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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두란 Sep 13. 2024

친절한 '리뷰' 부탁드립니다-

2_ 스트로크가 필요하면 언제든지 원하는 스트로크를 요구하라

힘을 회복하는 방법은 사랑을 채우는 것!


  두 번째 스트로크 경제 법칙은 '스트로크가 필요해도 요구하지 말라.'이다. 이번 편에서는 이 법칙을 타파해 보도록 한다.

  이 두 번째 법칙은 관리자에게 언제나 강인하고 단단한 마음을 갖고 버티라고 말한다. 하지만 관리자도 사람인지라 마음이 무너질 때에는 친절하기가 어렵다. 그렇다고 체면 구기게 펄펄 화를 내거나 삿대질을 하며 소리를 지를 수도 없는 노릇이다. 심리적 소진이 왔을 때 스트로크로 마음을 채워야 하고 다시 책임자의 자리에 얼른 가 앉아야 한다. 그 마음은 누가 채워주면 좋을까?



거기 누구 없소?


  '나는 5년 동안 '항상' 친절한 관리자였다!'라고 말하면 거짓말일 것이다. 관리자와 직원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었고, 우리는 종종 연쇄적으로 무너지고 슬럼프에 빠지며 진흙탕에서 함께 허우적거리기도 했다. 스트레스 상황에 빠지거나 문제가 발생했을 때에도 친절이 쉽게 나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나는 화를 내는 편이기보다 낙담하는 편이었다. 한없이 자기 자신이 초라하고 원망스러워졌다. 그럴 때에는 조리사님과 우리 선생님들이 나를 살려주었다. "원장님, 힘내세요. 원장님만큼 잘 해내는 사람이 어디었어요?"라는 말 한마디에 힘이 나고 문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해결할 자신감이 생겨났다.


  누구라도 심리적으로 무너지면 그나마 소진이 덜 된 사람이 나서서 스트로크로 CPR(심폐소생술)을 해야 한다. 직급은 중요하지 않다. '일단 살려놓고 보자!'라는 목표로 마음을 소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다 죽어 가는 사람 앞에서 '당신이 이 지경이 된 데에는 어떠한 원인이 크게 작용한 것 같습니까?'하고 묻는 것은 너무나도 잔인하다.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일단 스트로크를 줘서 살리는 것이 먼저다. 그러니 조직 내에서 누구라도 상처입거나 낙담하거나 화가 난 사람이 있다면 스트로크를 줘서 우선 마음부터 살리고 보자.


  심리적 사망의 위협을 느끼는 사람은 모든 것이 마비된다. 자신의 손으로는 멈추어버린 마음을 꾹꾹 눌러 다시 뛰게 해 줄 수 없다. 그러니 날 좀 살려달라고 누구에게든 외쳐야 한다. 관리자도 예외는 아니다. 모든 책임이 관리자에게 모이기 때문에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심리적인 충격은 누구보다 잦다. 하지만 심폐소생술이라는 것은 스스로 할 수 없는 것이다. 내가 살려면 나의 주변인들에게 스트로크를 주는 법을 가르쳐야하고, 내가 필요할 때 살려달라고 요청해야한다. 그렇게 해서 관리자 곁에 언제든 심리적 CPR(심폐소생술)이 가능한 직원을 둘 수 있어야 관리자의 마음은 응급상황에도 '안전' 할 수 있다.


  생각해 보면 우리 교직원들은 대표자인 나를 포함하여, 모두가 심리적 심폐소생술의 대가들이다. 5년간 살려주고 소생하기를 반복했더니 이제는 서로의 미세한 심장 위치까지도 정확하게 알고 지체 없이 마음을 만져준다. 생물학적인 심장은 다들 비슷하게 생겼을지 몰라도, 마음이 움직이는 지점은 모두가 달랐다. 구관이 명관이다라는 말은 오래 보아야 제대로 볼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닐까?


  타인을 이해하고 다루는 데는 공식이랄 게 없다. 사람은 저마다 다 다르기 때문이다. 탁구장에 가보면 자세는 어딘가 어설픈데, 게임을 붙으면 결코 이길 수 없는 고수들이 있다. 구력이다. 내가 어떠한 심리적 소진에도 벌떡벌떡 일어나려면 나를 오래 보아온 누군가가 곁에 필요하다. 그런 직원이 많으면 많을수록 나에게 이롭다. 현장에서는 '급수' 보다 '구력'이 빛을 보는 순간이 있다. 그런 면에서 어린이집의 정보 공시에도 교사의 근속이 공개되고 있다. 일단 허물없이 스트로크를 요구할 수 있는 직원을 두자. 스트로크를 주고받는 능력이 높은 직원을 채용하는 것이 방법이겠지만, 여의치 않으면 오래 붙들어서라도 내 사람을 만들어 보자. '명관은 구관이다.' 그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소서-


  다음 두 상황을 통해 스트로크를 요청하지는 않으면서 기대만 하는 경우와 원하는 스트로크를 명쾌하게 요청하는 경우를 비교해 보자!




[원하는 스트로크를 요청하지 않은 경우]


관리자 : 제가 오늘 까다로운 민원을 처리하느라 너무 힘들었네요. (고생했다고 칭찬 좀 해줘요.)

직원 : (그래서 뭐 어쩌라고?) 아, 네~ 도대체 뭐가 문제였나요?

관리자 : (다시 한번 민원 내용을 상기하게 되면서 또 열받는다) 아, 그냥 됐어요. 어서 퇴근하세요.

직원 : 네~ 그럼 먼저 퇴근해 봐도 될까요?

관리자 : 내일 행사 준비는 잘 되었겠지요?

직원 : 아, 그게 내일 출근해서 한 번 더 챙겨보겠습니다.

관리자 : 준비를 철저하게 하는 습관을 들이세요. 지금 같이 한 번 둘러봅시다.  




[원하는 스트로크를 요청한 경우]


관리자 : 제가 오늘 까다로운 민원을 처리하느라 너무 힘들었네요. 고생했다고 칭찬 좀 해줘요.  

직원 : 정말 힘드셨을 것 같아요. 저라면 도저히 못해냈을 것 같네요. 대단하세요, 정말!

관리자 : 고마워요. 위로가 되네요. 어서 퇴근해요-

직원 : 네, 어서 퇴근하시고 푹 쉬세요! 내일 뵙겠습니다.



  "힘들었네요-" 까지만 말하고 직원들을 시험에 들게 하지 말자. 아무리 기다려도 요구하지 않으면 내가 원하는 스트로크는 오지 않는다. 엎드려 절 받는 것을 너무나도 싫어하는 우리 민족의 특성상 어떻게 관리자가 직원한테 칭찬 좀 달라고 징징거릴 수 있냐는 체면 타령을 하는 것을 이해는 한다. 하지만 '요것 봐라~'하고 덫을 놓고 앉아서 기다리는 것은 분명 낡고 치사한 전략이다. 나는 종종 업무가 너무 많을 때 나 자신을 희생자로 느끼고 의기소침해지는 경향이 있다. 스스로를 업무의 희생자라고 착각한다면 내 앞의 직원들은 나를 구원해 줄 천사 또는 나에게 일을 떠넘기는 악마로 보일 수 있다. 그들은 천사도 아니고 악마도 아니다. 그들은 그저 직원이다.


  어린이집 관리자는 보육과정과 교육과정에 대한 이해와 관리 이외에도 재무와 회계, 인사, 노무 등의 전문가가 되어 기관을 관리하고 운영해야 한다. 관리 범위는 넓지만 업무를 나누어서 할 수 있는 인력과 재원은 한정적이다. 그래서 자의적으로 많은 업무를 떠안아하고 있는 편인데, 종종 힘에 부치는 날이 있다. 그렇다고 관리자가 위엄도 없이 징징거리고 투덜거릴 수도 없는 노릇이니 무거운 어깨를 꾸역꾸역 펴 가며 참아내야 한다. 과연 참는 것이 상책일까?


  엎드려서라도 절을 한 번 받아보자! 업무의 분담이 가능하다면 좀 나누어주고, 관리자의 업무 부담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면, 칭찬이라도 요구해 보자. "선생님들~ 오늘 제가 몇 가지 일을 해내느라 힘들었네요. 덕분에 오늘 하루가 잘 지나갔다고 칭찬 좀 해주세요."라고 말이다. 엎드려 받는 절에도 힘은 똑같이 솟는다! 엎드리지 못해 절을 못 받고는 다음 기회 때까지 칼을 갈며 두고 보는 소모적인 일은 하지 말자. 굳세지 않아도 괜찮으니, 표현하고 살자!

 

관리자들이 차마 직원들에게 달라고 요구하지 못하지만, 요구해서 들어주면 힘이나는 스트로크들!

혼자서 고생 많았지요? 수고 많으셨어요.

정말, 문제해결능력이 대단하세요!

저희들의 정신적 지주입니다. 건강 잘 살피세요.

덕분에 많이 배운답니다. 존경해요!


이런 말들은 위트있게 요구하고 넉살좋게 받아보자- 호랑이 기운이 솟아날 것이다!


 

다른 것으로 채울 수 없어요.


  나는 일이 힘들었던 날에는 항상 퇴근길에 배달 음식을 주문했다. 스트레스를 풀 듯 식사를 마친 후에는 후련함보다는 더부룩함과 수치심까지 맛봐야 했다. 매번 그렇게 기분 나쁜 느낌을 맛보면서도 음식이 나를 달래줄 것이라는 착각에서 쉽게 헤어 나오지 못했다. 스트로크를 통해 마음을 채워야 했었지만, 음식으로 위장만 채워댔다. 마음을 채우는 방법은 타인을 통해 채우는 방법과 자기 스스로 채우는 방법이 있다. (스스로 채우는 것은 스트로크 경제 법칙 타파 다섯 번째에서 다룰 것이다.) 타인을 통해 소진된 내 마음을 채우는 방법은 타인에게 내가 원하는 스트로크를 구체적으로 요청하는 것이다.


  하지만 나라는 인사는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업무로 소진되어 퇴근한 날에는 어김없이 치킨님과 피자님을 모셔놓고 이러한 구체적인 요청을 하고 있었다.


"제가 오늘 업무가 유독 힘들었네요, 오늘도 수고했다고 격려 좀 해주세요."

"오늘 힘든 일이 있었는데, 당신들의 향기를 맡으면 위로가 될 것 같아 모셨어요."

"제 마음을 좀 꽉 채울 수 있는 위로를 부탁드려요."


  치킨과 피자에게 이런 요청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지만 나는 그들에게 요구했다. 스트로크를 달라고- 그들은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저 식도를 따라 내려갔고 위장에게 과도한 업무를 주었으며, 피곤한 나의 몸을 셧다운 시킴으로써 소화도 되기 전에 이불에 눕게 만들었다. 치킨님과 맥주님- 앞으로 이 분들은 기분 좋은 날에만 만나기로 하자. 마음을 채우는 일은 위장을 채우는 것으로 대신할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하자!






 별점 5개짜리 리뷰받습니다-
리뷰 이벤트는 없습니다 :)


  종종 교류분석 이론으로  어린이집에 교사교육을 나간다. 강의를 마치고 나면 선생님들께 오늘 강사가   점에 대해 이야기를  달라고 요청한다. 오늘 강사가 실수한 것이나 놓친 것은 본인이 가장  알고 있으니 잘한 점을 칭찬해 주면 힘이   같다고 말씀드린다. 보통 8-10명의 교사들에게 나의 강점을 요청하여 듣다 보면 90분의 집단 상담으로 기운이 빠질 대로 빠진 나에게 다시 강한 기운이 솟아나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내가 몰랐던 나의 강점을 발견하기도 한다. 나도 몰랐던 나의 강점들은 집에 돌아와 기록을 해둔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지만 관리자의 위치에서는 특별히 요청하지 않고는 칭찬받을 일이 좀처럼 없다. 그러니 관리자는 직원들에게 나서서 스트로크를 달라고 요청해야 한다. 사랑은 내리사랑이라고 했다. 내 위에 아무도 없는 관리자들에게 내려올 사랑은 애초에 없다. 그래서 윗사람은 '강해져야 해'하는 신념으로 그 자리를 버틴다. 아랫사람한테 한 없이 퍼주면서도 자신은 위엄과 강인함을 지켜야만 했다. 그게 리더의 미덕이라고 믿어왔다. 어린이집만 해도 원장실은 별도의 공간에 따로 분리되어 있다. 나의 경우 워낙 작은 규모의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는지라 오픈된 공간에 책상을 두고 교직원들과 사무공간을 공유한다. 그 덕분에 동물원의 원숭이 마냥 감시받는 기분과 벌거벗겨진 기분을 언제나 느낄 수밖에 없지만, 업무에 지쳐 넋이 나가 있을 때에는 오며 가는 모두에게 스트로크를 받을 수 있다.


  나는 종종 교직원들에게 빵긋 웃으면서 묻는다.


 나 잘했죠?



  그러면 모두가 엄지 손가락을 세워가며 "원장님, 진짜! 대단해요.", "와~ 어떻게 이렇게 하셔요?" 하고 스트로크로 답해주신다. 그 스트로크에 정신이 혼미해져서 그들의 업무까지 떠맡아 주지만 않는다면, 이러한 요청과 응답은 관리자를 힘이 나게 해 준다. 좋은 리뷰에 대해 반드시 이벤트로 보답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리뷰 이벤트가 없이도 별점 5점의 리뷰는 요청할 수 있어야 한다. 내가 별 다섯 개짜리의 관리자라면 그러한 요청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다. 별점 5점의 관리자가 되자, 그리고 이벤트 없는 만점짜리 리뷰도 당당하게 요청하자-


 

힘이 들고 어지러운 날
내가 비틀비틀거리면
주기로 했던 거 잊었나요-
줘요 주세요 지금 달라니까요-
줘요 주세요 그냥 달라니까요-
안아줘요- 안아줘요-
안아줘요- 안아 달라니까요-

10CM '안아줘요'


* "저의 글에 댓글과 라이킷으로 스트로크 주세요!"하고 요구해볼까 용기를 내었다가 철회했다. 달라고했는데 아무도 안주면 쪽팔려서 어쩌지? 하는 두려움이 요구를 멈추게 했다. 아- 달라고 못하는 이유는 거절당하는 두려움 탓이구나! 그 두려움을 이겨내야하는 거구나!


  저는 아직 두렵습니다만- 용기를 내어 라이킷과 댓글을 요청해봅니다 :) 기대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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