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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 례

by 나땅콩






또래 결혼식에 다녀온 딸이 내게 하는

아빠도 울 거야?

지난주에 아들 장가보낸다 청첩 받은 아내

나보다 먼저 끼어들어하는 말

신부입장에 우는 건 좀 그렇더라!


글쎄, 그런 거를 말로 하나?

망설이는 사이

무덤덤해진 두 사람

기다리는 듯해서

조그맣게 짧게 얘기했다


아까 결혼이란 말

들은 때부터 출렁

눈 밑 구덩이

물이 넘쳐

누구처럼 훌쩍이고 있었음을,

하지만

내 말 채 끝나기도 전

두 사람은 키득키득,


이 사람들아!

벌써 아니라 진즉 아니라

아주아주 어려서

어린 아빠인 시절

눈물부터 나오는

그 먼 예전 말해볼?

생각하는 사이

그놈, 눈물이 서려,


당분간은

참아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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