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신과 고군분투하고 계신 당신께 >
오늘 하루는 어떻게 보내셨나요? 어제는 어떤 하루를 보내셨나요? 내일은 어떤 하루를 보낼 예정이신가요? 이렇게 당신의 안부를 물어주는 사람이 얼마나 계신가요? 저는 기껏해야, 아주아주 많아야 5명 남짓인 것 같
습니다. 참.. 누군가가 내 안부조차 물어주지 않을 때면 슬프다는 생각도 들고, 내가 인간관계를 어떻게 관리한 건지... 약간 현실 자각 타임이 오기도 합니다. 그럴 때면 인생이 의미 없는 것 같이 느껴지기도 하고 심할 때는 솔직히 ‘인생에 멈춤 버튼이 있었으면 좋겠다.’ 또는 ‘인생을 그만 마무리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제가 인생이 정말 무의미하게 느껴지고 저를 이해해 주고 공감해 주는 사람이 정말 아무도 없다고 느꼈을 때, 감정의 변화조차 느껴지지 않는, 너무 슬퍼서 눈물조차 안 나오는 심한 우울증의 터널을 지나고 있을 때,
주치의 선생님께서 항상 해주시던 말이 있습니다.
“예솔아, 선생님은 항상 여기 있단다. 언제든 찾아오렴.” 그리고 “자해, 자살시도 등 사건이 벌어지기 전에 얼른 응급실로 와. 죽기 전에 우리 얼굴 한 번만 보자. 선생님이 항상 있을게.” 그리고 “죽지 마라. 선생님은 너 유골함으로 만날 생각 없다.” 이 말들이 어찌나 저를 울리던지... 주치의 선생님과 전공의 선생님과 간호사 선생님이 모두 인정한 눈물 없는 사람이 바로 저였는데.. 저 말들을 들으면 누가 눈물 버튼을 누른 듯이 눈물이 줄줄 흘렀습니다. 내가 쉴 수 있는 집이 생긴 기분이랄까요? 피 한 방울 안 섞인 주치의 선생님께서 매 진료 시간마다, 매 회진 시간마다 제 두 손을 꽈악 잡아주시면서 해주시던 저 말들이 지금까지 제가 살아있을
수 있도록 한 말이었습니다.
저는 저 말들을 이 책을 읽는 당신에게 해드리고 싶습니다. “여러분, 저는 이 책 속에서 언제나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힘들 때면 언제든 찾아오세요” 그리고 “위험한 생각이 든다면 실행하기 전에 장예솔이라는 작가가 쓴 이 글을 한 번만 더 읽어주시고 생각해 주세요. 저는 당신이 꼭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잘 싸우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