를 굽고 있었기는 했지만.)
‘아, 오늘은 옆에서 떠는 한국 청년의 소리에 글을 쓰는데 집중이 어렵다. 아는 말소리가 들리니 왠지 자꾸 귀가 솔깃해지고 신경이 쓰이는구나.’
내일은 7시 55분에 투어버스가 문앞에 도착한다고 한다. 일찍 일어나서 Cradle Mt. National Park의 장관을 감상해야지. 산과 호수가 만나는 그 곳에서 미쳐 가보지 못한 캐나다의 Lake Luize의 느낌을 대신할 감상을 겪어보고 싶다.
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