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트 필라테스지만요
주변 사람으로부터 필라테스가 정말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꼭 해보고 싶다는 마음만을 가진 채 2년 정도가 지났다. 그동안 시작하지 못한 이유는 수영을 거의 매일 꾸준하게 하기도 했고 생각보다 필라테스는 가격이 비쌌기 때문이다. 1:1 수업이 아니면 가격이 그리 비싸지는 않았지만 여러 업체를 비교하고 고르는 것 자체가 귀찮아서 차일피일 미뤘다.
그러다가 내가 다니는 수영장 센터에 매트 필라테스라는 수업이 개설되었고 가격도 주 2회 한 달 3만 원 정도로 매우 저렴했다. 시간이 좀 애매하긴 했지만 일단 시작해 보기로 했다. 나는 대부분 앉아서 일을 하기 때문에 근력운동이 필요했고 몸이 많이 틀어져 있어서 교정에 도움이 되는 필라테스의 효과가 궁금했다.
처음 들어간 수업에서 초반부에는 ‘에게? 이거라고? 너무 쉬운데?’라고 착각했다. 그런데 중후반부가 지나고 땀이 비 오듯 쏟아지더니 수업이 끝나고는 갓 태어난 사슴처럼 다리가 후들거려서 계단을 내려가가기도 쉽지 않았다. 다음날엔 근육통이 더 심해져서 수영을 하기가 힘들었고 그다음 날엔 근육통이 더 심해진 채로 또 필라테스 수업을 들었다. 그리고 한 달 동안 이런 똑같은 상황의 반복이었다.
지금은 필라테스를 한지 약 두 달 정도가 되어가는데 사실 별반 다르지 않은 상태다. 그래도 그전보다 골반이 아프지 않고 자세가 많이 좋아졌음을 스스로 깨닫고 있다. 세 달 정도 지났을 때 내 몸의 변화가 설렌다.
내가 운동을 열심히 하는 이유는 잘 살기 위해서다. 슬프지만 나이가 들어갈수록 운동을 하지 않으면 오히려 소화가 안 되고 체력적으로 힘들어지는 것을 온몸으로 느꼈다. 개인적으로 정말 많이 공감이 되었던 미생의 대사를 한번 적어본다.
"체력을 먼저 길러라. 게으름, 나태, 권태, 짜증, 우울, 분노 모두 체력이 버티지 못해 정신이 몸의 지배를 받아 나타나는 증상이다. 네가 후반에 종종 무너지는 이유. 데미지를 입은 후 회복이 더딘 이유, 실수한 후 복귀가 더딘 이유, 모두 체력의 한계 때문이야.
체력이 약하면 빨리 편안함을 찾게 마련이고, 그러다 보면 인내심이 떨어지고, 그 피로감을 견디지 못하게 되면, 승부 따위 상관없는 지경에 이른다. 이기고 싶다면 충분한 고민을 버텨줄 몸을 먼저 만들어라. 정신력은 체력이란 외피의 보호 없이는 구호밖에 안 돼.”
누군가를 이기고 싶은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원하는 길을 오래 멀리 가기 위해서 나는 운동을 한다. 매일 아침마다 오늘은 정말 가기 싫다는 마음이 들지만 일단은 씻고만 오자는 마음으로 꾸역꾸역 나가기만 한다면 성공이다.