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박자
바닥 흩고 고개 젖혀가며
하루를 쪼아댄다
영혼은 세모
자주 걸려 넘어지는 가시 둥지
목청 돋워 짖는다
이런 것을 모둔 천 개의 구석
새벽은 알을 낳는다
퇴화한 날개
닿을 수 없는 보석함의 시절
선반 위에 모셔두고
서글픈 뒷짐을 지는 바
절단면을 이어 붙일 때마다
비틀대는 동공
귓바퀴로 넘는 바람의 무덤
제왕의 벼슬 머리에 인다
더운 혀로
발화하는 불꽃은
땅속 깊은 청정수를
어디로든 길어 올리게 마련,
깃을 베고 잠드는 밤
너는 이미 오래된 어둠.
***닭 키운 지 스무 해를 지나고 있습니다.
그동안에 닭으로 먹고살았으니 매일 닭을 먹은 거나 마찬가지,
돌이켜 보니 닭이 내가 되고 내가 닭이 되는 시간이었네요.
이렇게 쓰고 나니 누구나 그럴 거라는 생각마저 듭니다.
이쯤에서 나였던 것을 잠시 보고 싶었습니다.
내 안에 덩어리, 어떤 톱니가 달린 부속,
끈끈한 점액이 달라붙은 내장의 조금을 드러내보고자 했습니다.
실패입니다. 요번에도 참담합니다
아직 때가 일러서가 아니라 해서는 안될 일,
나로서는 감히 어찌해 볼 수 없는 엄청난 것을 건드린 거겠죠.
허나, 미련 남아요.
다 지나는 세월이라는 생각.
부질없는 '나들'과의 이별이라 할까요.
그래도 다행인 것은 아쉬움이 커지는 만큼 고마움도 커진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