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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점선면 Jun 21. 2023

방 안의 코끼리

elephant in the room_이李씨의 독백

카페인 반응자로서


시험문제를 출제하자고 커피를 마셔본 적이 다, 그냥 잤다

브런치스토리 글을 쓴다고 커피를 마셨다, 잠이 들었다


이런, 어쩐지! 디카페인커피....! 흑.


평일에 매일 업로드하려다 보니, 교회정기모임과 예배를 제외한 저녁과 밤 시간을 브런치스토리에 헌납하고 산다. 주말에 몰아 써두기 한다.


그 와중에 일터에 대한 글을 쓰자는 생각에 내 머릿속에는 이미 브런치북 제목 하나가 박혔다. 바뀔 수도 있다.


'본업에 충실하고 글도 씁니다-학교라는 일터, 교사라는 삶-'


그런데 이미 발행한 매거진 글 여기저기에 학교 일에 대해 언급했으면서도, 본격적인 학교 얘기는 어쩐지 어렵다.

내 머릿속에만 존재하는 코끼리 elephant 때문에.


제목의 elephant in the room은 영어 숙어인데, 뜻은 이렇다.


모두가 알고 있지만 고의적으로 인정하거나 논의하지 않으려고 하는 중요하거나 분명한 문제, 사안 또는 주제. 사람들이 직면하는 불편함, 민감함 또는 대화하기 어려운 상황이나 주제로, 일반적으로 긴장이나 회피의 분위기를 야기한다
문제나 사안이 지나치게 두드러지고 눈에 띄어 실제로 무시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마치 작은 방 안에 실제 코끼리가 있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그것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가정하거나 언급을 피하려고 선택하기도 한다. 이는 두려움, 불편함 또는 조화를 유지하려는 욕구 때문이다 (출처는 ChatGPT)


브런치스토리에 글을 올리면서 한 3개월 동안 교사라는 작가소개를 달지 않았는데, 이왕 학교얘기를 시작한 거, 키워드 선택을 했더니, 작가명 밑에 '교사'라고 떡 하니 달린다. 흠... 조금 불편하기도 했으나, 그냥 두기로 했다.


브런치스토리 글을 쓰면서 짬짬이 '교사'키워드를 달고 있는 분들의 글들을 일부러 찾아 읽었다.

다양한 결, 다양한 주제의 글들이었다.


지금도 관심을 가지고 찾아 읽는다

동종업계의 애환에 공감할 때도 있고, 나와는 다른 지향점 혹은 다른 관심사에 집중하는 모습에 신선함을 느끼기도 하고.


아직도 고민이 진행 중이다.


'교육'이라는 주제는 대한민국에서 너무나도 뜨겁고도 깊고, 유혹적이며, 다수의 관심을 받고 있다.


커다란 틀의 담론을 시작하기에는 엄두도 안 나고(나랑 같이 20여 년을 살아온 한 남자와도 뜻이 다를 때가 있으니!), 현장에서 보낸 시간은 있으나, 석사박사하는 명함도 없고, 무슨 행사 때마다 강사에 대한 약력보고를 하던데, 그런 걸로 치자면 20여 년 동안 도대체 뭘 했는지 알 수 없는, (무슨 대회에 나가서 상을 받아본 적도 없는) 그저 혼자서 역량을 키워보고자 고군분투한 빈약한 경력의 교사라.


깃털보다 가벼운 존재의 브런치스토리 작가이면서, 오가는 몇 분의 심경이라도 불편하게 할까 봐 내심 걱정도 한다. 여기서 내 글을 보는 분들이 얼마나 다양한 위치와 경험에서 교육과 교직, 학교를 바라보고 있는가, 나는 알 수도 없으니까.


대단한 의미를 전하는 글들은 못되겠다 싶다.

그래서 쓰려다 만다.

어쩔 때는 생각대로 쓴다(여태껏 쓴 내용들이 좀 있다).


언제쯤 편해질지는 모르겠다.

퇴직하기 전까지 계획했던 브런치북이 나올런가 싶다.



내 머릿속의 코끼리를 노려볼까?

자꾸 노려보다 보면 좀 작아질까?

아니면 그냥 친구 삼고살까?

근데 얘가 자꾸 커지는 싫어


치우는 게 안되면 조련을 해볼까?

그럼

언젠가는 멋진 서커스를 보여줄 수 있을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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