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원이 보는 리더 vs 내가 느끼는 나
어느 날, 회의 중에 한 팀원이 말했다.
“팀장님은 늘 흔들림이 없잖아요.”
그 말에 나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지만,
속으로는 이렇게 중얼거렸다.
‘그건 네가 내 안을 못 보기 때문이야.’
리더가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는 말은
당연한 말처럼 들리지만,
그 당연함이 주는 압박은
생각보다 깊고 오래 쌓인다.
조직에서 나의 존재는
감정이 아닌 기준이어야 하고,
결정이 아닌 방향이어야 하며,
사람이 아닌 얼굴이어야 한다.
그럴수록 나는
‘흔들릴 수 없다’는 강박에 내 마음을 자꾸 세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흔들리지 않으려 할수록 더 흔들리게 된다.
실제로는 아무 일도 아닌데,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내가 무너질까 봐 움찔하게 된다.
회의에서 표정을 읽히지 않으려 더 굳어지고,
실수에 대한 피드백을 받으면
내 존재 자체를 부정당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왜 그럴까?
그건 아마도
조직이 보는 ‘나’와
내가 느끼는 ‘나’ 사이의 거리가
너무 멀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밖에서는
“든든하다”, “믿음직하다”, “항상 침착하다”고 말하지만,
나는 내 안에서
“지금도 괜찮은 걸까?”, “혹시 틀린 건 아닐까?”,
“이게 나다운 선택이 맞을까?”를
끊임없이 되묻는다.
그래서 리더십은 강함이 아니라
균형의 문제일지 모른다.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흔들릴 수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자신을 회복시킬 줄 아는 사람.
구성원이 믿는 나와
내가 믿는 나 사이의 거리를
극복이 아니라 ‘조율’하는 것.
나는 이제, 흔들릴 때마다 스스로에게 묻는다.
‘지금 이 감정은 왜 왔을까?’
‘이 불안은 누가 만든 걸까?’
‘이 선택은 누구를 위한 걸까?’
그 질문들이 쌓일수록
나는 조금씩
나를 붙잡는 법을 배워간다.
강한 리더가 되려고 하지 말자.
그보다는
나를 잃지 않는 리더가 되고 싶다.
흔들릴 수 있는 나를 인정하는 것,
그리고 그 나를 매일 조금씩 다독이며
다시 일어나는 것.
그게 진짜
리더가 자신을 지키는 방식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