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사람의 성향을 알아보는 MBTI가 한참이나 유행했었다. 심지어 한 기업에서는 자신들이 선호하는 MBTI 성향과 기피하는 MBTI 성향에 대해 면접 보기 전 명시하는 기현상도 벌어졌었다.
나 또한 여러 번 이 검사뿐 아니라 DISC와 요즘 나온 이모지 테스트까지 함으로써 내 성향을 확인을 거듭해 확신할 수 있었다. 처음 검사 때 나온 건 “ESFJ”다. ‘사교적인 외교관’으로 분석해 주었는데 나는 살짝 갸우뚱했다. ‘내가 사교적이었던가?’
그래서 좀 더 자세히 분석해 보니 E의 성향은 51, I의 성향은 49로 2 정도의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그럼, 그렇지’ 하며 끄덕거렸다. 나는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지만, 혼자 있는 시간도 반드시 필요한 사람이다. 사람 만나러 카페 가기보다는 책 한 권을 읽으러 가는 경우가 더 많다. E이기는 하지만 I이기도 한 것이다.
다시 검사했을 때는 “ESFJ”가 나왔다. 윽, E과 I뿐 아니라 N과 S도, T와 F도 다르게 나왔다. 이 검사는 성향 검사가 아니라 그 당시의 내 감정과 상황에 대한 검사는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실 ‘나’라는 사람은 ‘내’가 제일 잘 안다. 내가 극단적으로 무엇이 좋은지, 싫은지는 표현하기 때문에 다른 이들도 나를 알기는 한다. 그러나 내가 불편하지만 참고 있는 것들, 갖고 싶지만 잊으려 노력하는 것들, 언짢지만 참을 수 있는 것들, 표현할 수 있지만 하지 않아도 무방한 것들, 절대로 남에게 보여주지 않겠다고 결심한 것들에 대해서 남들은 모른다.
이런 ‘나’에 대한 확신이 없어 객관적으로 만든 검사분석을 읽으며 자신을 확인한다는 것이 씁쓸했지만 이렇게라도 자신에 대해 관심을 가지려 하는 사회현상은 고무적이라 생각한다.
오늘도 나는 E로 살지 I로 살지 선택한다. 그리고 적절한 하루를 보내고자 선택하며 계속 변화하고 변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