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저곳에서 벚꽃이 핀다. 소담스레 피는 꽃의 향연에 감탄을 하면서도 마음은 좀 서늘해진다.
우리가 함께 했을 때, 늘 가던 카레집이 있었다. 전국 10대 카레 맛집으로 유명한 집인데 오전 11시부터 3시까지만 잠깐 여는 집이었다. 그래서 직장인들은 가기 어려운 맛집이다. 이 집 앞에는 중랑천이 흐르고 있어 산책길도 잘 조성되어 있다. 양옆으로 벚꽃나무가 있어 이맘때쯤이면 윤중로가 따로 없다.
음식도 정갈하니 정성스럽다. 일본카레집인데 카레는 말할 것도 없이 차슈나 돈가스, 새우튀김도 아주 맛있고 튀김을 하면서도 주변이 아주 깔끔하다. 맛집이라고 소문이 날만한 집이다. 입맛이 까다로운 나도 이 집의 음식을 참 좋아한다.
벚꽃이 피면 우리는 으레 껏 시간을 맞춰 이 집을 방문했다. 셋이서 무얼 먹을지 벌써부터 신나서 이야기하다 각자 취향대로 푸짐하게도 시킨다. 그리고는 조용히 열정적으로 먹는다. 맛있는 음식과 더불어 셋이 함께 있음이 행복이었다.
다 먹은 후에는 반려견인 알콩이의 시간이었다. 예쁘게 꾸미고 나온 알콩이와 함께 중랑천 벚꽃길을 산책한다. 어떤 이야기를 했는 지도 기억에 없지만 그냥 깔깔대고 웃고 쓸데없는 이야기들을 가득하다가 속이 좀 비면 애견동반카페를 검색해서 또 열심히 먹던 기억!
별 것 아닌 일상이 행복이었다.
지금 밖에 벚꽃이 만발했는데 나는 카레를 먹으러 가지 않는다. 생각해 보니 카레도 맛있었겠지만 셋이 함께하는 것이 훨씬 더 맛있었던 거다. 음식을 먹는 것보다도, 벚꽃을 구경하는 것보다도 셋이서 깔깔대던 시간이 아름다웠던 기억이다.
가슴 한 구석이 아린다. 이리 쉬운 일조차 할 수 없고 추억으로 간직해야 한다는 게 참으로 섭섭하다. 너무나 당연해서 소중하게 느껴지지 않았던 사소한 것들이 소중한 추억으로 자리 잡는다.
지금 내 곁의 사람들도 마찬가지겠지. 추억이 되기 전에 지금 소중하게 생각하고 감사해야지. 당연함을 당연하게 느끼지 못할 때가 오기 전에 아쉬움 없이 함께해야지.
이런 생각을 하는 지금처럼 가끔 인생은 참 쓸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