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직을 하는 이유

by DallE Lee

이직을 하는 이유는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누군가는 직무 전환을 위해서, 또 누군가는 몸값을 올리기 위해, 혹은 현재 직장에 대한 불만으로 새로운 환경을 꿈꾼다.


어떤 이직의 이유도 모두 충분히 합당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3,40년을 한 직장에서 근속하는 분들은 특히나 존경한다.


나의 경우엔 변화를 좋아하고 새로운 업무에 대한 호기심이 큰 편이라 현재 회사에서 내가 원하는 것들이 충족되기 어렵다고 판단될 때에는 이직을 결심하곤 했다.

여기까지 들으면 내가 마치 철새처럼 시도 때도 없이 몇 달 만에, 혹은 1년 단위로 회사를 갈아치우는 사람처럼 여겨지겠지만, 사실 총 5번의 이직 중에 두 곳의 회사는 각각 6년, 5년을 근속했다.

그리고 이 점은 내가 적지 않은 이직 횟수로 면접에서 챌린지를 받을 때마다 내가 철새가 아님을 보여주는 보증서가 되어 주었다.


>> Point

이직은 어떤 이유로든 자유롭게, 편안하게 생각해도 좋다. 다만, 경력 중에 최소 3년(총경력이 길다면 5년 이상의) 이상의 근속 경험은 필수!


여기서부터는 극히 개인적인 견해인데, 한 회사에서 뼈를 묻겠다는 직장관(職場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적절한 이직은 커리어 관리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다.


우선 커리어를 주도적으로 계획하게 된다.

이를 테면 업무 분장을 하거나 프로젝트를 맡을 기회가 있을 때, 계획했던 커리어패스에 맞는 부분인지를 감안하여 결정을 하는 식이다. 향후 이직할 때 도움이 될만한 프로젝트나 징검다리로 삼을만한 성과의 경우에는 특별히 신경 써서 수행하고 관리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현재는 Heavy Industry에서 마케팅 업무를 하면서 소비재 업종으로의 직종 전환을 꿈꾸는 사람이 있다고 해보자. (보통 B2B 성격의 중공업 등 Heavy Industry와 B2C 소비재 업종은 밸류 체인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채용사 입장에서는 같은 마케팅 직무라고 해도 동일한 소비재 업종 출신의 경력직을 선호할 것이다)


그런데 회사에서 이벤트 성으로 소비재 회사와의 제휴 프로모션을 추진한다면, 무조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해야 한다. 정작 회사에서는 1회성으로 해보는 소규모의 프로젝트라 성과나 인사고과에 별 도움도 안 되는 업무라 해도 말이다. 회사에서는 별 볼 일 없는 이벤트일지 몰라도 이력서에선 'B2C 밸류체인을 체득해 소비자향 마케팅 프로모션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메인 프로젝트로 변신할 수 있다.


게다가 별로 빛이 안 나는 업무라 다른 동료들이 꺼린다면 오히려 내가 손을 들고 주도적인 역할을 맡을 수 있으니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이 경우엔 프로젝트를 리딩하는 역할을 수행했다고 당당히 기술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로는 스스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무의식적인 자기개발 경각심이 탑재되어 진짜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후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경력 이직을 위해 이력서를 써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부분일 거다. 몇 년 동안 속된 말로 뺑이치며 이리도 구르고 굴렀는데 막상 이력서 포맷 위에 적힌 것은 왜 이리도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지 말이다. 임팩트 있는 성과 위주로 압축적으로 기재해야 하는 이력서의 특성상 루틴한 업무나 나의 기여도가 크지 않은 업무는 두드러지게 기재되기 어렵다. 그리고 분명 먹고살기 위해 하루하루 온 힘을 다해 살아왔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이력서에 적을 특이 사항이 하나도 없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직을 염두해 온 사람이라면, 하다못해 만료된 어학 점수라도 업데이트하고, 이력서 작성 시 빼놓지 않기 위해 매년 KPI 성과를 개인적으로 정리할 것이다. 이러한 점만으로도 나는 이직이 충분히 긍정적이라고 본다. 진짜 이직을 하든 안하든 차치하고도 말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직을 염두하고 있는 사람에게 기회가 찾아온다.

아닌데? 이직 생각이 없었는데도 지인의 추천으로 좋은 자리로 이직한 사람들도 많던데? 이런 반박을 할지도 모르겠다. 물론 기회라는 건 '운'의 영역도 있어서 랜덤 하게 오는 것도 맞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의도는 이직에 열린 마음으로 준비된 사람이 기회를 알아보고 기회를 잡을 확률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평소에 틈틈이 동종업계 동향도 살피고, 지인들 네트워크를 통해 이직 의사도 알리고 하다 보면,

"엇 그 회사에서 마침 신사업으로 네가 하고 있는 업무 경력자를 뽑는다던데? 회사에 없는 역량을 채용하는 거다 보니 대우도 꽤 좋은가 봐" 등등의 정보들을 접하게 된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지 않았던가. 평소 관심을 갖고 찾아보고, 두드려도 봐야 이게 기회인지 똥인지도 알아보는 눈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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