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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규민 Kyumin Ko Oct 24. 2022

건축가의 의자

건축가의 가구, 건축가에 의한 가구, 건축을 위한 가구

현대의 의자 : 창작의 대상이자 원천


현대에서 의자는 창작의 원천이며 우리의 생활에서 필수 불가결하다.

거의 모든 작업은 인간이 서 있는 중력으로부터 한숨 돌리기 위해 의자를 앉는 것 부터 시작한다. 의자에 앉은 인간은 다른 몰두할 거리를 찾아본다.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에도 나는 의자에 있다. 버스 의자에서 회사 의자로, 회사 의자에서 내 방 의자로.


어떻게 보면 우리 삶은 의자에서 의자로 가는 행위일지도 모른다.


건축가에게도 의자는 매우 중요하다. 앉아서 작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작은 건축이라고 할 정도로 건축과 많이 닮아있기 때문이다. 의자 안에는 사람이 앉아야 한다는 기능과, 앉고 나서 지지해주어야 한다는 구조, 작가의 생각을 표현하는 미 - 삼박자가 고루 내포되어 있다. 무릇 건축가들이라면 모두 자기만의 의자를 만들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 그 이유는 자신의 건축물에 어울리는 의자를 만들고 싶다는 Art & craft movement (수공예 운동) 개념의 영향일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 자기 자신의 생각을 쉽고 간결하게, 빠르게 구축하며 가장 가까이 곁에 있는 편리함에 있다.






내가 디자인 한 가구,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 다르게 사용할 수 있는 유연함을 담고 있다. 고규민, 조창현, 2022


위의 사진은 내가 디자인 한 가구이다. 처음의 아이디어는 그랬다. 일본의 히가시카와 시는 훗카이도 중앙에 위치해 있는 다이세쓰 산 국립공원 산록에 있는 인구 약 8000명의 작은 마을이다. 다이세쓰 산의 눈이 녹은 물이 지하로 스며들어가 히가시카와정에 흘러들어오며, 그 물을 사람들은 생활수로 이용하고 있으며 유일하게 상수도가 존재하지 않는 마을이라고 한다. 그 만큼 대자연이 근접하고 그 속에 살아가는데 흥미로운 점은, 히가시카와정은 대규모 산림 지대가 형성되어 있어 나무로 만든 가구공방이 발달되어 있으며 가구를 만드는 행위에 대하여 친숙하다는 것이다.



컨셉과 작동 다이어그램. 고규민, 조창현, 2022







너의 의자 프로젝트, ⓒ hawaiian couple



너의 의자 君の椅子 프로젝트


그러한 히가시카와 시는 너의 의자 (君の椅子) 프로젝트라고 해서 매해, 매년 태어난 아기에게 가구 장인들이 만든 세상에 하나뿐인 가구를 선물하는 프로젝트이다. 처음 2006년 히가시카와 대학의 세미나에서 첫 아이디어는 시작되었고, 다섯 장인들을 필두로 프로젝트는 진행되었으며 이후에 더 커져 훗카이도 전역으로 퍼지게 된다. 가구에는 태어난 생년월일과 이름이 기입되어 있으며 처음 아이는 태어나서 자신의 가구와 함께한다. 가구에서 나무라는 재료와 만나기도 하고, 앉고 눕혀보기도 하고 여러 장난을 치며 사물을 다루는 태도를 배운다. 크면 버리고, 망가지면 교체하는 일반 사람들이 가구를 다루는 행위와 상반된 이 프로젝트는 나에게 매우 흥미롭게 다가왔다.


또 다른 생각은 코로나 Covid-19로 인하여 바뀌어지는 생활 패턴에 대한 것이었다.


단체에서 소규모로, 외부에서 내부로, 그러한 변화들 속에서 우리는 우리의 내부에 조금 더 집중하게 되었다. 단체 혹은 외부활동의 생활패턴보다는 자신의 것이 더 중요해졌다. 이러한 환경 변화에서 가장 큰 것 중 하나는 주거공간 안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행위일 것이다. 앉아서 커피를 마시는 행위, 작업을 하거나 서서 책을 보는 행위 등등은 제한된 공간 내에서 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보다 다양한 행위를 담을 수 있는 가구를 디자인 하려고 하였다.


따라서 이러한 행위들 중 주요 행위를 가장 많이 담을 수 있는 4가지 타입을 가정했다. 앉는 행위, 서서 걸치는 행위, 물건을 놓는 행위, 기대는 행위. 이 각각의 행위들은 상황에 따라 뒤집기만 한다면 의자로도, 책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이 한 가구 안에 모두 담길 수 있다.






건축가의 의자 : 에로 사리넨 Eero Saarinen


내가 디자인 한 가구에 담은 생각 말고라도, 다른 건축가들도 의자로 자신의 개념을 표현한 것들이 많다. 그 의자과 설계한 건물들은 미묘한 공통점을 가지는데, 형태상이나 기능상에서 일관되는 점이 있다. 핀란드의 건축가 에로사리넨의 디자인이 특징적으로 그러하다. 에로사리넨은 1948년 세인트 루이스 게이트웨이 아치 gateway arch 설계공모에서 1등으로 당선되면서 건축계에서 이름을 날리게 된다. 에로사리넨의 디자인은 1940년 즈음이였음에도 불구하고 모더니즘 건축에는 관심이 없어보이며 대신에 조각적인 형태와 비정형에 관심이 더 가보인다. 그의 대표적인 디자인 가구인 튤립체어는 의자의 좌판의 쿠션부를 제외하고 등판, 좌판부터 시작해서 다리부분까지 하나의 매스 Mass로 이루어져 있다.


tulip chair, Eero Saarinen 1957, Womb chair 1948, Grasshopper 1946 ⓒ Knoll ⓒ vjeranski, tumblr



또한 1946년에 그가 디자인 했던 작품 Grasshopper나, 1948년작 Womb같은 작품에서도 인간의 신체를 고려하여 마찬가지로 부드러운 곡면과 비정형으로 처리하였으며 특히 Womb의 작품은 다른 의자들 보다 더 넓고 큰 등판과 자판으로 몸을 감싸주듯이 디자인하였고 다리를 팔걸이 부분에 올릴 수 있도록 디자인 하였다.


Gateway Arch, 1965, Washington Dulles International Airport 1962, TWA Flight Center


 위 셋의 사진들은 마찬가지로 에로 사리넨의 건축 작업들이다. 작업들을 보게 되면, 당시에 유행하던 국제주의 양식이나 모더니즘의 구조와 효율성만 남기는 매스형태와 공간구조가 아닌, 혁신적인 구조 공법과 공간 그것들을 하나로 포괄할 수 있는 곡면의 형태가 있다. 전체적으로 조형적인 형태의 구조를 노출시켜서 천장 roof를 지탱하게 하였으며, 비정형의 커브와 어울리게 루프의 디자인이 특징적이다.








건축가의 의자 : 아르네 야콥슨 Arne Jacobsen


야콥슨 Jacobsen은 코펜하겐 예술아카데미에서 1928년 건축학을 전공했으며, 국제주의 건축과 미스 반 데어 로에의 합리주의의 영향을 받은 덴마크 건축가이다. 어린 시절 부터 부유한 가정에 디자인에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 야콥센은 초등학생의 나이에, 자신의 방에 빅토리아 양식으로 장식되었던 침실 벽지를 하얗게 칠했던 것의 일화로 잘 알려져 있다. 지금에서는 매우 평범하게 느껴지겠지만, 20세기 초의 벽지들은 흰색이 없었고, 그의 선택은 그 당시 꽤 충격적으로 느껴졌다고 한다.


에로사리넨의 건물은 가구와 건축물의 디자인 언어가 하나로 통일되어 있어 그가 설계한 건물의 내부 공간 안의 그가 디자인 한 가구를 보고 있자면 하나의 통일된 디자인이라는 느낌을 받지만, 반대로 건축가이자 가구디자이너인 코펜의 아르네 야콥슨 Arne Jacobson은 건축가의 디자인에 대한 생각은 동일하나, 건축과 가구의 형태 상에서 차이가 있다.



Bellavista 주택단지, Kophen Hagen / SAS 로얄 호텔, CIRCA 1960 ⓒArchitectuul, la boutique danoise


아르네 야콥슨의 건축


야콥슨 Jacobson이 설계한 건축물 중 대표적인 것은 '덴마크 코펜하겐 Bellavista 주택단지', '덴마크국립은행', 'SAS 로얄 호텔', '스톡홀름 주택설계' 가 있다. 건물의 디자인 아이디어는 덴마크 건축에 한 획을 그었으며, 스칸디나비아에서 파생되어 전 세계로 알려졌다.


특히 SAS 로얄호텔은 야콥센의 작품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건축물인데 그 이유는 아마도 첫째로 뉴욕의 마천루에서 영감을 얻은 코펜하겐의 첫 번째 고층빌딩이며, 또한 이 호텔을 위해 제작한 의자, 라운지 체어, 조명 등이 현재까지도 인기를 얻고 있는 모델들이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덴마크 국립은행과 같은 건축물의 큰 스케일의 디자인에서부터, 자신의 이름이 들어간 식기세트를 위한 특별한 티스푼까지 작은 스케일의 디자인도 하였다.


그러한 야콥슨의 가구에서는 목재는 덴마크에서 풍부한 자재를 사용하였으며 등받이와 좌판의 일체형 몸체의 재료로서 다양한 컬러로서 사용되었다. 목재의 특성 때문에 따뜻함이 느껴지며, 네츄럴 컬러와 강렬한 원색의 컬러를 다양하게 사용하였다. 목재가 아닌, 천이나 가죽을 입힌 의자의 경우 동일한 형태에 다양한 컬러를 입힘으로서 다양성을 주게 된다.






아르네 야콥센 Arne Jacobsen 의 의자


Ant Chair, Series 7 Chair ⓒ Fritzhansen


1 Ant Chair / 2 Series 7 Chair


아르네 야콥슨의 디자인은 건축에서는 직선적인 형태와 기능을 중시하지만, 가구에서는 반대로 유기적이며 편안한 곡면의 형태를 선호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1) 얇은 다리와 상판의 잘록한 형태가 개미처럼 보인다고 해서 앤트 체어 Ant Chair라고 불리며, 등을 기대는 부분과 앉는 부분을 제외하고 전부 판재를 제거하였다. Novo Industries라는 덴마크 제약회사의 식당에서 사용하기 위하여 설계하였다. 원래는 3개의 플라스틱 다리로 되어 있으나 이후 인기를 얻게 되면서 4개의 다리가 있는 버전도 만들어졌다. 그의 건축물에서 나타났던 것과 같이 가구에서의 기능을 중요시하고 불필요한 것을 제거하려는 의도인 것이다.


2) Series 7 Chair는 Ant Chair와 마찬가지로 스테인리스 스틸의 다리와 원목 판으로 이루어진 가구이다. Series 7 Chair는 스테인리스와 블랙, 골드의 다리의 여러가지 재료를 쓴 버전이 존재한다.

 

Tongue Chair / Egg Chair ⓒ modernity, danishdesignstore


3 A Tongue Chair / 4 Egg Chair


3) Tongue Chair는 이름 그대로 혀 부분을 닮은 의자이다. 덴마크를 대표하는 디자이너 아르네 야콥센 (Arne Jacobsen)은 1955년 뭉크가드 학교 (Munkegaard School)의 어린이들을 위해 ‘혀 체어(Tongue Chair)’를 디자인했다. 혀 모양을 닮은 등받이가 특징인 이 의자는 매력적인 형태에도 불구하고 야콥센의 첫 번째 작품인 ‘개미 의자(Ant Chair)’만큼 인기를 끌지는 못했고, 결국 1980년대에 생산이 중단되며 한동안 그 자취를 감췄다. 하지만 최근에 덴마크 가구 브랜드인 호베 HOWE 가 혀 체어를 다시 재런칭하기로 결정하여 다시 나오고 있다.


4) Egg Chair는 아르네 야콥센이 코펜하겐의 로얄 호텔의 리셉션 공간과 로비를 위해 디자인 한 의자이다. 아르네 야콥센은 의자 디자인에 있어서 임스 부부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하는데 아르네 야콥센은 그 덕분인지 성형합판기술과 유기적인 디자인으로 명성이 높았다. 그는 가구를 제작하면서 프리츠 한센 Fritz Hansen과 손잡고 함께 일했는데, 사후 프리츠 한센에서는 그의 의자들을 가죽, 천 등의 다양한 소재와 색상, 무늬로 생산하고 있다.


5 Drop Chair / 6 Giraffe Chair ⓒ tradst, fritzhansen


5 Drop Chair / 6 Giraffe Chair


5) Drop Chair 는 코펜하겐 SAS 로열 호텔 건축 당시 에그 체어와 함께 디자인 한 것으로, 지금도 이 호텔에 가면 그때 모습 그대로의 방이 남아 있다. 제작 당시 프리츠 한센에서는 약 200개만 한정해 생산했다고 한다. 호텔 프로젝트를 위한 한정생산이었기 때문에 시중에 판매되는 일은 없어 많은 사람들이 아쉬워 했다. 물방울 모양이여서 Drop Chair라고 이름이 붙여졌으며, 가죽과 패브릭 원단으로도 디자인이 나온다.


6) Giraffe Chair는 로얄호텔을 위해 디자인한 의자인데, 소량만 제작해 소장가치가 높다. Oxford Chair는 말 그대로 옥스퍼드에 근무하는 대학교수를 위해 디자인하였다. 나무로 만들어져 좌석과 등받이가 나무였다고 한다.


그가 디자인한 가구를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대체적으로 가구의 형태 상에서는 유기적인 형태를 사용하고, 상판과 하판을 분리해서 재료로 활용하고 있으며, 위는 원목 또는 패브릭 소재를 많이 쓰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전체적인 의자의 형태는 간결하고 합리적이며 단순한 형태의 조형미를 띠고 있으며 재료사용을 최소화해서 대량생산을 위한 합리적인 구조를 가졌다. 또한 간결한 의자의 기본에 같은 모티브를 반복적으로 디자인하여 일관된 이미지를 형상화 하는 경향이 보여 진다.






건축가의 의자 : 마르셀 브로이어 Marcel Breuer 1902-1981


마르셀 브로이어, 그는 헝가리 출신의 모더니즘 건축가이며, 가구 디자이너이다. 처음에는 화가와 조각가가 되고자 하여 빈으로 옮긴 뒤, 그 이후 바우하우스의 제1기로 입학했다. 바우하우스의 교수까지 재직, 이후 발터 그로피우스 Walter Gropius의 추천을 받아 하버드대 건축과 교수로 일하기도 하였다. 그의 관심은 디자인 분야에 있었으나 규격 모델에 사용한 주택에 착수함으로서 건축분야로 진출하였다. 결과적으로 그의 건축물과 디자인은 바우하우스 모더니즘 가구의 장을 열었다고 평가받고 있다.


브로이어는 히틀러의 영향 하에서 벗어나서 미국으로 이주하여 1930년대 후반부터 건축가와 가구 디자이너로 새로운 활동을 시작했다. 1946년에 지은 '브로이어 하우스 Breuer House'는 장식이 없는 단순한 사각형 볼륨, 거실과 테라스에 사용한 켄틸레버 등 바우하우스에서 그가 추구했던 디자인 이념과 실험정신이 고스란히 반영되었다. 이처럼 브로이어는 이주한 이후 가구디자인 보다는 건축을 통하여 디자인 개념을 실현하는데 주력했고, 그의 실험정신은 미국 근대건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마르셀 브로이어의 건축은 디자인적으로 완결성이 존재하면서도 실용적이다.


마르셀 브로이어는 대표적으로 1966년 맨해튼의 매디슨 애비뉴 75번가로 이전한 휘트니 미술관을 설계했다. 피라미드를 거꾸로 세운 모양은 폐쇄적 외관으로 비난받기도 했으나 지금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가 설계한 구겐하임 미술관과 함께 미국 현대건축의 대표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Wassily Chair / 1926 Chair B33 ⓒ knoll, 마크툽



바실리 체어 Wassily Chair


이러한 브로이어가 디자인한 대표적인 의자 '바실리 체어'. 자전거 프레임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디자인한 의자이다. 젊은 시절 자전거를 구입한 마르셀 브로이어는 수십년이 지나도 자전거의 기본적인 형태가 변함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따라서 그는 강철 파이프로 형태를 만들고 그 사이를 가죽으로 팽팽하게 연결하여 엉덩이, 등받침, 팔걸이를 제작했다.


처음 이 의자를 만들었을 때 그의 작품에 대한 자신감이 없었던 그는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날, 유명한 화가이자 바우하우스 교수였던 바실리 칸딘스키가 그의 스튜디오에 찾아왔고, 바실리 칸딘스키는 그가 디자인한 의자에 큰 흥미를 보였다. 일년 후 바실리 체어는 바우하우스 전체에 비치될 정도로 유명해졌고, 당시 건축가 및 디자이너들이 앞다투어 파이프를 이용한 가구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그 후, 바실리 체어의 가치를 처음 알아봐준 칸딘스키의 이름을 따 '바실리 체어'로 이름붙여지게 되었다.



1926 체어 B33


일명 캔틸레버 Cantilever 외팔보 라고 불리는 이 양식은 한 쪽의 힘으로만 하중을 버티는 건축 양식이다. 시각적으로 본다면 불안정 하게 보일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불필요한 구조적 요소를 제거하기 때문에 시각적으로 통일성을 주며 매스 상에서 긴장감을 주는 요소이다. 마르셀 브로이어는 건축 양식인 캔틸레버를 가구 디자인에도 활용한 것으로 유명하다. 의자 다리가 4개일 필요가 없다 라는 철학을 그대로 드러낸 B33은 캔틸레버 양식을 가구 디자인에 활용한 대표적인 예이다.


Cesca Chair, Isocon Chair ⓒ Trdst, The Milanese


세스카 체어 Cesca Chair


또 다른 마스터피스인 세스카 체어. 세스카 Cesca는 그의 딸 프란체스카 Francesca의 닉네임을 그대로 사용하였다. 마르셀 블로이어는 의자의 두꺼운 쿠션 부분을 다른 소재로 대체하는 디자인을 구상중이었다. 이후, 워커를 사용하여 편안하고도 바람이 통하는 의자가 완성되었다. 금속 소재의 마감과 곡선미, 워커라는 새로운 소재를 사용한 센세이널한 디자인으로 그 시대에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도 사용하고 있다.


지금은 당연한  사용하는 금속 소재의 의자,  기원을 따라 올라가보면  시작점에 마르셀 브로이어가 있다. 지금봐도 세련미가 넘치는  의자가 당시 시대에서 혁신적인 의자디자인으로도 의미가 있었지만  의자가 지니는  의미는 따로 있는데 대량생산의 시작이다. 체스카 체어는 대량생산 의자의 시초로 당시 많은 중산층 가정에서 찾아볼  있던 대표적인 다이닝 체어였다. 체스카 의자에서 강관의자는 의자의 형태를 결정하는 부분이 특별한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고, 동율한 모듈의 부재를 반복적으로 사용한다. 당연히 체스커 의자는 강관과 가죽의 단단한 가공에 의해서 대량생산이 가능했다.


기계를 통한 대량생산을 도입하여 새로운 산업 세계를 건설했다는 점에서 브로이어의 가구들은 큰 의미를 갖는다. 특히 체스카 체어는 따뜻한 느낌의 우드와 모던한 느낌의 스틸 소재가 만나 특별한 분위기를 풍기며 20세기 디자인에 선정될 만큼 현재까지도 대중들의 아낌없는 찬사를 받고 있다.



아소콘 체어 Isocon Chair


1930년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합판을 구부려 가구를 만드는 기술에 관심을 갖게 된 브로이어 마르셀 브로이어는 스틸 소재 뿐만 아니라 합판을 이용한 실험적인 가구들도 디자인 했다. 그 중 하나가 아소콘 의자로, 이 의자를 통해 많은 사람들의 합판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합판으로도 저렴하고 실용적이면서도 아름다운 가구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한 의자라고도 할 수 있다. 아소콘 체어는 스태킹 Staking 겹쳐 올려서 보관이 가능해서 공간을 좀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점에서도 그 실용성이 돋보이는 의자이다.






에로사리넨 / 아르네 야콥슨 / 마르셀 브로이어


에로 사리넨의 의자는 자신의 건물과 형태를 같이 하며, 건물과 그 안에 들어있는 가구의 통일감을 드러내었다.


반면에 아르네 야콥센의 의자형태는 자신의 건물의 형태와 전혀 다르게 인체의 스케일에서는 유선형의 곡면을 사용해 편안함을 높였다.


또한 마르셀 브로이어의 가구디자인은 크고 무거운 의자들이 많았던 그 당시의 가구의 흐름을 완벽하게 바꿨다. 일상생활에서 가구의 재료로 활용할 생각을 못하고 있었던 산업적인 재료로 의자를 설계하였으며 그 이후로 가구는 한 공간 안에만 존속하는 것이 아닌 다른 공간으로 유연하게 이동할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앞서 설명했던 나의 의자와, 에로사리넨, 아르네 야콥슨, 마르셀 브로이어의 의자, 일전에 설명하였던 헤더윅스튜디오의 의자 서로서로 다르다. 각각의 디자이너들의 의자의 형태와 재료가 다른 것 이면에는 건축가 자기자신이 생각하고 있기에, 혹은 살고 있는 시대 안에서-


사람들이 '앉을  있는 행위를 어떻게 담을 것인가?'

혹은 '어떻게 앉을 것인가?'

'설계한 건축물 안에서의 가구는 형태를 같이 해야하는가?'


등의 수많은 질문들과 사회적인 요구들, 시공적인 측면들과 구조적인 문제 대한 각자의 답일 것이다. 정답이 없는 질문에서 서로 다른 답을 내놓는 건축가들 뿐만 아니라 디자이너들의 다양한 가구들은 우리로 하여금 일상 속의 소소한 즐거움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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