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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파도 Dec 25. 2023

열등감

오늘 친구 결혼식에 다녀왔어.     

결혼식 내내 너 생각만 나드라     

그래서 마음이 너무 아팠어     

신랑이 부럽지는 않았어     

그런데 신부가 너무 부럽더라     

많은 사람들 앞에서 사랑받는 그 시간, 그 모습이     

너무 부럽더라     


내가 다녀온 어떤 결혼식 보다 꽃들이 많았어     

참 비싸겠지?라는 생각이 들었어     

그 꽃이 예쁘진 않았는데     

그런데 참 화려하더라     

열등감 그런 거 가지는 거 아니야     

또 그런 거 가지면 안 되는 거 아는데     

오늘은 유독 그 꽃밭에서 사랑받는 신부가     

참 부럽더라


열등감 느끼는 거 그거

내가 아니야

내가 아니라 너가 슬프지 않을까

너가 초라함을 느끼진 않을까

난 그게 너무 무섭더라     


집에 돌아오는 길이 너무 초라했어.     

차 안에 앉았는데 눈물이 뚝 떨어졌어  

누구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축하받아야 하는데

누구보다 화려한 결혼식 해주고 싶은데


그런데     


내가 너무 모자라서, 가진 게 너무 없어서

정말 열심히 사는데 나아지는 게 아무것도 없어서     

그래서 너무 슬펐어

지금도 마음이 너무 쓰려

너무 미안해

내가 너무 초라해서

정말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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