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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쓰지 마라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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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자의 전성시대
May 25. 2023
저녁 산책길
돌아오는 길가에 노랗게 핀 금계국
혼자 있기 싫은지
뭉텅이로 잔뜩 피었구나
저녁 어스름한데도 너의 물이 흐드러져서
길 가득히 메우고도 남는다
아주 큰 꽃다발을 선물 받아
설렘으로 네게 다가간다
어쿠, 곱게만 여기던 너는
그 마음이 아니었구나
너는 답답했던 게야
갇히기 싫었던 게야
고로하더라도 몸 내밀어 숨을 쉬고
쪽빛처럼 환한 얼굴 비춰주는 달빛 쫓아
한 뼘이라도 빼곡히 내미려는 네 노고에
감복한다
그런데 아가야,
너무 애쓰지는 마라
네 살점 뜯기는 수고로움에도 시간은 가고
지쳐 나동그라진 순응에도 시간은 가더이다
적정한 삶의 순간을 사랑하며
그 순간을 지키기 위해 자조하는
모습이면 어떨까
비죽이 내민 네 머리 손으로 쓰담어
기특하다 기특하다
너의 향내에 한순간 꽃세상 머물다
애쓰며 살아갈 내 세상으로 귀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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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오늘도 나는 괜찮습니다
저자
초등학교 독서논술교사이며 인문학 동아리 운영자입니다. 전성시대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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