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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판 Sep 24. 2023

비둘기


     

비둘기는

길바닥에서 먹이를 주워 먹는다

사람이 바로 을 지나가도 신경도 안 쓴다

내가 가만히 앉아있으면 다가와 목을 조아린다

뭐라도 먹을 걸 좀 내놓으라는 듯  


어느 날

높은 나뭇가지에 앉아있는

비둘기를 올려다보니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저기에 올라갔을까

맨날 땅바닥만 헤집고 다니더니


문득 깨닫는다

비둘기도 마음만 먹으면

높은 가지에 앉을 수 있고

높이 날 수도 있는

새라는 것을


때론 나 자신도

삶에 휩쓸려 잊곤 한다

마음만 먹으면 저 멀리 를 수 있고

떠날 수도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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