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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씨 Mar 29. 2024

4.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2024. 3. 29. 금요일

[패트릭 브링리 지음/ 김희정, 조현주 옮김/웅진지식하우스 출판]



이 책은 형의 죽음이라는 삶의 소용돌이를 만난 작가가

가장 경이롭고 아름다운 세계,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으로 숨어드는 이야기다.


애써 앞으로 나아가지 않아도 되는

고요한 공간 속에서 그는

거장의 예술작품들,

위대한 고통 끝에 창조된 극한의 아름다움들,

그것들을 잉태해 낸 경외로운 작가들,  

고통의 대가들에게 파묻혀 치유받는다.


숨죽인 태아처럼

격동하는 태아처럼

절대적인 한 줄에 의지한 채,

부지런히,

삶에 난 구멍을 메워나간다.


비슷한 맥락으로

나는 삶이 고통스러운 때

클래식을 듣는다.

도서관을 찾는다.

작가와 같은 이유이다.

고통과 고통의 접점에서

애도 끝의 애도를 받기 위해서이다.


고통 끝에 탄생한 아름다운 매개물은

내 어깨를 감싸 쥔다.

거장들이 등을 쓸어내린다.


결국에는 동질감이다.


그것은 위안이라는 얼굴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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