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라 소설
8편의 단편소설이 모여있는 소설집이다.
너의 유토피아보다 인상에 보다 강력히 남았던
One More Kiss, Dear 이야기를 풀어보고 싶다.
5305에 사는 사람..
그 집에 사는 사람의 움직임과 먹는 것 건강상태, 창문여는 횟수, 등 모든 것이 기록되는 시대와 그것들을 기록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진 집에 살고 있는 사람...
아마도 그 집뿐만 아니라 모든 집이 이렇게 데이터화되어 있는 세상에 사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작가는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 같다.
지금도 우리가 어디를 가는지,
어디에 소비하는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음악을 듣는지,
내 건강상태는 어떠한지,
하루의 일과의 패턴은 어떤지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기록되고 데이터화된다.
그런 와중에 5305에 사는 주인공은 이러한 기록들을 남기고 싶어 하지 않아 하고, 거부한다.
어딘가 아픈 것 같지만
이를 기록하는 엘리베이터 역시 그녀가 가는 곳을 통해 병을 추정해 본다.
다만 그녀의 특이한 행동
벽을 쓰다듬는 행동,
그녀가 좋아하는 음악
이런 것들을 조용히 지워지지 않는 곳에 기록해 둔다.
여기에서 화자는 엘리베이터에 심긴 AI이다.
하지만 이 AI는 기계 같지 않은 사람같이 정서를 가진 AI로 느껴진다.
5305호의 움직임의 여러 데이터를 가지고
그녀가 아파서 죽어가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마지막 죽음을 맞이하여 옮겨질 때
그녀가 좋아하던 음악을 조용히 틀어주며 그녀의 죽음을 애도하는 모습
어쩌면
이제는 인간과의 교류는 거의 끊긴
기계와 인간의 공감이 머지않은 듯 느껴졌다.
근데
기계와의 공감이 아니라 난 어쩐지 조용히 지켜보고 걱정하는 엘리베이터가
기계가 아닌 사람같이 느껴졌다.
마지막까지 소설의 주인공은 5305로 불리며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 어떠한 상황에 처해져 있는지
왜 죽음을 맞이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알수가 없다.
그녀가 드러내고 싶어하지 않을 수도 있고
어쩌면 그녀의 삶을 진정으로 들여야 보고 싶어하는 단한명의 사람이 없다는 것을
작가는 은연중에 말하고 싶었던 걸까.
그녀는 그렇게 죽었다.
무릇 그 사람을 위한 연민과 동정, 유대감은 사람들 사이에 남은 가장 소중한 것
그것마저 이 소설에서는 엘리베이터였다.
그런 측면에서 엘리베이터는 기계가 아닌 사람이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