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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점선면 Sep 27. 2023

모든 초보가  

전문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모든 전문가들은 초보로 출발했다.




2023년 2월 오래동안 해 오던 요가를 그만두기로 했습니다.



브런치스토리에 글을 올리는데 바짝 열을 올리기 시작했고, 고강도 운동없이 6개월이 지났습니다.


8월, 삶의 균형점을 다시 잡고 싶어 일상을 재편하면, 새로운 운동 루틴으로 기구필라테스를 시작했습니다.


일주일에 두번 저녁시간에 센터에 가서 강사님의 지도아래, 근육을 단련시키는 중입니다. 처음은 개인레슨 2회, 클래스 8회, 총 10회권을 구매했는데, 이게 다 소진된 후에는 50회권을 구매했습니다. 내년까지도 쭉, 바람으로는 그 이후로도 쭉, 계속할 계획입니다.


필라테스와 요가가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요가는 같은 이름의 클래스인 경우, 거의 유사한 시퀀스(동작의 순서)가 있는 반면, 기구 필라테스는 강사님이 매번 다른 동작을 소개하신다는 점입니다.

기구도 클래스마다 달라지기도 하고요.

시작하고 두 달 정도밖에 안돼서 그런 건지, 그래서 늘 새롭습니다.

뭔가를 갈고닦아서 정교하게 익숙해져 간다는 느낌이... 없어서요. 제가 너무 조급한 거겠죠?

이래서 제가 아직 초보입니다. 하하.


시간이 지나면, 강사님들이 소개하시는 동작들의 패턴이 보일까요? 기구 사용의 패턴 같은 거요.

필라테스는 기구가 다양하기 때문에 강사님들이 동작을 구성하는 역량의 차이가 크게 날 수 있다고 하더군요. 어떤 기구를 가지고, 어떤 동작을 연습하는가, 그리고 동작을 어떤 순서로 배열하는가, 하는.

오래도록 해서, 이 분야에서도 어느 정도의 경지에는 올라보고 싶은 게 바람입니다.


초보 엄마였던 때가 있습니다.

초보 교사였던 때가 있고요.

초보 운전자였던 때도 있네요.


그때는 몰랐고 지금에야 보이는 것들이 있어서, 가끔은 과거를 생각하면서 참회에 젖기도 합니다.

하지만, 알면서 안 하고, 못한 게 아니라, 딱 그만큼만 보이고 알기에 그렇게 했던 일들이기도 합니다.

지금 필라테스에서 제가 몸을 쓰는 게 딱 할 수 있는 만큼 하는 것과 같이요.


시간의 축적이 만들어주는 힘을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시간이 가는 동안 가만히 있다고 될 일들은 물론 아니었습니다. 행위가  시간의 경과에  따라 축적되는 것이죠.


지금 막 중간고사를 치르고 있는 학생들에게,

청춘의 시절, 사회생활로 막 걸음을 내딛는 내 자녀들에게 얘기합니다.


'한때는 경험이 성장의 밑거름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알겠다.

경험을 한다는 것만으로 성장하는 것은 아니더라.

경험에 대한 성찰이 필요한 것이더라.

우리를 진정 성장시키는 건, 성찰이다.

경험을 성찰할 수 있을 때 경험은 의미를 갖는다.'


시작한 모든 일을 전문가의 경지로 끌고 갈 필요는 없겠습니다만, 평생의  큰 업, 소중한 일로 생각하는 일에 대해서는 끊임없이 성찰하고, 발전하도록 애를 쓸 필요가 있겠습니다.

시간과 공을 들일 필요가 있겠습니다.


성장의 반대,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도록 경계하면서요.

누가, 알아봐 주지 않아도. 스스로에게 부끄럽고 싶지 않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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