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식사로 육개장을 게 눈 감추듯 허겁지겁 먹었습니다. 잠을 자고 일어났습니다. 강아지 쫑 또한 소파에 누워 잤던 나의 발과 옆구리 틈으로 자신의 몸을 어떻게든 처박으며 붙어 함께 잠이 들었습니다. 나는 일어나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데 쫑 녀석은 옆에서 넋을 놓고 아직 자고 있습니다. (이걸 꽉! 일어나하고 깨울 수도 없고..)
아무렇지 않게 주변 사람들에게 행동하지만, 실직과 새로운 직장을 시작하기 위해 신원조회가 길어지면서 은근하게 불안과 물질 압박감은 저의 감정을 하루 매초, 매분 널뛰기하듯 요동치게 합니다. 스스로 잘 될 거야 혹은 이 또한 잘 지나가리 하는 간절한 마음을 가지며 외줄 타기를 하는 것 같습니다.
마태오 엄마가 방문했습니다.
딸과 마테오는 동거하고 있습니다. 한국식으로 생각하면 마태오 엄마와 나의 관계가 묘합니다. 사돈 관계는 아니며 그렇다고 모른 체할 수 없는 관계이고.
불편하지만 애써 그렇지 않으려고 노력하였습니다. 강아지 쫑이 대화 중 참여하고자 소파에 앉아 있던 마태오 엄마에게 뛰어들었습니다. 그녀는 강아지 쫑이 무슨 종인지 질문을 나에게 했습니다. 강아지 구입할 때 주인으로부터 시푸라고 들었으나 의심스럽다고 하자 그녀는 AI에게 강아지 쫑 얼굴 사진을 찍어 물어보았습니다.
시추와 푸들 교배로 태어난 강아지 쫑 탄생을 AI를 통해 알 수 있다니 AI의 한계성이 사뭇 놀라웠습니다. AI의 답변은 시푸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주었습니다.
저녁식사 후 마태오와 그의 엄마는 90년대 유명한 가수 공연을 떠난 후, 딸과 정치, 사회, 직장생활 그리고 미래의 계획..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딸과 대화 중 내가 달라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나의 목소리를 높여 인생 조언이랍시고 나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늘어놓았을 텐데, "네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공부를 해라" 이런 멋진 말을 하고 있었습니다.
AI의 현실에 나 또한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인지하여 내려놓고 있었습니다.
밤늦게 콘서트를 보고 돌아온 마태오와 그의 엄마 표정은 즐거워 보였습니다.
"콘서트는 좋았냐?"
나의 질문에 마태오는 사진을 보여주며 나불나불 썰을 풀기 시작했습니다.
'웨메. 그냥 인사차 물었는데'
신나 하는 마태오와 그의 엄마는 서로 번갈아 가며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크리스마스 때 보자"
마태오 엄마는 작별 인사를 나에게 하고 집을 나섰습니다.
딸도 그들과 함께 떠나고 혼자 남았습니다.
어색하지만 어색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마태오 엄마를 보내고 나니 나름 큰 행사를 치른 기분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