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는
길바닥에서 먹이를 주워 먹는다
사람이 바로 옆을 지나가도 신경도 안 쓴다
내가 가만히 앉아있으면 다가와 목을 조아린다
뭐라도 먹을 걸 좀 내놓으라는 듯
어느 날
높은 나뭇가지에 앉아있는
비둘기를 올려다보니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저기에 올라갔을까
맨날 땅바닥만 헤집고 다니더니
문득 깨닫는다
비둘기도 마음만 먹으면
높은 가지에 앉을 수 있고
높이 날 수도 있는
새라는 것을
때론 나 자신도
삶에 휩쓸려 잊곤 한다
마음만 먹으면 저 멀리 이를 수 있고
떠날 수도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