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_ 스트로크를 주고 싶거나 주어야 할 때는 충분히 줘라
힘을 무력하게 하는 방법은 바로 사랑을 제한하는 것!
첫 번째 스트로크 경제 법칙은 '스트로크를 주고 싶거나 주어야 할 때에도 주지 마라.'이다. 이번 편에서는 이 법칙을 타파해 보도록 한다.
이 첫 번째 법칙은 친절은 내가 주고 싶거나 상대가 받기를 원하더라도 마음껏 주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사랑만큼 강력한 힘을 가진 것은 없다. 해리포터가 유명한 마법사로 관심을 받은 것도 해리의 부모님이 사랑으로 해리를 지켜냈기 때문이다. 그래서 누군가가 가진 힘을 무력하게 하기 위해서는 사랑을 통제해야 한다.
배고픈 말을 움직이게 하려면 당근을 먹여야 한다. 채찍질을 잘하는 법은 교육학 책 어디에도 나오지 않았다. 경영학에 대해서는 지식이 짧아 큰소리는 못 치겠지만, 채찍질을 잘하는 법을 이론으로 만든 잔인한 학자는 아마 없을 것이라 믿고 싶다. 당근과 채찍을 아주 잘 주는 관리자들이 있다. 그들은 아마 당근도 채찍도 모두 옳다고 여길 것이다.
당근이 긍정적 스트로크라면 채찍은 부정적 스트로크이다. 부정적 스트로크 자체가 마이너스는 아니지만 아주 빈약한 플러스임을 알았으면 좋겠다. 결국 당신들의 당근 덕분에 직원들이 성장하고 곁에 남아 있는 것이지 채찍 덕분이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은 상대방의 힘을 키워주는 것이고 상대방은 그 힘으로 자율적인 인간으로 기능하게 된다. 자율적인 인간을 통제하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 없으니 자연스럽게 관리자는 직원에게 사랑을 나누어 주는 것을 제한하게 되었다. "실컷 키워 놓았더니 자기가 잘나서 성장한 줄 알고 더 좋은 조건을 찾아 떠났어!", "머리가 검은 짐승은 거두는 게 아니야." 이런 말들이 떠오른다. 직원에게 잘해 줬을 때 손해 보는 것은 관리자라는 인식이 이미 아주 넓고 깊게 자리 잡고 있다.
나는 관리자로서 직원을 친절하게 대하는 것을 '사랑을 주는 것'과 '긍정적 스트로크를 주는 것'과 동일시한다. 나의 '친절하게 대해야지.'라는 각오 안에는 사랑을 주겠다는 것과 긍정적 스트로크를 잘 사용하겠다는 것이 포함된다. 정말 친절은 상대방만 배부르게 하고 나 자신은 상대적으로 빈곤하게 만드는 손해 보는 전략인 걸까?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제대로 친절해 보셨나요?
물리학에서 임계점은 물질의 상태가 변화하는 특정 온도와 압력을 말한다. 친절이 상대방의 태도에 변화를 나타나게 하는 데에도 임계점이 있었다. 내가 소규모 어린이집을 운영하며 짧게 경험한 바로는 3년이 그 임계점이었다. 8명의 교직원 중 5명이 개원해부터 지금까지 5년 가까이 함께 해오고 있다. 많은 선배들이 사람 성격은 안 바뀌는 것이라고 열을 올려 조언해 주었고, 그 덕분에 나는 성격을 바꿀 생각은 애초에 집어치우고 태도에 집중했다.
교류분석을 만든 학자인 Eric Berne은 "모든 사람은 세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각자 자신의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자아(부모자아)와 어린 시절 형성한 미숙하지만 강력한 삶의 전략이었던 자아(어린이자아), 그리고 지금-여기에서 상황과 환경에 맞게 업데이트해가며 자신을 성장시켜 나가는 자아(어른자아)를 갖고 있다. 인생 초기부터 켜켜이 쌓이고 쌓여 결정된 이러한 자아들이 성격을 이루고 있으니, 성격은 노력한다고 단번에 바뀌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어른 자아가 기능을 제대로 하는 한 시간이 걸리고 노력이 필요해서 그렇지 바뀔 수 있음은 분명하다!
성격을 고치는데는 비교적 긴 시간이 걸린다 하더라도 태도의 변화는 빠르게 확인할 수 있었다. 긍정적인 스트로크를 주면 직원의 태도가 긍정적으로 변했고, 부정적인 스트로크를 받은 직원은 부정적인 태도로 임했다. 특히 갈등 상황이나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태도'는 결정적인 요소가 되었다.
가장 크게 덕을 보았던 전략은 직원의 실수나 과실을 이야기해야 할 때 본론에 앞서 긍정적인 스트로크를 먼저 주는 것이었다. 평소 직원에 대해 갖고 있었던 신뢰나 인정하는 능력을 언급한 다음 앞으로 조금 더 주의하고 살펴야 하는 점들에 대해 정보를 주면 직원들은 나의 말을 방어 없이 쉽게 받아들였다. 물은 이미 쏟아졌고, 나는 그것을 기분 좋게 닦을지 화를 낼지 선택할 수 있는 일이었다. 당연하게 나는 기분 좋게 물을 닦았고, 내 곁에는 좋은 직원들이 오래 머물고 있다.
문제 상황에 스트로크가 잘 통하려면 평소에 스트로크를 주고받는 연습을 좀 해둘 필요가 있다. 고기도 먹어 본 놈이 잘 먹는다고 스트로크도 받아 본 사람이 잘 받는다. 그렇다고 마음에도 없는 스트로크를 억지로 쥐어 짜내라는 것은 아니다. 종종 이상하게 기분이 좋고 누구라도 붙잡고 인사를 나누고 싶은 날이 있다. 그럴 때 친한 관리자나 지인에게 전화를 걸지 말고, 직원들에게 긍정적인 스트로크를 줘보는 것은 어떨까?
관계가 좋은 사람한테 스트로크를 주는 일은 쉽다. 돈 있는 사람이 돈을 번다고, 스트로크도 받는 사람은 넘치게 받고 받을 일 없는 사람은 언제나 받을 일이 없다. '칭찬받을 짓을 해야 칭찬을 해주지!'라고 벼르고 있지 말고, 내가 힘이 좀 남을 땐 스트로크가 부족했던 직원들에게 스트로크를 줘보자. 물 들어왔을 때 노 젓는 것은 맨땅에 노 젓는 일 보다 수월할 것이다. 먹어본 놈이 먹기만 잘할 줄 알았는데, 자꾸 먹어보다 보니 이제는 요리도 잘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내가 요즘 종종 놀라는 때는, 내가 보인 친절을 학부모에게 그대로 보이고 있는 교사들을 볼 때이다.
친절하라고 짜증 내는 것보다, 친절하게 대하는 게 친절을 가르치는 최고의 방법인 것 같다.
칭찬이 결정적인 순간에 어떤 효과를 낳는지와 평소에 칭찬을 주고받는 문화를 어떻게 다질 수 있는가에 대해 이야기했다. 하지만 관리자도 인간인지라 '항상' 친절할 수는 없다. 내 마음이 쪼그라들어 도무지 펴지지 않는 그런 날이 있다.
스트로크 줄 힘이 없어요!
관리자 중에 업무를 많이 맡고 있는 경우가 더러 있다. 내가 그런 관리자이다. 실무자인지 관리자인지 구분이 안 간다. 그러다 보니 스트로크를 줄 여유도 힘도 없다. 관리자들이여 업무를 줄이시라. 업무를 줄이면 스트로크를 줄 여유가 생긴다. 어린이집 평가를 받으면서 평가자로부터 쓴소리를 들었었다. 내가 일을 다 가지고 있어서 선생님들에게는 성장할 기회를 드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부끄러운 미소를 지으며 나는 평가자에게 답했다. "제가 매일 제 자신에게 비난하는 말이 바로 그 말이었어요. 제가 제 자신에게 그 말을 할 때에는 매우 기분 나쁘게 해댔는데, 똑같은 말을 이렇게 친절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업무를 대신해 주는 좋은 원장이 되고 싶었지만 결론은 교사가 성장할 기회를 내가 빼앗은 꼴이 되었고, 나는 직원들에게 스트로크를 줄 여유도 남겨 놓을 수 없었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잃고 말았다. 재위탁을 받고 원장을 다시 한다 해도 잘 해낼 자신이 당장은 없다. 하지만 이제 머리로나마 무엇이 옳은지는 알 것 같다!
나처럼 업무도 많이 떠맡고 이것저것 신경 쓸 것이 많아 좀처럼 여유가 없는 관리자는 스트로크가 가장 힘을 발휘하는 결정적인 순간만이라도 숙지해 보자. 그리고 그 순간에 바짝! 작정하고 스트로크를 퍼부어보기 바란다.
낙담하거나 좌절하여 힘을 잃은 직원이 눈앞에 보일 때 (스트로크를 주어야 하는 순간)
나에게 긍정적인 힘이 솟아 유독 세상이 아름답게 느껴질 때 (스트로크를 주고 싶은 순간)
온종일 스트로크를 주는 것에만 주의를 기울이며 관리자 자리를 지키고 있을 수는 없다. 그것 말고도 해야 할 일이 너무나도 많은데, 스트로크까지 줄 생각을 하면 절로 진이 빠질 것이다. 따라서 위와 같은 상황을 잘 기억하고 이때 적극적으로 긍정적 스트로크를 사용해 보길 권한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효율을 높여보자는 것이다.
잘해주면 진짜 간이 붓나요?
'잘해주면 버릇 나빠진다'라는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것 같다. 나의 경우 누군가는 친절에 대해 더 큰 친절로 보답하기도 했고, 누군가는 친절 앞에서 자신의 본색을 드러내기도 했다. 친절이 상대의 버릇을 나쁘게 만든다고 생각하기보다는 관리자가 친절하게 대했을 때 직원은 긴장을 풀고 자신의 있는 모습을 그대로 내보인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상대가 어떠한 사람인지 궁금하다면 친절하게 대해보기를 권한다.
상대로부터 상처받지 않으려면 상대방의 본모습을 알아야 한다. '너, 변했어!'라고 말하며 상심하고 끙끙 앓지 말고, 친절을 무기로 다가가 빠른 속도로 상대의 가면을 벗겨보기를 바란다. 그래야 상대방에 대한 불필요한 기대와 환상을 갖지 않을 수가 있다.
나무꾼은 선녀의 옷을 숨겼고, 선녀는 나무꾼을 의지하며 현실을 버텨냈다. '이 정도면 내 사람이다!' 싶었을 때 나무꾼은 선녀에게 날개옷을 보여주었고, 선녀는 지체 없이 날개옷을 입고 떠나버린다. 관리자 또한 자신의 기준에 비추어 직원을 평가했을 때 '이 정도면 만족스러워!' 하는 순간 기꺼이 칭찬을 한다. 사실 관리자의 눈에 만족스러운 직원은 어쩌면 관리자 자신보다 더 뛰어난 가능성과 잠재력을 품고 있는 인재일 가능성이 높다. 나무꾼과 선녀의 갭-
능력 있는 사람을 기용할 것인지, 협력하며 오래 함께 성장할 사람을 기용할 것인지는 관리자가 선택할 수 있다. 혹시 능력도 있는데 절대 떠나지 않을 만한 사람을 찾고 있는 것은 아닌가? 욕심이 너무 많다! 아무리 능력 있는 사람도 자신을 더욱 성장시켜 줄 회사를 찾는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관리자를 편하게 해 주기 위해 입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더 배울 것이 없다고 판단되면 마음이 떠나는 것은 성장하고자 하는 직원들의 당연한 심리이다. 잘해줬더니 간이 부어서 떠났다고 오해하고 억울해하지 말자. 떠날 만해서 떠나는 것이다. 관리자의 그릇을 키우지 않고는 큰 그릇을 품을 수 없으니, 큰 그릇만 찾지 말고 자신의 도량을 키우는 일을 멈추지 말자. 언제까지? 죄송하지만, 퇴임하는 그날까지-
친절은 유한한 것인가? 무한한 것인가?
명륜 OO갈비, 샤브 OO- 무한리필로 손님을 끄는 음식점들이 있다. 스트로크를 경영 전략으로 삼고자하는 관리자들은 회사 게시판에 '스트로크 무한리필'이라는 포스터부터 걸어보자. 스트로크를 주는 것은 돈이 들지 않는다. 힘겨루기를 하고 심리적 게임을 벌이느라 소모되는 시간이나, 새로운 직원 뽑아 대체하고 다시 신입 교육을 하는데 드는 비용을 따져보더라도 스트로크를 무한리필 제공하고 직원을 앉혀두는 것이 경제적으로도 이득이다. (물론 언제 어디에나 예외는 존재한다.)
자, 그런데 무한리필 음식점이 유의하는 점이 있다. 고기의 질이다! 질이 떨어지는 고기라면 아무리 무한리필이라 해도 손님을 붙들어 두기 어렵다.
스트로크 또한 양보다 질을 따져봐야 한다. 자주 주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줄 때 제대로 흠뻑 주라는 것이다. 찔끔찔끔 자주 주는 것과 어설프게 자주 주는 것은 안 주는 것만 못할 수 있다. 언제 주어야 할지를 매뉴얼로 정해두고 주어야 할 상황이 되면 무제한으로 쏟아붓자! 이것저것 따지다 보면 열렸던 지갑도 닫힌다.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말고 매뉴얼대로 시원하게 내어주자!
"친절은 무한리필 됩니다!"
친절을 좋아하는 MZ들이 몰려드는 소리가 벌써 들린다-
그렇다! MZ들을 친절을 좋아한다. 이제 우리는 그들을 꼬아낼 전략을 드디어 손에 넣은 것이다-
'스트로크!'
쓰담쓰담쓰담쓰담
쓰담쓰담쓰다다담 해볼까요-
토닥토닥토닥토닥
토다닥디다리디독 해드릴까요-
쓰잘데 없던 나의 손이 이런 용도일 줄이야
외로워 미칠 때마다 불러 줘요-
10CM '쓰담쓰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