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쓰지 마라

by 영자의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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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산책길

돌아오는 길가에 노랗게 핀 금계국

혼자 있기 싫은지

뭉텅이로 잔뜩 피었구나


저녁 어스름한데도 너의 물이 흐드러져서

길 가득히 메우고도 남는다

아주 큰 꽃다발을 선물 받아

설렘으로 네게 다가간다


어쿠, 곱게만 여기던 너는

그 마음이 아니었구나

너는 답답했던 게야

갇히기 싫었던 게야


고로하더라도 몸 내밀어 숨을 쉬고

쪽빛처럼 환한 얼굴 비춰주는 달빛 쫓아

한 뼘이라도 빼곡히 내미려는 네 노고에

감복한다


그런데 아가야,


너무 애쓰지는 마라

네 살점 뜯기는 수고로움에도 시간은 가고

지쳐 나동그라진 순응에도 시간은 가더이다


적정한 삶의 순간을 사랑하며

그 순간을 지키기 위해 자조하는

모습이면 어떨까


비죽이 내민 네 머리 손으로 쓰담어

기특하다 기특하다


너의 향내에 한순간 꽃세상 머물다

애쓰며 살아갈 내 세상으로 귀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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