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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질서에 기여하는 일

by 리인

아침 7시에 글을 발행하고 있다.

하루에 14시간이라는 자유 시간을 가졌을 때도 못했던 일이 10시간을 내어 놓고도 어떻게 가능했을까.


네가 태어난 것은 누리기 위해서인가 행하기 위해서 인가. (주)


새벽독서 이전의 나는 누리고 있었다. 자유를 누리고 여유를 누리고 있으면서도 자주 편두통과 두통에 시달렸고 더 자주 감기에 걸렸었다.


그때는 나를 안전하고 편안하게 지키기 위한 사고 작용에 몰두했고 그것이 좌절될 때 불편함과 크고 작은 고통을 느꼈다.


지금은 행하고 있을까.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사유를 나누고 그것을 다시 삶에 적용하며 내 우주 안에서 행하려 하고 있다.


누리는 것은 나를 행복하게 하기 위해 나와 주변의 것을 계속 소비시키는 일이었다.

행하는 것은 내 본성에 순행하며 정신을 세우고 그것을 우주 안에서 실천하는 일이었다.


세워진 정신을 행하는 과정은 에너지를 내는 배터리처럼 단단한 겉면 덕분에 외부의 충격이나 자극에 영향을 받지 않고 전류를 보낼 수 있었다.

만일 너가 네 자신을 사랑했다면, 분명히 너는 너의 본성과 그 본성의 의지도 사랑했을 것이다. (주)


예전의 나에게는 설거지를 하기 위해 물을 틀어 놓고 딴생각을 하는 것처럼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중간에도 잡생각과 유튜브, 검색으로 흘려버리는 순간의 축적이 많았다.

지금은 물처럼 흘러내려 소비되는 순간이 없다.


나의 하루는 크게 3개로 나눠진다.


4시부터 7시까지 나를 만나는 위대한 시간.

7시부터 오후 5시까지 아이들에게 가치를 전달하는 법을 연구하는 시간, 순수한 영혼들을 기쁘게 만나는 시간.

5시부터 10시까지 산책하며 자연과 하나가 되는 시간, 나를 마무리하는 시간.


이 시간 속에 불편하거나 힘든 감정이 끼어들 틈이 없다.

달콤한 고독(주)으로 빚어낸 사유를 내 삶으로 만드느라 충만하다.


작은 들풀 하나, 공중의 작은 새, 개미, 거미, 꿀벌 같은 천하의 모든 미물들도 각자에게 맡겨진 소임을 수행하면서 우주의 질서에 기여하기 위해 각자의 일을 행한다아우렐리우스의 말을 마음에 담는다.

새벽독서를 통해 정신이 육체를 조금씩 이기고 있음을 느낀다.

나에게 맡겨진 소임을 수행하며 우주의 질서에 기여하기 위해 오늘도 읽고 쓰고 사유한다.


주) 명상록, 아우렐리우스, 현대 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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