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가 고한다.

by jenny

왜 문제가 생기면 해결방안을 찾아 그것을 빠르게 해결하는 데 시간을 쏟지 않습니까. 왜 문제의 잘잘못을 따지며 범인 찾기하며 타박하는 데 몰두해 해결책을 찾지 않으십니까.


압니다. 저희도 당신네 세대들이 다 힘들었던 거 다 압니다. 교과서에서 허구헌날 나오는 근현대사를 보며 감사하다고 많이 느낍니다. 당신네 세대들이 잡초같이 강한 것도 압니다. 강하게 자라신 것도 압니다. 노지에서 큰 풀이 어디든 잘 적응하겠죠. 그런데 온실 속에서 화분 안에서 자란 풀을 노지에 내 놓고 소나기와 천둥을 퍼 부으면서 라떼는이라며 허약하게 쓰러지는 저희 z세대를 욕하면 어찌합니까. 알려주세요. 저희도 바보가 아닙니다. 그저 미워하지 마시고 노지에서 자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당연히 더딜 것입니다. 또는 더이상 이미 잘 자랄 수 있는 온실이 있는데 노지가 필요 없을 수도 있습니다.

우물에서 나오세요. 우물이 좋아 평생을 우물에서 살다가 행복하게 살아도 좋습니다. 하지만 그로 인하여 당신네가 만든 우물로 인하여 고통받고 있는 이가 있다면요. 그 고통이 극단적인 선택이라면 어떠세요. 알아요. 고통이 있다고 하더라도 왜 그렇게 나약한 소리를 하냐고요.

저흰 동물원 속에 갇힌 동물이거든요. 물론 야생에 사셔서 이렇게 말씀하겠죠. 밥 때가 되면 밥을 주고 간식 먹을 때가 되면 간식을 주고 그렇게 좋은 세상이 어디있냐구요. "라떼는 말이야, 한 끼 먹으려고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아니? 포식자들이 득실거려 하루도 편히 자질 못해"라고 하시겠죠. 그럼, '그러네, 왜 삼세끼 다 챙겨주고 편안한 보금자리까지 제공되는데. 맞아 배가 불렀던 게 맞네.'라고 생각이 들기도 해요.

그런데요. 그래도 "라떼"시대에는 파란 하늘을 보며 푸른 들판을 뛰어 다니듯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흙장난을 하며 놀기도 했겠죠. 밤에는 귀뚜라미 소리에 하늘에 수없이 박힌 별들을 보며 오순도순 이야기 꽃을 피우기도 했겠죠. 때론 독재 정권에 반발하며 자유민주주의를 일구어 내며 성취감도 느꼈겠죠. 동네 이웃끼리 서로 음식을 나눠주는 따뜻한 정도 있었겠죠. 세계인들이 감탄하는 한강의 기적을 직접 실현하시고 금 모으기 운동을 하며 나라를 살렸던 경험도 생생하시겠죠. 그렇게 만든 좋은 세상에 라떼보다 힘든 게 전혀 없는데 투정만하는 z세대가 탐탁지 않겠죠.



암요.



그런데요. 저요. 저희는요. 뿌연 미세먼지 속에 푸른 하늘을 볼 날이 많지 않아요. 뛰어 놀고 싶었는데 뛰어놀 친구가 다들 네모난 건물 속에서 네모만 책들만 보고 있어요. 놀이터에서 흙장난하고 놀 친구가 없어요. 야자를 마치면 학원에 가서 공부를 해야 하거든요. 공부하다가 졸업이란 걸 하면 엄청난 경쟁 속에서 취준이라는 걸 해야 하거든요.

저희도요. 밤하늘에 박힌 수많은 별을 보며 이야기 하고 싶어요. 이웃끼리 음식으로 정을 나눴던 세상도 경험해 보고 싶어요. 우린 옆집 이웃도 무서워 쇠문을 잠그고 다니거든요. 더군다나요. 코로나라는 질병으로 마스크조차 써 더 못 알아봐요. 청춘을 꽃 피우며 함께 거리를 활보했던 그 추억들. 우리도 청춘을 불태울 수 있나요. 우리에겐 불태울 수 있는 심지가 너무나도 짧은 것 같네요.

우리도 나라를 위해 함께 모여 기적을 일으켜 성취감도 느껴보고 싶어요. 그런데요. 우린 그 전에 감사하게 일구어주신 땅위에 평범하게 사는 것조차 노력해야 해요.

저희도 경쟁 그만하고 함께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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