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비싼 선물
1살 어리게 들어와 1학년 내내 ‘학교 적응 분투기’라는 영화 한 편을 찍은 자그마한 아이가 있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야무지게 말하는 언어전달력이 아주 좋은 아이다. 고집도 어찌나 센지 담임선생님이 골치 꽤나 아플 아이이기도 하다.
내 수업에서도 몇 번의 똥고집으로 나와 부딪힌 적이 있다. 그때 눈에 힘을 주고 잔뜩 성을 내는 모습이 마치 ‘래서판다’가 위협할 때의 모습 같아 피식 웃었던 기억이 난다.
이 아이도 자라서 키가 이제는 제법 커서 내 어깨까지 올 정도가 되었고, 책을 잘 읽는 친구라 여러 번 칭찬도 해주었고, 귀여운 행동으로 볼 때마다 머리를 쓰다듬기도 했다.
하루는 1교시가 끝난 쉬는 시간에 이 아이가 찾아왔다. 잘 오는 아이가 아니라서 ‘무슨 일이지?’ 궁금한 마음으로 바라보았고, “ㅇㅇ이가 왔구나. 무슨 일이야?”하고 물었다.
아이는 두 손에 자그마한 예쁜 상자를 들고 와 나에게 내밀었다. “어머 이게 뭐야?” 하니, “선생님한테 드리는 선물이에요.”한다. “응? 갑자기 선물을 주는 거야?” 하며 상자를 열었다. 상자 안에는 금색의 예쁜 목걸이가 들어있었다. 갑자기 예전 커피 원두 한 상자를 엄마 몰래 들고 와 나를 난감하게 만든 일이 불현듯 떠올랐다.
속으로 ‘이거 진짜 금이면 어쩌지?’하며 심란하게 “이 목걸이 아주 좋은 것 같은데? 어디서 난 거야?”라고 물으니 아이는 진지하게 “이거 제 용돈으로 문방구에 가서 산 거예요. 2천 원이나 해요. 진짜 좋은 거예요.” 한다.
“우하하하하, 진짜 귀한 목걸이구나. 나 오늘 생일인데?” 긴장이 풀린 나는 진심으로 기뻐했다. “선생님, 그런데 이 상자도 2천 원이예요. 제 용돈을 4천 원이나 썼어요.”하는 거다.
이 아이에게 4천 원은 어마무시하게 큰돈이다. 그 많은 돈으로 나를 위한 선물을 사다니, 그 생각을 하니 가슴이 뭉클뭉클했다. “선생님이 아껴서 목걸이 걸고 다닐게. 고마워.” 하며 아이를 보내고 그 목걸이를 하려고 보니 너무 작아 걸 수가 없었다.
평소 물욕이 없어 선물해 줘도 큰 반응이 없다고 가족들에게 핀잔을 듣는 난 이 4천 원짜리 목걸이가 무척이나 좋았다. 사진 찍어 가족 톡방에 올리고 옆의 선생님에게도 자랑할 만큼 이 선물이 좋았다.
집에 가져가 가장 아끼는 것들 중 고르고 골라 넣어놓는 장식장 제일 가운데에 올려놓았다. 이곳은 아무도 못 건들게 하는 내 보물상자인데 이 2천 원짜리 목걸이가 제일 센터를 차지했다. 앞으로 10년이 지나도 이 목걸이를 보며 두고두고 아이의 사랑과 감동을 기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