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샤 커피'의 여정(2)

테라로사, 파나마 게이샤 커피를 만나다.

by TERAROSA 이윤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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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놀라게 했던 독보적인 오리지널리티 '게이샤 커피'.


파나마 게이샤 커피가 세계 무대에 등장한 지 2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커피 시장의 슈퍼스타로 자리매김하고 있죠. 파나마의 보케테 지역은 비옥한 화산재 토양과 일 년 내내 지속되는 미세 기후의 영향으로 커피를 재배하는 데 최적의 자연환경을 갖추었고, 스페셜티 커피를 향한 농부들의 끊임없는 노력과 열정이 더해졌습니다.


브런치가로_0005_IMG_6368.JPG.png Ⓒ Yunseon Lee

그래서 파나마 게이샤의 특별함은 커피 품종 자체의 풍미도 있지만, 천혜의 자연환경과 농부들의 열정이 만들어낸 독보적인 오리지널리티입니다. 오늘은 테라로사의 프리미엄 커피 '파나마 호세 게이샤'를 어떻게 한국의 고객들에게 소개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보케테 돈 페페 농장과의

만남과 게이샤 커피


테라로사와 파나마 게이샤의 인연은 2014년에 시작되었습니다. 그해 처음 찾은 보케테(Boquete)의 돈 페페(Don Pepe) 농장은 이미 파나마를 대표하는 명문 농장이었습니다. 과학적이고 세심한 농장 관리, 농장 곳곳을 흐르는 맑은 물, 그리고 고도별로 meticulously 나누어 관리되는 게이샤 재배지들이 인상 깊은 농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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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가로_0003_IMG_6151.JPG.png Ⓒ Yunseon Lee


지금은 고인이 되신, 농장주 토니 할아버지는 저희를 만난 첫날, 가장 먼저 게이샤 재배지를 보여주셨습니다.
아마 그 순간 우리를 ‘게이샤에 관심이 많은 또 한 명의 바이어’라고 생각하셨는지도 모릅니다. 그만큼 게이샤는 이미 세계적인 관심을 받던 품종이었으니까요. 하지만 그때 테라로사가 파나마에서 처음 사고 싶었던 커피는 게이샤가 아니었습니다.

우리는 파나마의 커피를 먼저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게이샤의 명성만으로 이 나라를 설명하고 싶지 않았거든요.


돈페페 농장의 게이샤 커피는 이미 세계적인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테라로사에게 중요한 건 ‘품종의 스타성’이 아니라 산지가 가진 고유한 이야기와 진정성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한국 시장에서 파나마라는 커피 원산지에 대해 먼저 선보인 후에 <게이샤 품종>을 선보이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몇 해가 흘렀고 농장주 토니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그의 아들인 호세가 농장을 맡게 되었습니다. 젊은 세대로 바뀌어서인지 농장관리는 좀 더 적극적이고 과학적인 방법들로 시도되었고 사뭇 다른 느낌으로 커피 거래가 진행되었습니다.

브런치세로_0000_IMG_0599.JPG.png Ⓒ Yunseon Lee

올해 초, 돈 페페를 다시 찾아 커핑을 하고 결과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물론 그 테이블에는 완벽하게 잘 길러지고 수확되고 가공되어 ‘게이샤의 풍미’가 물씬 올라오는 게이샤 커피도 있었습니다. 새로운 농장주인 호세가 나에게 게이샤 커피에 대해 물었습니다. 왜 게이샤 커피는 구매 의사가 없는지.


사실 의도적으로 게이샤 커피를 피해 오고 있었는데, 그 이유는 첫째, 게이샤 커피의 명성이 너무 커서 파나마 커피 전체를 가릴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고 둘째, 게이샤의 유명세 때문에 많은 농부들이 ‘더 특별한 맛’을 보여주기 위해 과도하게 실험적인 내추럴 가공을 선호했습니다. 문제는 이런 방식들이 종종 게이샤 고유의 섬세한 향미를 흐려 놓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격과 양이었습니다. 게이샤를 소개하려면 적절한 가격과 한동안 판매 가능한 양의 확보도 중요했는데 이 두 가지가 갖춰지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커피라도 테라로사의 이름으로 소개하기는 어렵습니다. 실제 파마나 게이샤 커피는 이 부분에서 현실적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그 당시에는 아쉽게도 게이샤 커피를 한국에 소개할 수 없었습니다.



긴 기다림 속에서 만난

테라로사의 게이샤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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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세로_0003_IMG_6426.JPG.png Ⓒ Yunseon Lee

변화는 예상보다 조용하게 찾아왔습니다. 2017-2018 돈 페페 농장은 게이샤 품종의 특성이 가득한 고품질의 게이샤 커피를 대량으로 생산에 성공하였고, 한국의 고객들에게 프리미엄 게이샤 커피를 소개하고 싶었던 우리에게 모든 물량의 게이샤 커피를 판매했습니다. 오랜 시간 기다려온 테라로사가 원했던 게이샤 커피를 드디어 한국 시장에 선보이게 된 행복한 순간이었습니다.


projeto-cafe-gato-mourisco-khKOybgLbDw-unsplash.jpg ⓒunsplash

2018년 첫 게이샤 커피가 판매되기 시작한 이후 올해까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파나마 게이샤 워시드 커피를 테라로사는 선보이고 있습니다. 그 사이 커피 산지는 물론 소비지에서 게이샤 커피에 대한 확산과 인지가 폭넓게 퍼졌고 이제는 파나마 외에도 다른 커피 산지의 다양한 게이샤 품종이 다채로운 가공방식으로 국제 커피 시장에서 유통될 정도로 대중화가 이뤄졌습니다.


돌아보면 지난 10년간은 게이샤 커피를 필두로 다양한 품종이 새롭게 재배되고 소개되고 있지만 여전히 파나마 게이샤 커피의 명성을 넘어설 커피는 아직 없는 듯합니다. 에티오피아에서 건너와 긴 여정을 마친 게이샤 커피는 여러 다른 산지를 거치면서 그 맛과 향의 변형과 발전을 통해 게이샤의 풍미가 가장 아름답게 피어날 수 있는 자리를 파나마는 그렇게 오랜 시간에 걸쳐 마련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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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샷 2025-11-19 오후 3.24.45.png ⓒTERAROSA


테라로사가 선보이는 워시드 가공만큼 게이샤 품종만의 우아한 풍미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가공법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커피 한 모금마다 재스민 꽃향기와 숙성한 복숭아의 달콤하고 향긋한 풍미를 머금은 테라로사의 <파나마 호세 게이샤>는 남다른 우아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겨울의 초입에서 깊고 차분한 하루를 더 풍요롭게 만들어줄 한 잔의 커피로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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